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을 하다 보면 기본이 되는 것들이 있다. 문제는 이 기본이라는 것이 깊게 들어가기 시작하면 밑도 끝도 없는 수준까지 간다는 점이다. 그 모든 걸 다 학습하자니 시간도 없을뿐더러 언제 활용할지 모를 것에 엄청난 노력을 퍼붓는 것은 사람을 지치게 만든다. 그래서 적당한 선에서 타협하여 학습하면서 늘리는 것을 선택한다.
그런데 이 기준점이 어디에 있느냐는 무척 중요한 잣대가 되곤 한다. 그리고 이 기준점은 의식적으로 노력하지 않으면 항상 그 자리에 머물게 된다. 최근 몇몇 경력직을 관찰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들의 공통점은 문제점이 발생할 때 평소 자기가 하던 수준까지를 기준으로 근본을 파헤친다는 점이다. 그래서 누군가는 표면적인 문제만 해결되면 넘어가는데 반해, 누군가는 그 작동원리까지 검토한다. 정말 각양각색하다.
개인적으로 이것을 학습태도, 또는 학습습관이라고 부른다. 습관을 정해진 시간에 기계처럼 하는 것 외에 생각하는 방식이나 문제 해결에 대한 접근법 역시 이런 차이를 보인다. 물론 후자의 사람은 훨씬 많은 시간을 쏟아붓는다. 그리고 그 쏟아붓는 것에는 응용보다 기초에 가까운 것, 그래서 당장 써먹을 수 있는 것보다 미래를 위한 투자로 보였다.
흥미로운 건 초반엔 전자와 후자가 그리 큰 역량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후자가 조금씩 치고 올라온다. 많은 시간을 투자한 덕분에 다양한 응용폭을 가지기 때문이다. 기초를 잘 학습했기 때문에 응용할 수 있는 폭이 넓어진 것이다. 오히려 응용만 했던 전자의 경우 계속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거나, 문제해결능력에도 떨어지는 면모를 보였다.
같은 문제를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대한 관점의 차이는 더 나아가 어떻게 학습할 것인가로 이어진다. 그럼 표면적인 문제만 해결하던 사람은 못한다고 비난받을 것인가? 꼭 그렇다고 볼 순 없다. 학습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에 그런 것이기 때문이다. 기초학습에 중요성은 알지만 어떻게, 어느 수준까지, 무엇을 보는 게 기초 수준인지 모르는 모를 경우 비슷한 일이 발생한다. 즉 학습하는 방법에 대한 무지에서 비롯된다.
문제점에 대해 집요하게 늘어지라고 한다. 그러나 어떻게 물고 늘어지는지 모르면 본인 수준에선 물고 늘어졌다 하더라도 누군가가 봤을 땐 그게 적당히 물고 늘어진 것처럼 보인다. 이런 무지에 대해 탈피하는 방법은 책이나 강의를 통해 폭을 넓히는 수밖에 없다. 여기서 한 가지 중요한 점은 문제점을 보고 책을 펴는 게 아니라 평소에 책을 가까이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래야 문제점이 생겼을 때 '아 그때 비슷한 걸 봤었는데'하며 떠올린다.
학습 수준은 자신이 아는 만큼에서 깊어지는 것이지, 본인의 의지 하나만으로 해결되는 게 아니다. 궁금증을 가져라, 호기심을 가져라 라는 말도 한계가 있다. 아는 게 있어야 호기심이 생기고 그에 대한 파생 학습이 생기는 법이다. 때문에 학습은 꾸준해야 하며 이상현상을 감지할 수 있는 눈과 호기심을 가질 수 있는 눈을 지속적인 학습으로 길러야 하는 것이다. 문제가 생기면 문제에 대한 호기심만 갖는다. 그러나 다양한 지식이 있다면 문제이면의 것까지 호기심을 자극한다. 그때 비로소 전체를 보는 눈이 길러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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