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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덕희 Jan 27. 2024

질병청은 백신 부작용 인과성 평가를 재검토해야 합니다

이번에는 질병청 發 보도자료를 통하여 코로나19 백신을 맞으면, 중증도가 최대 6분의 1 낮아진다는 연구결과가  언론을 통하여 기사화되었더군요. 그들은 국내연구자들이 BMC Infectious Diseases에 발표한 논문을 인용하면서 다시 한번 고위험군 백신접종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었습니다. 이 논문을 보면 백신 접종 전 코로나19 치명률을 1.86%로 추정하고 있었는데, 사실 그 부분부터 오류라고 봐야 합니다. "치명률이 낮아서 실패가 아니다?"에 적었듯, 무증상과 경한 증상이 대부분이면서 사망은 주로 고령의 기저질환자에서 발생하는 감염병의 치명률이란 그야말로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라고 볼 수 있는 지표이기 때문입니다.



빅데이터에 기반한 이런 논문들 상당수는 다양한 방법론상 이슈들이 존재한다고 봐야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코로나19 백신이 고령의 기저질환자가 코로나19에 걸렸을 때 도움이 되었다> 정도의 주장은 저도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백신이 중증도와 치명률을 낮추는 것이 진실이라 해서, 고위험군이 반드시 코로나19 백신을 맞아야 한다고 주장할 수는 없습니다. 코로나19란 수많은 질병 중 하나로, 백신이 코로나19 중증도를 6분의 1, 아니 100분의 1로 낮춘다 하더라도 부작용으로 다른 질병 발생 위험을 높인다면 고위험군에게조차 백신 접종은 각자 상황에 따라 결정되어야 할 선택 사항일 뿐입니다. 


"Safe and effective? 이젠 돌아볼 때.."에 적었듯, 현재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백신의 안전성에 대한 다양한 이슈들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질병청과 그 전문가들이 진정으로 코로나19 백신의 안전성을 확신하고 가능한 한 많은 국민들이 맞기를 원한다면 부작용 관련 통계부터 신속하고 투명하게 국민들 앞에 내놓아야 합니다.


2022년 9월 정부에서는 이런 목적을 가지고 <코로나 19 백신 안전성 연구센터>를 설치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과연 이 연구센터가 본연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는지에 대하여서는 지극히 회의적입니다. 예전에 올렸던 “코로나 백신부작용 인과성 평가, 신뢰할 수 있을까?”라는 글에서 현재 연구자들이 백신 인과성 규명을 하기 위하여 사용한다는 <자기-대조 환자군 연구>라는 것의 허구성에 대하여 지적한 바 있습니다. 간략히 요약하면 그들은 백신접종 후 부작용 발생을 특정기간까지만 가능한 것으로 가정하고 있었는데 그 자체가 과학적 근거가 없는 전제조건입니다.

 

코로나사태 내내 질병청에서는 자신들의 내러티브에 맞는 논문들은 보도자료를 통하여 적극 세상에 알렸지만, 그렇지 않은 연구결과들은 침묵으로 대응함으로써 진실을 왜곡해 왔죠. 한동안 < 코로나 19 백신 안전성 연구센터> 관련 기사를 본 적이 없는 듯하여 직접 홈페이지를 방문해 보았더니, 센터 발족  지금까지 약 1년 반에 걸쳐 29개 질병에 대한 보고서를 차례차례 내고 있더군요. 한국질병분류의 질병수를 보면, 대분류 22개, 중분류 267개, 소분류 2093개입니다. 최소한 중분류는 되어야 의미 있는 해석이 가능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지금과 같은 속도라면 백신의 안전성에 대한 전반적인 윤곽을 그릴 수 있는 것은 아마 수십년이 지나서야 가능할 듯 싶습니다.

 

한국처럼 전 국민 진료 기록이 체계적으로 전산화되어 있는 국가에서 특정 질병으로 진료받은 환자수 추이를 파악하는 것은 누워서 떡먹기로 쉬운 일입니다. 그리고 대부분 국민들은 이런 단순한 정보만 있어도 충분히 백신접종 여부에 대한 합리적 판단을 할 수 있고요. 그러나 그들은 이런 단순한 방법은 전혀 신뢰할 수 없고 자신들이 하고 있는 복잡한 분석틀과 통계기법에서만 답을 찾을 수 있다고 믿고 있는 듯싶습니다. 하지만 이는 전적으로 연구자들의 착각입니다. 앞서 지적하였듯, 그들이 지금까지 내놓은 보고서 대부분은 잘못된 전제조건을 가지고 시행된 분석으로 아무리 복잡하고 현란한 분석법을 적용했다 하더라도 신뢰할 수 없는 결과를 도출할 뿐입니다.

 

한편 연구센터에서 최근 업로드한 자료 중 <백신접종과 총 사망률 간의 관련성>에 대한 보고서가 있더군요. 개인적으로 국가별 백신접종률과 총 사망률 추이, 즉 초과사망 패턴을 두고 나름 오랫동안 고민했었기 때문에 반가운 마음에 클릭을 해보았죠. 그 보고서는 2단계 최소 제곱법과 그레인저 인과성 검정과 같은 일부 분야에서 주로 사용하는 통계기법에 기반하여 자료분석을 하고 있었는데,  결론적으로 백신접종과 사망률 간의 관련성을 발견할 수 없었다는 것이었습니다. 보고서를 읽으면서 통계 장난이 점점 도를 더해간다는 생각을 버리기 힘들었던지라 도대체 누가 이런 분석을 했는지 궁금하여 이리저리 검색해 본결과, 흥미롭게도 그 보고서는 한국의 코로나19 방역 및 백신정책 수립에 절대적인 역할을 했던 J교수의 작품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J교수는 국내에서 코로나 19 백신 부작용 인과성 평가가 시작될 때부터 핵심 연구자로 참여하고 있었는데 사실 이는 심각한 이해상충 문제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보통 이해상충이라면 경제적인 관점만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만, 이 경우는 윤리적 관점에서 그렇습니다. J교수는 청소년과 어린이를 포함한 모든 사람들에게 백신접종의 이익이 위험보다 명백하게 크다고 주장하면서 우리나라 백신패스 도입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  인물입니다. 과연 그런 연구자가 백신 부작용 인과성 평가에서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입장을 견지할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은 누구든 가질 수 밖에 없습니다. 특히 그들이 하는 빅데이터 분석이란 분석틀을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서 결과가 매우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어쨌거나 J교수의 보고서에서 제기할 수 있는 방법론적 이슈는 하나 둘이 아닌 듯 보였습니다만 구체적으로 다 따지는 것은 의미 없을 듯하고 핵심적인 이슈 두어 가지만 지적하고 넘어가고자 합니다.


첫째, J교수는 보고서에서 <코로나19 사망을 제외한 총사망>과 <코로나19 사망>에 대한 결과만 보고했는데, 그는 왜 <코로나19를 포함한 총사망>에 대한 결과는 제시하지 않았을까요?  코로나19처럼 사망자수 헤아리는 방법에 오류가 개입할 가능성이 큰 경우에는 통상적으로 첫 단계에서는 코로나19 를 포함한 총사망에 대한 분석결과를 보여주고 다음 단계에서 코로나19 사망을 제외한 총사망을 추가적으로 제시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보고서 어디에도 코로나19를 포함한 총사망에 대한 결과는 보이지 않더군요.


J교수는 코로나19 백신이 코로나19 사망률을 높이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처음부터 코로나19를 총사망에서 제외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고 판단한 걸까요? 하지만 코로나19 사망자수 헤아리기에 아무런 오류가 없고 코로나19 백신이 고위험군의 중증도와 치명률을 낮추는 것이 100% 진실이라 하더라도 인구집단의 관점에서 본다면 백신은 코로나19 사망률을 높일 수 있습니다. 치명률은 낮추는데 사망률은 높인다?  언뜻 양립불가능한 주장같이 들릴 수도 있습니다만, 이 두 주장은 "코로나19 백신이 감염위험을 높인다면" 양립가능합니다.


예를 들면 100,000명 인구집단에서 백신접종 전 1,000명이 감염되고 10명이 사망했다면 치명률은 1%, 사망률은 0.01%입니다. 그러나 백신접종 후 10,000명이 감염되고 50명이 사망했다면 치명률은 0.5%로 낮아져도 사망률은 0.05%로 증가하죠. 즉 백신접종이 감염자를 감소시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증가시키는 방향으로 작동할 수 있다면 백신접종 후 치명률은 낮아져도 사망률은 증가하는 결과로 이어집니다. 실제로 mRNA 백신의 경우 접종 초기 몇 달간은 감염위험을 낮출  수 있으나, 시간이 지나감에 따라 감염위험을 오히려 높일 수 있음을 시사하는 연구결과들이 속속들이 보고되고 있죠. 따라서 코로나19를 포함한 총사망에 대한 분석 결과가 반드시 제시되어야 합니다.  




둘째, J교수는 2단계 최소 제곱법을 핵심 통계기법으로 사용하고 있었는데 무슨 이유로 이런 통계분석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걸까요? 보고서에 의하면 그는 2단계 최소 제곱법을 적용할 때 백신접종과 총 사망 (코로나19 사망을 제외한) 간의 관련성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점수를 도구변수로 가정했다고 적고 있었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 점수는 전국 대도시 11개 지하철역의 유동인구수로 산출했고요. 일반적으로 2단계 최소 제곱법은 독립변수와 종속변수 간에 상호의존성이 있을 때 사용하는 방법인데, J교수는 논리적으로 <백신접종, 총 사망, 지하철역의 유동인구수>간에 어떤 관계를 가정했기 때문에 2단계 최소 제곱법이라는 분석법이 적절하다고 보았을까요? 저는 이 분석에서 왜 전국 대도시 지하철역의 유동인구수라는 변수가 중요하게 고려되어야 하는지조차 이해할 수 없었는데, 결과표를 보고서는 더욱 혼란스러워졌습니다.


J교수가 제시한 결과에 의하면 통상적인 회귀분석에서 관찰되었던 백신접종과 총사망간의 관련성이 전국 대도시 지하철역의 유동인구수를 도구변수로 사용하여 2단계 최소 제곱법을 적용하면 모두 사라지는 것으로 되어 있었습니다. 도대체 지하철역의 유동인구수라는 것이 어떤 역할을 하길래 백신접종과 총사망간의 관련성을 완전히 사라지게 만드는 걸까요?  보고서에 포함된 통상적인 회귀분석 결과를 보면 3차 및 누적 백신접종이 총사망 증가와 유의한 관련성이 있었던 것으로 나와 있는데 이 결과가 우리가 경험했던 현실과 훨씬 더  부합합니다. 2021년 말~ 2022년 초 백신패스 도입과 함께 시행된 3차 백신 반강제 접종 후 곧 세계 최고의 코로나19 확진자수,  코로나19 사망자수, 그리고 총 사망자수 폭발로 이어졌다는 사실을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죠.


셋째, J교수는 마지막으로 민감성 분석이라는 이름으로 그레인저 인과성 검정을 포함시켰더군요. 그레인저 인과성 검정이란 독립변수와 종속변수 간의 선후관계가 불명확할 때 한번 시도해 볼 수는 있습니다만, 백신과 사망 간의 관련성을 평가하는데 그레인저 인과성 검정이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었을까요? 또한 그는 지연효과를 최대 10일까지 평가했는데 이는 백신 접종 후 사망이라는 사건의 발생이 10일까지만 가능하다는 가정을 깔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그 자체로 어불성설이죠.


저는 현재 백신 부작용 인과성 평가와 관련되어 이루어지는 많은 연구들이 예전부터 만연했던 현시대 연구자들의 문제점을 극명하게 드러내고 있다고 봅니다. 그들은 빅데이터를 이용하여 복잡한 분석틀, 통계기법을 사용하면 할수록 과학적으로 더 신뢰할 만한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고 믿는 듯 하지만, 복잡한 분석이란 오히려 결과를 왜곡시키는데 이용될 가능성이 훨씬 큽니다. 모름지기 대부분 진실은 단순한 표 몇 개, 그래프 몇 개에서 드러나는 법입니다.


아래는 2022년 9월 대구 지역 방송사인 TBC에서 <코비드 19 마이너러티 리포트>라는 제목으로 방영한 프로그램에 소개된 몇몇 질병의 증가추이입니다. 이 자료는 국민의 힘 소속 최춘식의원이 심평원에 요청하여 받은 자료로 2016년부터 2022년 초반까지 다양한 질병명으로 진료받은 환자수 추이를 보여주는데, 붉은색 부분은 추정 수치로 해석에 주의를 요합니다. 하지만 현시점이라면 2022년은 물론이고 2023년까지 질병별로 이 정도 추이분석은 매우 신속하게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백신 접종에 대한 의사 결정을 위해서는 자기-대조 환자군 연구니 2단계 최소 제곱법이니 전혀 모르더라도 이런 정보만 주어져도 충분합니다.



이런 추이분석에 더하여 하나 더 추가한다면 발생 추이가 증가한다고 판단되는 질병들을 대상으로 백신 접종 횟수와의 관련성을 분석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한국처럼 백신 접종률이 높은 국가는 충분한 수의 백신미접종자, 즉 순수 대조군이 없다는 것이 치명적인 한계입니다만 최소한 백신접종 횟수가 증가할수록 발생률이 더 올라가는 질병이 있는지는 평가할 수 있습니다. 이 결과가 있어야만 과연 고위험군에 속하는 사람들이 코로나19 백신을 지금처럼 계속 맞는 것이 적절한지, 아니면 고위험군조차 재고해야 하는지를 합리적으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이런 수준의 분석이라면 현재 질병청, 국민건강보험공단 등에서 운용하는 그 수많은 인력 중 극히 일부만 투입되어도 아마 1~2달 안에 모든 결과를 다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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