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참 팔자 좋다.
모두가 바쁜 평일 오후, 카페 창가 자리에 앉아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시고 2024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을 읽는다. 책장을 넘기며 마음의 풍족함, 비워내기의 미덕을 읽은 후 삶이란 도대체 무언인가에 대해 골몰히 생각한다. 생각이 깊어지면 다시 머리를 씻어내려 창밖을 바라보곤 햇살과 구름, 나무를 관찰한다. 하루의 책읽기를 끝내면 밖으로나가 동네 한 바퀴를 돌곤 평화를 느끼며 집으로 돌아온다.
배고프면 먹고, 피곤하면 잔다. 깨있고 싶다면 움직이고 대화가 필요하면 대화한다. 그런 감사한 일상들.
이따금씩 정말 이래도 되는걸까 생각이 든다. 부자도 아닌데 돈 걱정도 없고 일 생각도 안한다. 배부르고 등따신 시간들을 보내며 하루하루가 지나간다. 노래를 듣고 여행을 계획하고 글을 쓴다. 물질적 풍요로움이 이미 가득 찼다는 것을 느끼며, 남은 일은 영혼의 일뿐이라며 나는 당분간 그렇게 살기로 했다.
나 역시 부자가 아닐까. 이렇게 배부른 소리를 하며 생을 즐기고 있으니.
이런 것들이 너무 좋아서 놓아주고 싶지 않다. 누릴 수 있을 때 누리기로 마음먹다
미래에 대한 불안감. 물론 있다. 막연한 공포. 당연히 있다.
지금이 끝에 와있지 않음을 안다. 내 앞에 좌절이 반드시 놓여있음을 안다.
그러나 이런 것들은 그때로 남겨두기로, 누릴 수 있을 때 누리기로 마음먹다.
삶은 리듬이니, 위 아래를 곡선으로 움직이는 파동이니. 당분간은 춤을 춰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