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에 한번 크게 사고 치시는 날

사위가 쓰는 장모의 치매일기

by 이순일


오늘이 그날이다.


이런 날은

도대체 행동의 예측이 안된다.


평소에 보여주던 장모님의 모습이

치매 강도로 3 정도의 증상이라면

오늘은

거의 8에서 9에 이른다고 보면 된다.


아무리 인내심이 좋은

인성을 가지고 있다 할지라도

끝까지 참기 어렵다는 얘기...

물론 나도 그러하다 ㅎㅎ


하지만

결국 나중에는

치매환자를 상대로 괜한 감정 표현을 하였다는

후회로 자책을 하게 된다.

그냥

치매환자라는 철저한 가정하에 대해야 한다.


일단 첫 번째로

주무시지를 않는다.


평상시에는

식사를 하시는 시간을 제외하곤 거의 주무시는 게 대부분인데...


눈알이 반짝반짝

이마에는 인상 한가득

그냥 봐도

불만이 잔뜩 서려있는 모습으로

계속해서

무언가를 하려 하시는 모습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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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로는

빨래를 하려 하신다.


이전에 목욕탕을 직접 운영하셨기에

청결함과 깔끔함이란 자타의 추종을 불허하는데...

그때의 그분이 돌아오셨기에..

눈에 보이는 모든 옷이 다 세탁의 대상이다.


멀쩡하셨을 때에는

하루에 세탁기를 5번에서 6번을 돌리셨다는

눈에 보이는 세탁세제로 모든 옷을 다 빨려 하신다.


세 번째는

보따리를 꾸리신다.


이 보따리에는 옷을 비롯

평상시 애용하시던 모든 물건을 다 집어넣으신다.

남김없이....


심지어

부엌에서 쓰는 주방도구도 다 집어넣으신다.

목적은 오직하나

집에 가셔야 한다는 것...


방해를 해서는 안 된다.

하시도록 다 놔둔다.

단지...

나중에 제자리로 갖다 놔야 하니

그 일이 장난이 아니다.


그러니

이런 날이 제대로 사고를 치시는 날인데

한 가지 희망적인 것은

사고를 치신 후에는

한 이틀간 잠잠해지신다는 것


그것도 희망은 희망이지

꾸짖을 수 없는 것이

너무나 진지하신 모습으로 하신다는 것


그렇다..


치매 환자들은

자신들이 최선을 다하여 행동하는 것이다.

그것을 잘못되었다고 꾸짖으면 안 된다.

전혀 이해하지를 못하신다.


치매환자를 설득시켜야 한다.


그들의 고개가 끄덕 거려 지게 만들어야 한다.

그것이

치매환자와 함께 사는 비결이다.

강한 부정은

강한 분노를 사게 된다.


밤 10시가 다 되어서야

보람찬(?) 하루의 일과가 끝나고

잠자리에 드신다.


그렇게

사고 치신(?) 하루가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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