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 66. 아파서 그런 건 아닌 것 같은데
저번 주에는 비가 조금 오는 바람에 저녁 운동을 홈트레이닝으로 바꾸어해 보았다. 평소 요가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만 했었지 정작 찾아보지는 않았는데, 운 좋게 괜찮은 유튜브 채널을 찾게 되어 나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돕요가'라는 채널 명으로 활동하는 요가강사분의 영상이었다. 운동 시간도 적당하고 목소리도 편안하게 들을 수 있어서 요 며칠은 계속 저녁마다 요가를 했다. 오랜만에 몸을 구석구석 풀다 보니 안 쓰던 근육을 쓰게 되어서 몸의 감각이 어색할 정도였다. 날개뼈를 스트레칭하고 허벅지 뒷 쪽을 당기는 등의 동작에서는 이게 내 몸이 맞나 싶었다. 그러다가도 숨에 집중하는 요가의 특성이 나에게 매우 잘 맞게 느껴졌다. 요가는 운동이라기보다는 맨 몸 수련에 가까웠다.
첫날 요가를 하고 나서 다음 날 아침 왠지 몸이 아주 가뿐하고 잠도 푹 잤다. 그래서 다음날도 다른 영상을 틀고 요가를 했는데, 반복되는 동작에서 왠지 서러움(?) 같은 것이 터져 나오는 느낌이었다. 다운 도그 자세를 하고 몸을 위로 쭉 뻗고, 다시 또 다운 도그로 돌아가는 부분이었다. 몸을 아래 위로 계속 움직여야 하는 조금 번거로운 자세였다. 그렇게 모든 동작을 잘 버티다가 마지막에 스트레칭을 하는데, 갑자기 슬퍼지면서 눈물이 터졌다. 아직도 그 이유는 모르겠지만, 울다가 또 가만히 있다가, 다시 울면서도 요가에 집중했다. 어쨌든 나의 몸이 말하는 언어였음에는 틀림이 없었고 나는 그저 관찰할 뿐이었다.
안 쓰던 부분을 비틀고 근육들을 의식적으로 느끼면서, 나의 몸을 생경하게 경험할 수 있었던 것이 이유였을까? 나를 둘러싼 근육이나 뼈는 평소엔 잊고 살지만 언제나 나와 함께 붙어있다. 신경을 써주지 않아도 스스로 잘 움직이는 그들에게 마땅히 감사해야만 했다. 동시에 나 자신이 내 몸이라는 건물의 주주라는 느낌, 그 책임은 모두 나에게 달려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숨을 쉬고 내뱉고 심장을 뛰게 하고 뇌를 움직이는 등 내가 의도하지 않아도 잘 움직이는 직원들이 없다면, 주주인 나는 그 모든 사사로운 책임에 파묻혀버릴지 모른다. 자연적으로 건강하게 움직이고 균형을 맞추어주는 그들이 있기에 내가 살아있을 수 있다는 다소 심도 깊은 깨달음이 있었다.
요가는 스스로의 몸을 인식하고 책임을 느끼게 해주는 수련이었다. 영상 속 목소리를 따라 몸을 움직이며 수련을 하다 보면 사사로운 생각은 없어지고, 지금 이 순간 나의 생명 속으로 돌아온다는 점에서 명상효과도 있다. 이렇게 좋은 운동을 손쉽게 접할 수 있는 점에 매우 감사하다. 그리고 난데없는 눈물의 의미를 마음속 깊은 곳에서 느껴보면서 나에 대해 알아가기도 하는 경험이었다. 한두 번의 시도로 요가는 꾸준하게 지속해보고 싶은 수련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