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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ee Daehyun Sep 05. 2017

징검다리 교실의 2학기 학급운영

땀 모으기 활동, 인생살이

우리 징검다리 교실은 2학기가 되면 '인생살이'라는 이름의 땀 모으기 활동으로 학급운영에 새로운 동력을 얻는다.


이는 '에스퀴스 선생님의 위대한 수업'에 나오는 활동을 적용시켜 만들어 온 활동인데,

학급의 여러 일을 다양한 직업으로 나누어 월급을 받고, 학급의 화폐인 '땀'을 모아 자리를 구입하는 큰 틀 안에서 진행된다.


1인 1역 활동과 비슷한 내용이지만 1역할이  '직업'이 되고 그로 인해 '월급'을 받는 것과 자신이 모은 땀으로 앉고 싶은 자리를 직접 구입할 수 있다는 것에 아이들은 큰 흥미를 느낀다.

땀 통장(용돈 기입장)에 수입과 지출, 잔액을 기록하여 땀 관리를 하고, '해야 할 일을 성실하게, 열심히 하면 부자가 될 수 있다.'는 큰 주제 아래 땀을 얻을 수 있는 경우와 땀을 잃는 경우에 대한 약속을 함께 정하여 진행한다.


이 학급운영 틀은 1학기에 가르친 학급의 기본 철학 위에서 진행되는 4개월 짜리 활동이다.

1학기에 우리 징검다리 교실은 '참, 땀, 함께, 실력'의 가치를 배우게 된다.

https://brunch.co.kr/@leedaehyun/36

https://brunch.co.kr/@leedaehyun/179

다음으로 콜버그의 도덕성 발달 6단계를 배운다. 그리고 보상제도가 없는 1학기를 보낸다. 그래서 2학기를 맞이한 아이들은 보상을 바라고 옳은 일을 하는 것이 2단계라는 것을 잘 이해하고 있다.

결국은 6단계인 신념을 가지고 사는 것이 가장 멋진 일이라는 것도 잘 알고 있다.

https://brunch.co.kr/@leedaehyun/109

(물론 방학을 지나고 오면 '참'이라는 신념을 가볍게 여기는 아이들의 모습도 발견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이는 끝까지 가르쳐야 할 나의 일이다.)


이러한 바탕 위에서 진행되는 활동이기 때문에 보상제도의 부작용 없이 아이들에게 새로운 의욕을 불러 일으킴과 동시에 다양한 교육적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이 4개월 짜리 활동의 효과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보다 활기차고 의욕이 넘치는 2학기 학급운영을 돕는다. 6학년 2학기의 시작이지만 마치 1학기 시작처럼 흐트러진 기본 생활 습관부터 바로잡을 수 있다.

2. 아이들로 하여금 스스로 선택한 결정에 책임을 지는 경험을 제공한다. 학급에 필요한 직업, 직업의 힘든 정도에 따라 다른 월급을 함께 약속한 후에, 아이들은 자신이 원하는 직업을 본인의 의지로 선택하게 된다. 자신이 선택한 일이기 때문에 아이들은 기꺼이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해낸다. 더 나아가 창의적으로 자신의 직업을 해냈던 선배의 사례를 이야기 해주고, 충실하게 자신의 직업에 최선을 다 하는 사람에게는 보너스가 주어진다는 것을 알려주면 아이들은 더욱 근사하게 맡은 일을 해내는데, 생각보다 더욱 훌륭히 해내는 아이들의 모습에 놀라게 될 것이다.

3. 아이들로 하여금 성실의 가치를 깨닫게 할 수 있다. 거창하게 뭔가를 해서 땀을 모으는 구조가 아니다. 단지 그동안 해왔던, 학생으로서 해야할 일을 성실히 하면 땀을 받을 수 있다. 특히 이 활동을 하기 전에 직업에 관계 없이 성실히 일하는 사람들은 모두 경제적으로 부족함 없이 살 수 있는 사회가 되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한다. 우리 교실은 그랬으면 좋겠다고 이야기 한다.

4. 실과의 용돈관리, 용돈 기입장 사용법 등과 연계하여 지도할 수 있다.



이 활동을 결코 아이들을 통제하는 수단으로 사용하지 않는다. 땀 통장을 나누어주고 쓰는 방법을 안내하면서,

"통장의 입출금은 모두 각자 개인이 관리하며 이에 대한 확인은 따로 하지 않는다. 모든 판단은 각자 스스로 한다. 설령 거짓으로 적어도 선생님은 있는 그대로 믿어주고 격려해 줄 것이다. 왜냐하면 선생님은 너희들에게 '참'을 가르쳤고 너희들의 말과 행동을 그대로 믿고 존중해 줄 것이기 때문이다. "

라고 이야기한다. 아이들은 스스로 '참'을 지키며 땀통장을 기록해 간다.


땀이 모이면 자리를 구입할 수 있는데, 자리의 가격은 두달 정도 모아야 살 수 있는 가격으로 책정해 둔다. 그 전까지는 임대료를 내고 자리에 앉는다. 2학기 첫 자리는 1학기 때와 같은 방식으로 아이들이 선택하여 자리를 정하였고, 그렇게 정한 첫 자리는 임대료가 모두 동일하다.


(예: '분리의 제왕'은 가장 힘든 직업으로 350땀의 월급을 받는다. 그리고 자리 임대료로 200땀을 지출하여 150땀의 잔액을 가지고 활동을 시작한다.)


그리고 성실한 하루 생활을 통해 하루 약 100땀 정도의 수입을 올릴 수 있다. 그렇게 모은 땀으로 한달 뒤 새로운 직업을 선택하고, 새로운 자리를 임대하게 된다.

같은 자리에 대해 임대 및 구입을 원하는 사람이 두 명 이상일 경우, 경매 방식으로 결정한다.



- 모든 아이들이 땀을 모아 뭔가를 할 수 있도록 살피는 일이 중요하다.

- 아이들이 보이는 작은 정성에도 크게 기뻐하고 격려하는 일이 중요하다.

- 아이들이 맡은 일을 즐겁게 함께 하는 교사의 모습이 중요하다. '너가 이 일을 맡았으니 당연히 너의 일이야.'라는 생각은 잘못이다.

- 결코 이 활동이 보상을 통해 아이들을 통제하려는 교사의 수단이 아님을 알게하는 일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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