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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ee Daehyun Nov 29. 2017

그늘을 바라보도록 가르치면 좋겠다.

https://brunch.co.kr/@leedaehyun/152

누구나 사랑받고 싶고

인정받고 싶고

누군가에게 의미있는 존재가 되고 싶다.

어린 아이도, 다 큰 어른도 비슷하다.


아이들은 진심을 담아 감사의 편지를 썼고

편지를 받은 분들은 아이들의 마음을 귀하게 받아주셨다.


조금 놀라운 점은

오랜 시간 학교라는 공간에서 애써오신 그 분들께 이런 형태의 감사표현을 하는 사람들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감사하지 않아서 안했던 것이 아니라 기회가 없어서, 마땅한 방법을 몰라서였으리라. 대부분의 관계가 그렇듯이..


특히 올해엔 감사하게도 많은 분들이 아이들의 편지에 귀한 답장을 주셨다.

그 마음쓰심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참으로 멋진 어른의 본보기고, 그 자체로 좋은 교육이 되었다.

교실로 답장이 도착할 때마다 아이들은 크게 기뻐했고 고마워했다.


교실의 기름걸레를 한 달에 한 번씩 교체해 주시는 외국분이 계신다. 한창 수업이 진행되고 있으면 뒷문으로 들어오셔서 걸레를 바꿔놓고 나가시는 분이다. 작년과 달리 올해는 외국분이 그 일을 해주고 계신다. 우린 그분께 드리려고 쓴 편지와 음료수를 교실에 보관해 두었었는데, 한 달쯤 뒤에 우리 교실을 방문하셨다. 정확히 언제 오시는가에 대한 정보가 없었기에 갑작스러운 방문에 깜짝 놀랐었다. 기름걸레를 바꿔 두시고 나가시는 분을 급하게 불러 우리가 준비해둔 작은 것을 드렸는데,

“Thank you!”

하고 인사하시며 고마워하셨다.

그리고 한달이 더 지나 어느 수업시간, 다시 기름걸레를 교체하러 그분이 오셨다.

교실의 기름걸레를 바꾸시는 동안 기름걸레 봉을 잡아드리고 있는데, 다 하시더니 잠깐만 하시며, 주머니에서 주황색 편지봉투 두 장을 건네주셨다.

그분께 편지를 썼던 아이 둘이 나와 편지를 건네 받았고, 그 장면을 지켜보던 아이들은

“와...!”

하며 그 마음씀에 고마워했다. 편지를 받은 아이들은 그 편지를 아이들 앞에서 크게 읽었고 아이들은 함께 기뻐했다.

아마 다음 그분의 방문 땐 우리 반은 더 반갑게 그분의 이름을 부르며 인사할 수 있을 것이다!


아이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정성껏 쓰셔서 아이들 인원수만큼 마실 음료수와 함께 보내주신 분, 작은 쪽지에 고마운 마음을 담으시고 아이들 먹으라고 초코파이와 간식거리를 보내주신 분... 모두들 참으로 아름다우신 어른들이시다.

아이들은 모든 것을 보았고, 그 모든 것은 좋은 가르침을 주었다.


아이들에게 선생님은 작은 씨앗을 던졌다 했다. 그 씨앗이 잘 심겨서 싹이 나고 큰 나무로 자라는 것은 너희들 몫이라 했다.

그 싹틈의 시작은

졸업을 하고 선생님을 떠나

중학교에 가면 그곳에도

그늘에서 묵묵히 애쓰시는 분들이 계실 거라 했다. 꼭 학교가 아니어도 볼려고 하면 보일거라 했다.

그때 그분들의 애씀을 알아주는 너희들이 되면 좋겠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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