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회사에 가려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그중에 몇몇은 좋은 스킬을 보유한 회사에 가면 배울 점이 많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얼마 전 지인과 대화할 때도 그런 두려움이 있었는데, 지금 회사에서 하는 것이 맞을까? 여기일만 해서는 뒤쳐지지 않을까? 하는 고민이었다.
다양성 존중이라는 개념과 함께 다양성이라는 말이 언제 어디서든 통용되는 '좋은 말'로 인지되는 거 같다. 마찬가지로 다양한 일을 한다고 해서 반드시 좋을까? 이것 역시 생각해봐야 할 주제인 듯싶다. 페르시아 제국은 한때 전 세계를 호령할 정도로 강대했지만 그리스에게 패했다. 흥미로운 점은 페르시아군의 패배 원인이 다양한 민족으로 구성된 탓이라는 점이다. 아마 다양성이 왜 단점이냐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다양성이 장점이 되는 순간은 변화하는 환경에 대한 적절한 대처능력과 창의력을 발휘할 가능성을 높이기 때문이다. 당시 페르시아 제국은 넓은 영토를 지배했기 때문에 중앙아시아 초원의 유목민족을 징발해 최고의 기병을 보유했고, 그리스군보다 훨씬 우수한 궁병을 보유했다. 하지만 그뿐이었다. - <세상의 모든 전략은 전쟁에서 탄생했다>
다양한 민족이 있으면 어느 군대가 쳐들어와도 이겨낼 수 있을 거 같지만 실질적으론 틀린 말이다. 전쟁은 상대에 맞춰 적정한 전술과 편성을 구성해 최대의 효율을 내야 한다. 이는 개인도 마찬가지다. 오히려 이것저것 하는 것보다 하나라도 제대로 팔 줄 아는 게 오히려 더 적절히 써먹을 수 있는 기회를 만들기 쉽다. 어설프게 알면 써먹는 곳을 찾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내가 일하는 쪽은 크게 디자인이 관련된 영역과 데이터만이 오가는 영역이 있는데, 하나의 앱이 나오려면 이 둘을 모두 적용하여 만들어야 한다. 문제는 일을 하다 보면 사람이 부족하여 서로의 영역을 넘나들곤 하는데, 이때 후자만 하던 주니어는 전자도 해야 하나?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재밌는 건 주변에서도 '그러면 좋지 않을까?'라며 부채질을 한다. 나 역시도 그랬다. 그러나 기술을 많이 할 줄 안다고 해서 기술을 잘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점점 연차가 쌓이고 시니어가 되어 갈 때쯤 필요한 심도 있는 기술에 더 관심을 두어야 한다. 서브가 메인이 되어선 안된다는 의미다.
적절한 타이밍에 적절한 기술을 활용하는 방법을 익히는 게 가장 중요하다. 이것이 되고 난 후에 서브, 즉 다양하게 해 보는 것도 의미 있고 융합이 가능한 것이지 가장 중요한 것을 어떻게 써먹어야 할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이것저것 한다고 내 실력이 좋아지는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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