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에는 두 가지 유형이 있다. 유료인가 무료인가. 사실 교육뿐만 아니라 여러 방면에서 무료냐 유료냐에 따라 분리되어 있다. 그런데 잘 생각해보면 세상에 공짜라는 것은 없다. 누군가의 시간과 노력이 거기에 개입되기 때문이다. 아르바이트를 하면 최저시급으로 9160이라도 받을 수 있는데 누군가를 위해 교육한다는 것은 분명 공짜로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어떤 환경이냐에 따라 그것을 공짜로 여기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으로 회사에서 하는 교육이 그렇다. 정확히는 회사에서 하는 공식적 교육이 아니라 팀끼리 하는 교육이 그렇다. 어느 팀이든 선임과 후임이 있는데, 대체로 선임이 후임을 가르쳐주는게 보편적이다. 그런데 이런 교육을 유료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는듯 하다. 당연하게도 내가 내돈주고 구매하지 않기 때문이다.
과거 선임이 후임에게 무언가를 가르치고 교육하는 게 당연시되는 시기가 있었다. 이런 시기에 풍조는 아무나 데려오고 교육시키면 잘한다는 풍조가 있었던 듯하다. 후임들 역시 하라면 하는 그런 분위기 속에서 성장했기 때문에 교육받는 것을 당연시했고 그로 인해 교육을 받는것도, 자신의 스킬을 업하는 것도 자연스러운 분위기였다.
그러나 요즘은 교육을 하더라도 상대방이 거절할 권리가 있다. 여전히 강압적인 회사가 많긴 하지만 의무교육이 아닌 선택교육의 성향이 강할수록 참여도나 받아들일 의지가 낮고 교육역시 흐지부지 되는 경우가 많다. 강압적인 분위기가 될수록 반발심만 세질 뿐이며 여차하면 퇴사를 고려하기까지 하니 이제 교육도 눈치를 보면서 해야 하는 상황인듯 하다.
덕분에 채용시장에 변화가 생기는 것 같다. 최근에 어느 이사님과의 대화에서 그것을 확실히 느꼈는데, 요즘은 교육을 하는 것보다 채용을 잘하는 게 훨씬 낫다고 하셨다. 어차피 머리도 크고 개인의 권리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시대인데 내 시대처럼 누군가를 앉혀서 억지로 가르친다는 것은 불가능하고 받아들여지지도 않으며 여차하면 감정까지도 상하게 된다는 점이었다. 그 말을 듣고 <구글의 아침은 자유가 시작된다>에서 말한 '교육보다 채용이 중요'하다는 말이 떠올랐다.
회사에서 선임이 해주는 교육 역시 유료 교육이다. 다만 내가 돈을 내는 대신에 회사에서 돈을 내는 무료 강의처럼 보일뿐이다. 왜냐하면 회사에서 근로시간에 따른 비용으로 보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가 직접적으로 내는 돈이 아니기 때문에 와닿지도 그것이 필요하다고 생각지도 않는 듯하다. 어찌 보면 잔소리처럼 들릴지도 모른다. 사실 어찌 보면 후임의 상황과 거기에 걸맞은 교육을 가장 잘 이끌어줄 수 있는, 내가 어느 강의에 가서 비싼 돈을 주고 듣는 것보다 더 값진 것일지도 모르는데 말이다.
돈으로 동기부여를 산다는 말이 있다. 영어공부를 하는 방법에는 정말 다양하고 무료 방법도 널렸지만 구태여 학원을 가서 하는 이유는 체계적인 학습법 + 동기부여 자극을 받기 위해서란 말이다. 하지만 내가 열심히 공부해야한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집을 나와봐야 어머니가 해준 집밥의 소중함을 안다. 하지만 매일 먹는 밥에 고마워 하는 마음을 갖는게 어렵다. 마찬가지로 선임이 후임에게 하는 교육도 어쩌면 비슷한 상황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어쩌면 사내에서 하는 교육, 선임이 후임에게 하는 교육도 공식적으로 돈을 주고받는 과정이 있어야 하는 건가?라는 다소 엉뚱한 생각이 들었다.
교육의 본질은 지금 할 수 없는 것을 미래에 할 수 있을거라 생각하고 가르치는 일련의 활동이다. 그런데 경험을 중시하는 근로자의 경우 종종 교육을 무시하곤 하는데, 그렇기 때문에 하던일만 하며 그것이 전부인줄 알고 자신이 하는 일이 가장 중요한줄 아는 우물안 개구리신세가 된다. 하지만 교육을 거부하는 이상 이것을 억지로 떠먹일 순 없다. 이제부턴 정말 스스로 찾아야 하는 것이다. 어쩌면 후임을 위해 억지로 시간을 내는 선임도, 듣고싶지 않은 교육을 듣는걸 거부할 수 있는 후임도 모두 윈-윈 인것처럼 보인다. 겉으로 보기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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