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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덕근 Nov 15. 2020

역사로부터 배운다는 말의 뜻 되씹기

어떤 사건이 터질 때마다 역사를 번복한다며 한탄하는 사람을 본다. 맞는 말이다. 과거와 비슷한 유형의 일이 그대로 드러날 때, 그래서 피해를 받을 때 이 문구를 기억하곤 한다. 우리가 역사를 배우는 이유는 단순한 지식을 늘리기 위해서도 있겠지만 과거 있던 실수나 안 좋은 것을 번복하지 않기 위해서다. 하지만 그게 꼭 말처럼 쉽지만은 않다.


개인사에 비슷한게 있다면 매년 반복되는 새해목표가 그럴 것이다. 이전에 하지 못했던 이유. 그때는 바빴기 때문에 못했어라는 이유는 다음을 개선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또 바빠질 것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정확히 무엇 때문에 못한 것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과 해답이 필요하다. 그러지 않으면 바쁘다는 이유로 내년에도 똑같은 목표를 세울 확률이 높다.


과거를 통해서 배우기 어려운 다른 이유는 이해관계나 환경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멀리서 보면 비슷해 보이는 것도 가까이서 보면 전혀 다른 경우가 많다. 만약 둘 다 일치한다면 세상은 좋은 대학, 높은 지식수준의 사람이 반드시 일을 잘한다는 공식으로 연결된다. 하지만 대다수는 그렇지 않다. 이론과 실전은 엄연히 다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이론이 중요하지 않단 말은 아니다. 둘 다 중요하다.)


과거, 역사를 안다는 것은 이론에 가깝다. 실전이 아니다. 우리가 그 시대에 살았던 게 아니기 때문이다. 내 과거 역시 마찬가지다. 지금의 나와 과거의 나는 생각하는 것도, 가진 것도 전혀 달랐다. 때문에 할 수 있는 행동이 다르다. 그것을 같은 유형으로 보고 어리석다고 손가락질하면 안 된다.


그렇다면 역사는 전혀 쓸모없을까? 아니다. 역사를 보고 미래를 유추하고 시대를 읽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한 가지 변하지 않는 것은 몇천 년이 지난 지금도 인간은 여전히 감정을 갖고 있고, 신체구조도 크게 바뀌지 않았다는 점이다. 다만 시대와 환경이 변했을 뿐이다. 때문에 시대를 뛰어넘는 이론과 영감을 주는 말들은 여전히 심금을 울린다. 우린 여전히 인간이기 때문이다.


과거를 통해 배운다는 것은 그리 간단치 않다. 하지만 과거로부터 제대로 배울 수 있다면, 과거의 사건을 다방면으로 보고 나라면 어땠을까 상상해보면서 상황에 대한 시뮬레이션을 해볼 수 있다면 그 경험들은 내게 도움이 된다. 이것이 될 때야 비로소 과거로부터 학습한다는 말을 써먹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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