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덕근 Nov 17. 2021

하는 일이 하찮게 보이는 착각

성장에 목말라 있는 내가 가장 추구하는 것이 바로 효율성이다. 그런데 효율성에 집착하다 보니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일을 해야 할 때마다 귀찮음과 짜증이 밀려왔다. '안 그래도 바쁜데 이런 일까지 해야 하나'라는 생각과 쫓기듯 하는 일은 점점 나를 고립시키고 있었다.


중요하지 않은 일이라 생각하는 것에 시간을 투자하는 것을 대단히 비효율적이라 생각했다. 차라리 그 시간에 해야 할 일을 온전이 집중하는 것이 생산성이나 발전, 그리고 성장 측면에서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것이 대단한 착각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일에 경중이 없다는 말이 있다. 그러나 그 말이 다 맞는 거 같진 않다. 일에 경중이 있는 건 맞다. 다만 중요한 일을 하기 위해 덜 중요한 일이 충분히 잘 처리되고 있어야 한다. 때론 그것에 발목이 잡히기 때문이다. 발표 준비를 한다고 할 때 PPT와 발표 연습을 하는 것이 가장 핵심이겠지만 그밖에 회의실을 예약하고 사람들에게 알리고(리마인드 포함) 관련 자료를 프린트해야 한다. 이런 것들은 하찮게 보일 수 있지만 이런 것들이 제대로 되어있지 않다면 아무리 발표 연습을 많이 한다 한들 소용없다.


대부분의 일은 모두 연결되어 있다. A라는 일을 하는데 B, C, D 등 여러 가지 것들이 얽힌다. 문제는 이것들이 모두 직접적인 연관관계에 있지 않다는 것이다. 방금의 발표 준비처럼 직접적인 것은 보고 즉각 해결하면 된다. 그러나 그것 외에 간접적 영향을 미치는 요소도 무수히 많다. 그리고 예기치 못한 위기가 발생하는 것에 원인은 대부분 이 간접적인 것을 제대로 챙기지 못해 발생하는 문제다. 그리고 이런 종류의 일일수록 하찮다고 미뤄둔 것일 가능성이 높다.


빵집으로 성공한 한 사장님이 있었다. 그의 강의를 들은 적이 있었는데 그가 이런 말을 하는데 깊이 다가왔다. '빵을 굽는 것이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 남과 다르게 빵을 굽지 못한 것이 부끄러운 일이다' 저도 직장 생활 중 때때로 박사까지 받은 내가 과연 이런 하찮은 일들을 해야 하나라는 불평이 있었다. 그런데 그 말을 들은 이후 하찮은 일을 대할 때마다 그 말을 명심하고 그런 일이라도 남들과 다르게 하려고 해보았다. 반복적인 일은 자동화하거나 효율적으로 할 방법, 재활용할 방안을 찾아봤다. 그러니 성장이 이루어졌다. 또 벤처를 같이 창업해서 일할 때는 온갖 잡일을 다 직접 해봤는데 그게 엄청난 자산이 되었다. - <일의 격>


지금 하는 하찮아 보이는 일들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개선하고 발전시키는 건 오롯이 나의 마음가짐에 달렸다. 중요한 일을 한다고 스스로가 귀해지는 게 아니다. 어떤 일이든 보다 나은 방향으로 만드는 것이 스스로를 귀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 맡은 일보다 지금 주어진 일, 해야 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성장도 그렇게 찾아온다.


빵을 굽는 것이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 남과 다르게 빵을 굽지 못한 것이 부끄러운 일이다.




함께 보면 좋은 글:

https://brunch.co.kr/@lemontia/614

https://brunch.co.kr/@lemontia/441


매거진의 이전글 인생을 바꾸는데 책이 좋은 선택인 이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