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회사는 근무 시간이 저녁이라 가족들이랑 식사를 못하고 지금은 혼자 외근 다니느라 혼밥 하고. 혼자 갔는데 식당 아주머니는" 몇 분 오셨어요?"를 물어보는지 늘 의문이다. 보글보글 끓는 된장찌개, 네모반듯한 노란 계란말이, 먹음직한 밑반찬 5가지 정도를 식탁에 혼자 차려 먹는 사람은 드물 거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요리를 하거나 2인 이상 먹을 먹거리를 위해 음식을 하겠지.
" 등산 동호회 세 군데 정도만 가면 바로 해결돼요! "나도 문제지만 미혼인 남동생이 인연을 못 찾고 있다고 하자. 회사 동료가 해준 처방은 등산동호회였다. 흠 과연 될까?
우리 막냇동생 또한 이 도시의 외로운 도넛 중에 하나로 열심히 아니 드문드문 주식을 하면서 일을 하면서 자신의 인생을 살면서 반쪽을 찾으려 노력 중이지만 잘 되지 않았다. 서울 외곽에 본가와 떨어져 살고 있어서 집에 올 때마다 엄마는 늘 동생 김치며 과일 등을 챙겨주신다. 우리야 늘 식구가 바글바글 되는 집에 살아서 외로울 틈이 없다지만 남동생은 불 켜진 집을 혼자 들어가고 혼자 밥을 대충 먹고 치우고 긴 밤을 혼자서 잔다 생각하니 좀 먹먹해진다....
그런데 이게 우리 동생만의 일일까?이 도시 곳곳에서 어딘가에서 흔하게 반복되는 일상일 테지. 혼밥 익숙하고 좋다. 가볍고 먹기 쉬운 간편식 시장이 잘 갖춰져 있어 한 끼 해결하기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 사람 간의 온기, 정겨운 대화 같은 콘셉트의 다이닝 모임이 또 인기란다. 결국 혼밥은 편하지만 독거노인으로 남고 싶은 사람은 아무도 없기에 그런 거겠지. 단순히 음식물을 삼키는 행위만을 식사라 말할 수 있을까? 우린 식사를 하며 여러 가지 주제로 대화 또한 한다. 대화 상대가 동성이면 우정을 이성이면 호감을 쌓아가며 사랑으로 발전할 수 있는 매개가 되는 것이 '한 끼식사의 매직'이다.
이 매직은 놀라운 효과를 두 사람 사이에 가져간다.
궁합 중에 식궁합 또한 무시를 못한다는데 기호가 같은 음식을 먹고, 또는 장을 보고 음식을 하면서
두 사람은 아마도미래 두 사람의 식탁에 대해 자연스레 생각을 하게 되고 혼밥 탈출하면서 독거노인에게서 멀어지게 되는 행복한 결론에 이르는 것이다. 가끔 편한 혼밥을 하다가 예전 연애의 단편들을 떠올릴 때의 기억들은 소소한 식사 자리들의 추억들이고 그때의 맛이 아직까지 안 잊히는 걸 보니 사랑과 추억과 맛의 힘은 센가 보다.
우린 독립된 개인으로 잘 살아가지만 마지막까지 쓸쓸히 혼자이고 싶지는 않다. 이것이 내가 혼밥이 편하지만 앞으론 같은 식탁에 앉을 사람을 찾는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