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톡데일 패러독스와 관자재보살
힘든 시기를 보내는 사람들에게 사람들은 흔히 이렇게 말한다.
"긍정적으로 생각해"
"낙관적인 마음을 가져!"
하지만 나는 안다. 그 말이 결코 **현실을 망각하라**라는 뜻이 아니라는 걸.
매일 아침 "나는 100억대 부자가 될 거야!" 남편이 "나는 다 나았어!"
이런 이미지 트레이닝만으로 우리 상황이 바뀔 거라 믿진 않는다.
영화 속 기적은 현실에선 쉽게 오지 않는다.
오늘 아침, 나는 스톡데일 대령의 이야기를 읽었다.
베트남 전쟁 포로수용소에서 8년을 버텨낸 그가 말한 건 단순했다.
"눈앞의 냉혹한 현실을 직시하라.
하지만, 결국엔 이겨낼 거라는 믿음을 잃지 마라."
이것이 바로 스톡데일 패러독스다.
근거 없는 낙관주의는 사람을 무너뜨린다. "곧 좋아질 거야"라는 희망 고문 속에 반복되는 실망으로 스스로를 갉아먹게 된다.
정말 필요한 건, 냉정하게 현실을 직시하면서도 꺾이지 않는 마음을 지키는 것이다.
불교의 관세음보살도 본래 이름이 관자재(觀自在). '법의 실상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자.'
스토아 철학의 에픽테토스 역시 현상을 그대로 직시하라고 했다.
시대와 문명을 넘어 이런 가르침이 반복되는 이유는 우리가 본능적으로 현실을 왜곡하려 하기 때문일 것이다.
나는 진짜 위기를 극복하는 힘은 희망 섞인 망상이 아니라, 가혹한 현실을 담담히 바라볼 수 있는 용기에서 온다는 것을 이해했다.
고요 속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나씩 찾아내고, 매일 그것을 해나가는 것.
그렇게 하다 보면, 결국 내가 스스로 만들어낸 두려움과 망상의 감옥에서 벗어날 수 있으리라 믿는다.
있는 그대로 보라.
그리고 꺾이지 마라.
오늘도 나는 그 연습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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