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는 비틀거리지만 결국 걷는다 수영도 그러하다

상급반 수영강습 22일 차 수영 일기

by 이순일

수영은 꼭 거쳐야만 하는 과정이 있다..


처음 실내수영을 시작하며 가지는 목표는

누구나 똑같다고 생각한다....

아름답게.. 멋있게... 물 위를 헤치고 나아가는

옆레인의 연수반처럼 수영을 하고 싶다..

그리고

그 레인에 가서 같이 수영하고 싶다..


그리고 시작된 현실은

어설픈 발차기를 통한 물장구부터 시작한다..ㅎㅎ

그 발차기를 하며 시작된 나의 초보수영은

하나씩 하나씩 수영에 대한 걸음마을 시작하였고...

이제 걸어 다닐 수 있는 정도까지는 온 거 같다..ㅎ


처음 아기가 걸음마를 배울 때처럼...

참 힘들게도

한걸음.. 한걸음을 옮긴다...

그러면서

넘어지기도 하고...

비틀거리기도 한다..

앞에 있는 엄마의 손은 잡힐 듯 잡힐 듯 하지만

결코 잡히질 않는다...

(당연히 엄마는 잡힐 듯하면 한걸음 더 뒤로 물러선다... 아기가 걷게 하는 것이 목표이므로...)


강사의 역할이

그런 엄마와 많이 닮았다는 생각이 든다..

목표를 조금씩 조금씩 높여가며

강습생들이 한걸음, 한걸음 발을 떼기를 원한다...


수영의 첫발을 떼어 나가는 과정에서

물을 먹기도 하고...

우스꽝스러운 몸짓이 나오기도 한다...


하지만 발차기를 계속할수록...

팔 돌리기를 하면 할수록..

내 몸은 물에 슬슬 적응해 나가며

물이 점점 자연스러워지는 것을 느낀다...


그리고

차츰차츰 물을 알고 물을 이용하고자 하는 몸의 움직임을 느낄 수 있다..

어느덧 발끝을 스쳐가는 물의 흐름이 느껴지고...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물을 알게 된다..


물은...

여유로움으로 내게 다가오기 시작한다...

슬슬 주변의 따가운(?) 시선이 느껴지기 시작한다...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았던 나의 몹쓸(?) 수영은...

이제 어! 쟤 좀 하네?

폼도 멋있는 거 같고...라고 하는듯한 느낌도 받는다...


누군가 그랬던 거 같다...

회사의 운명과 미래를 책임지고 갈 직원은

경력직이 아닌 신입사원부터 올라온 직원이라고...

비유가 적절한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기초부터 강사의 말을 귀담아듣고 차근차근 연습시간을 채웠고...

단 한 가지 코멘트라도 버리지 않고 연습하였으며..

안 먹었으면 좋았을 수영장 락스물도 꽤 많이 먹은 듯(코+입) 하다..

(하루 평균 50㎖×6개월?...ㅎㅎ)

최악이 아니면 빠지지도 않았으니...


내가 강습받았던 시간 자체는

정말 귀하고도 소중한 신입의 세월이라고 봐도 될 것 같다..


앞으로 가기도 바쁘지만

새삼 한 능선을 넘고 나서 뒤를 보는 이유는..

어제 처음으로 옆에서 수영하던 어떤 낯선 영자가

가만히 내가 수영하는 것을 지켜보더니

수영을 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질문을 받았기 때문이다...


만감이 교차했던 순간이었다...ㅎㅎ

궁금한 부분을 가르쳐주고..

왜 그러해야 하는지도 알려주었다..

물론 그 영자의 수준에 맞게..


내가 이제까지 연습해온 것에 대해

왜 그래 야하고

왜 해야 하는지를

내가 자신 있게 설명해 줄 수 있다면..

나는 수영을 제대로 배웠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이제 걷기 시작한 수영..

이제 갓 신입을 벗어난 나의 수영을 보며...


"반드시"란 말의 의미를 되새겨 본다...

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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