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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반창고 Apr 10. 2021

시세이|꿈

시와 에세이의 어디쯤




창공을 향해


초록빛을 펼친 너를 보면


미안해진다





변덕을 부리는 하늘은


때마다 영양가 있는 비라도 내리지만


나는 닮을 길이 없다





뜨겁다 못해 빛나는 해는 


서늘한 땅을 달구지만


나는 넘친 적이 없다





그런데도 


넌 시들지 않아서 대견하다


한 줌의 마음으로


살아주어 고맙다








저는 식물 킬러입니다.

선물 받은 식물을 죽이는 재주가 있지요. 

심지어 선인장도요.

또 선물을 받고 말았습니다.

몇 주 만에 잎이 축 늘어진 녀석을 보니 마음이 좋지 않습니다.

그래도 키운 것 중에 가장 오래 살아있습니다.

불현듯 꿈이 생각났습니다.

척박한 환경 속에서 근근이 살아내는 꿈이 키우는 식물과 똑같네요.

어떤 일이 있어도 살아내고야 마는 힘을 배우고 싶습니다.

명사였던 작가의 꿈에 오늘은 어떤 동사를 넣을 수 있을지 기대됩니다.

똑같아 보여도 꿈도 식물도 매일 자라고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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