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덕근 Dec 11. 2020

좋아하는 것과 하는 것의 간극

최근 아는 사람이 등산에 푹 빠져있다. 어느 정도냐면 거의 매주 등산을 갈 정도다. 그것도 혼자서. 왜 그렇게 열심히 다니냐고 물으니 원래 등산을 좋아했다고 말한다. 그런데 내가 아는 그 사람은 여태 지내온 동안 등산을 자발적으로 가겠다고 말한 게 몇 번 안되었다. 그런 그가 원래 좋아했으니 자주 간다 라는 말에서 묘한 간극을 느꼈다.


생각해보면 나도 그런 면을 가지고 있었다. 프로그램 개발을 좋아한다고 말하지만 종종 퇴근 이후 저녁시간이나 주말엔 쳐다보지도 않았다. 혹은 정말 좋아 보이는 것, 배우면 재미있을 거 같은 것이라 말하고도 실제로 그것을 하지 않고 쭉 미뤄두는 경우가 있었고 지금도 있다.


좋아하는 것과 그것을 하는 것에는 간극이 존재한다. 나는 이것을 이전 생활패턴을 유지하고 싶어 하는 인간의 관성이라고 본다. 사람은 누구나 저마다 가진 루틴에 살고 있다. 매일 아침 7:30에 식사를 했던 사람은 특별한 일이 없는 한 7:30에 식사를 하는 것처럼 말이다. 반면 좋아한다는 것을 한다는 것은 이전의 루틴에서 시간을 할당해야만 가능하다. 


그깟 시간 내는 게 뭐 어때서 라고 생각할지 몰라도 막상 그 시간이 되면 심리적 장벽이 매우 높다. 그래서 습관을 바꾸는 게 어렵다는 것이다. 여기서 습관은 행동뿐 아니라 생각과 감정을 포함한다.


누군가는 이렇게 말한다. 진정 좋아하는 것이라면 행동으로 보여야 한다고. 이 말에 동감하는 바다. 자신의 기존 루틴을 원하는 것을 하기 위해 바꾼 것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좋아한다는 것에는 우선순위가 웬만한 다른 것들보다 훨씬 높아야 한다. 하지만 사람은 종종 타인에 의해 반강제로 주어진 우선순위가 있다. 대표적으로 회사 출근이 그럴 것이다. 반드시 해야 하는 것, 예를 들어 생계수단을 위해 일을 하는 것이 그런데, 이런 것이 우선순위가 높은 건 당연하다. 하지만 그 외의 것, 예를 들어 퇴근 후 치맥과 같은 것은 필수가 아닌 선택이다. 이런 것에 보내는 시간은 내가 좋아하는 것으로 바꿀 수 있는 1순위가 될 수 있지만, 이런 즐거움을 희생(?)하면서까지 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런 심리적 장벽을 허물어야만 소위 말하는 좋아하는 것을 할 수 있게 된다.


지금 떠오르는 좋아하는 것이 있다면 왜 그것을 못하고 있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자. 그리고 그것을 하기위해 정해진 루틴을 바꾸는 용기가 필요하다. 이것은 단순한 의지로만 해결될 것이 아니다. 환경설정을 해야하고 구태여 시간을 내야하며 내 감정컨트롤이 필요하다. 좋아하지 못해서 하지 않는게 아니라 다른 우선순위에서 밀린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좋아하니까 그 우선순위를 올리는 용기를 갖길 바란다.




함께 보면 좋은 글:

https://brunch.co.kr/@lemontia/309

https://brunch.co.kr/@lemontia/297


매거진의 이전글 잡일해주는 사람에게 감사함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