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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따뜻한 불꽃 소예 Aug 22. 2024

있는 그대로 상황을 바라본다는 것

합리적 낙관주의와 관자재보살

흔히들 힘든 시절을 견디고 있는 사람들에게 낙관적인, 긍정적인 시각을 가지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 긍정적이고 낙관적인 시각이 작금의 현실을 망각해라는 말은 아닐 것이다. 말하자면, 매일 아침 일어나 나는 100억대의 부자가 될 거야 하고 이미지 트레이닝을 한다고 해서, 그리고 말기암 환자인 내 남편이 "나는 다 나았어"하고 매일 이미지 트레이닝만 하고, 믿는다고 당장 내일 아침 기적처럼 우리의 상황이 바뀔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영화나 유튜브에서처럼 말이다.


오늘 아침에, 베트남 전쟁에 참여하여 8년간 포로 생활을 했던 제임스 스톡데일 대령*의 이야기를 읽었다. 그 책에서는 그 대령의 사례를 들며, "헛된 희망을 버리고 지금 자신이 통제할 수 있는 것에만 집중해야 한다고, 근거 없는 낙관주의를 경계해라고 했다. 


불교에서 가장 유명한 보살인 관세음보살도 원래는 관자재((觀自在))보살이라고 한다. 이는 법의 실상을 있는 그대로 다 알아차리는 자, 쉽게 말해 있는 그대로 보는 자라는 뜻이라고 한다. 그리고 서양에서도 스토아철학자인 에픽테토스 역시 현상을 있는 그대로 직시해야 한다고 설파했다고 한다. 결국에는 현상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지 못하는 것이 인간의 속성이기에 이런 진리가 각기 다른 시대, 세계에서 나왔을지도 모르겠다. 


어려움, 위기를 타개해 나가기 위해서는 바로 현상을 있는 그대로 바라볼 수  있는 힘을 길러야 한다. 

수많은 정보와 소음들 속에서, 가만히 홀로 고요 속에서 상황을 직시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그래야만, 내가 믿고 싶은 기대 혹은 편견 또는 망상이 걸러지고, 상황을 있는 그대로 바라볼 수 있게 된다. 그렇게 되면, 그 자리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을 하나씩 생각해 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일들을 매일 하나씩 하다 보면, 마침내 내가 시련이라고 생각하는, 지옥 같은 감옥이라고 생각하는 이 환상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어떤 해로움도 나에게 영향을 미칠 수 없기에, 나를 괴롭힌다 생각했던 그 망상으로부터 해방될 수 있는 것이다.



"눈앞의 냉혹한 현실을 직시하라. 결국엔 이겨낼 것이라는 믿음을 잃지 마라. 그것이 에픽테토스의 세계이다.

From 데일리 필로소피



스톡데일 패러독스.

"불필요하게 상황을 낙관한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런 사람들은 크리스마스 전에는 나갈 수 있을 거라고 믿다가 크리스마스가 지나면 부활절이 되기 전에는 석방될 거라고 믿음을 이어 나가고 부활절이 지나면 추수감사절 이전엔 나가게 될 거라고 또 믿지만 그렇게 다시 크리스마스를 맞고 반복되는 상실감에 결국 죽게 됩니다. 이건 아주 중요한 교훈인데요. 당신이 절대 잃을 수 없는 마침내 이기겠다는 믿음과 그것들이 무엇이든지 지금 현실의 가장 가혹한 사실들을 직시하는 훈련을 당신이 절대로 혼동하면 안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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