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리 늦추는 주사 #성장 클리닉
성조숙증이라는 말, 딸 있는 부모들은 한 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2차 성징이 빨리 나타나는 것으로 4학년 때 초경을 시작한다고 하는데, 비만과 유관하여 코로나 이후 더욱 급증했다고 한다. 만 9세 이전에 병원에서 성조숙증 진단을 받으면, 치료 주사(=생리 늦추는 주사)를 맞는데 의료보험이 적용된다.
자가진단 해보기
성조숙증을 의심할 만한 가장 큰 징후는, 키다. 키가 년에 10cm 이상 크면, 의심해 봐야한다. 추가로 머리냄새! 머리를 감아도 냄새가 나더라... 너무 빨리 생리를 시작하면 아이가 학교에서 뒷처리는 어떻게 할 것이며, 생존 수영 수업할 때 생리날짜에 걸려 혹시 곤란할까봐 하는 단순한 걱정 때문에 부랴부랴 3차 병원을 예약 했었다. 인기있는 교수님들은 6개월은 기본적으로 예약이 마감되어 있으니, 예약부터 하고 소아과 소견서는 이후에 준비하는 것이 좋겠다.
검사하기
1차로는 채혈 -> 투약 후 한 시간 -> 채혈하여 수치를 비교하는 약식 검사를 하는데(반나절 소요), 예상대로 수치가 높게 나와 정밀 검사를 하게 되었다. 정밀 검사는 별도로 하루 입원하여, 투약 후 매 시간마다 채혈을 하게 된다. 결국 성조숙 진단을 받았다. 이런 속도라면 아이가 4학년에 생리를 시작한다고...(Nooooooo~)
주사 주기
얼떨결에 시작한 생리 늦추는 주사는, 처음엔 3개월마다 맞다가 아이가 성장하면서 효과가 더 좋게(성장을 더 잘 억제하게) 유지되도록 매월 맞게 된다. 병원에 매월 가는 것은 참 쉬운 일이 아닌데, 다행히 큰 병원이 집 근처에 있어 운이 좋았다.
부작용
생리를 늦추는 주사는 단순히 생리만 늦추는 것이 아니라, 성장을 늦춘다. 가장 큰 부작용은 키 성장도 같이 느려진다는 것. 1년에 키가 2cm밖에 안 자랐다고 아는 엄마의 경험담을 듣고 바짝 긴장했는데, 우리 아이는 다행히 1년에 키가 6cm 자라는 정상 범위에 속했다. 정말 다행이었다.
만약 키 성장이 너무 느려지면, 의사샘과 상의하여 키 성장 주사를 별도로 맞게 되는데 그건 비용이 훨씬 비싸고 보험도 안 된다고 한다. 참고로 성조숙증 주사는 의료 보험을 적용 받으면 월 7만원 선이다. 성조숙을 부르는 가장 큰 원인은 비만이라고 한다. 우리 아이는 통통이는 아니었는데, 만약 통통이라면 식단까지 조절하여 다이어트를 같이 해줘야 한단다(오 마이 갓!)
주사를 끊는 경우도 있다.
우리 아이 친구의 경우, 키는 거의 자라지 않고, 몸무게는 늘고, 그렇다고 성장 주사까지 맞을 순 없는 상황이라서 차라리 키라도 자라도록 생리 늦추는 주사를 엄마 판단으로 끊었다고 한다. 일단 성장이 트여서, 비만은 막았고 5학년에 생리를 시작하게 되었다. 비만에 스트레스를 받을 거라면, 성장을 억제하는 주사를 끊는게 맞는 것도 같다.
치료 종료
155cm정도까지 크면 보통 주사를 중단한다고 하는데, 우리 아이는 키가 153cm가 됐고 이제는 언제 생리를 해도 문제되지 않을 나이가 되어 중단 의사를 밝혔더니, 의사선생님도 흔쾌히 동의해주셨다.
그렇다, 졸업이다! 어디 가서 자랑하지 못 할 졸업이지만, 정말 너무너무 기쁘고 좋았다. 그 동안 매달 만나왔던 간호사 선생님들께 마지막(?) 인사를 전하고 축하도 잔뜩 받았다. 역시, 업계에 계신 분들이라 내 마음을 아시는지 모두 진심으로 졸업을 축하해주셨다. 이렇게 끝이 나는구나! 드디어~ 크으...
주사 졸업, 그 이후
주사를 끊으면 가슴부터 발육이 시작되고, 가슴 발육이 어느정도 진행되면 생리를 시작한다고 한다. 그게 약 1년에서 1년 6개월이 걸린다고 하니, 6학년까지는 생리를 하지 않을 것이다. 생리를 시작하기 전에, 코로나 때문에 미뤘던 수영도 빨리 가르쳐야겠다. (주사 비용은 그대로 수영으로...)
저학년 아이의 폭풍성장은 더 이상 반갑지 않은, 오히려 근심이 되어버렸다. 키가 평균보다 훌쩍 크다면 생리 늦추는 주사를 강추한다. 그러나 혹시 키가 평균치에 통통한 편이라면, 키 성장 주사도 동시에 맞출 생각(비용 부담)을 하고 시작해야 한다. 그런데 생리 늦추는 주사는 효과가 100%이지만, 키 성장 주사는 유전의 영향이 있어 효과가 100% 나오지 않을 수 있다는 점도 유념해야 한다.
여자아이들은 생리라는 눈에 띄는 성징이 있지만, 남자아이들은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남자아이들도 성조숙일 경우, 성장이 빨라지면서 성장판이 빨리 닫친다고 한다. 그럴 경우, 남자아이들은 성조숙 주사 보다는 키 성장 주사를 맞춰 차라리 키를 빨리 크게 한다고 한다. 나중에 큰다는 말은 옛말이라고...
나는 생리를 빨리 시작해서, 학창 시절에 불편했던 기억이 있다. 그래서 우리 아이는 빨리 시작하지 않게 해주려고 약간은 유난을 떨었던 것 같다. 남편이 다행히 여자의 몸은 잘 모른다고 내 결정에 완전히 동의해주어 성조숙증 진단에, 생리 늦추는 주사까지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둘째는 키가 작지만, 성조숙증은 없다. 남자아이가 아니라서 그런지, 나도 남편도 키 성장 주사를 맞출 생각은 없다. 다 하면 좋겠지만, 비용이 문제이니 배우자와 논의하여, 아이가 살아감에 있어 더 필요한 것으로 지원해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