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덕근 Dec 16. 2021

일에 용기가 필요할 때

일의 성격에 따라, 또는 환경에 따라 어쩔 수 없이 일을 놓아야 하는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 예를 들어 회사를 그만두는 경우가 대표적이라 할 수 있다. 특별한 상황이 아니고선 가급적이면 일을 끝까지 해내는 것이 중요하다. 그것이 나에게 주어진 사명 같은 것이라 생각하고 말이다.


어려운 일에 닥치거나 과하게 몰렸을 경우 포기하고 싶은 욕구가 생긴다. 일을 처음부터 거절했더라면 괜찮겠지만 이미 맡겠다고 한 이상 어느 정도 완성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거절을 했더라면 당장의 불편함은 있을 수 있지만 후폭풍이 없다. 하지만 하겠다고 하고 해내지 못하면 후폭풍을 감내해야 한다. 상대방도 나를 믿고 기다렸기 때문에 그로인해 낭비된 시간이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하겠다고 말했다면 마무리까지 해내는게 중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상대방에게 안좋은 이미지를 준다. 신뢰가 깨지고, 평판이 나빠지는 것 뿐만 아니라 스스로가 그것에 대한 좌절감을 갖는 경험을 한다. 그로 인해 치열하게 반성하고 더 나은 모습으로 성장하면 좋겠지만, 대부분은 그 상황을 합리화 한다. 그렇게 도망치는 것에 점점 익숙해지는 것이다.


'부자의 삶'의 반대말은 '빈자의 삶'이 아니다. '도망자의 삶'이다. - <멘탈의 연금술>


최근 일이 많아지면서 얼굴에 무언가 났는데 병원에 가보니 대상포진이라고 한다. 일을 줄이고 스트레스를 줄이라고 하는데, 병원 나서면서 든 생각은 '이것을 포기할게 아니라 스트레스를 최대한 덜 받을 수 있도록 해야겠다'라고 생각했다. 


첫 번째로 생각이 든 건, 걱정이 걱정을 부르는 스트레스를 없애는 것이다. 해결되지 않는 것을 무한정 걱정해봤자 남는 건 스트레스밖에 없다. 때문에 당장 닥치지 않은, 해결할 수 없는 걱정거리에 대해서는 조금 미뤄두기로 했다. 두 번째로 명상을 다시 시작했다. 머릿속에 남아있는 생각 찌꺼기를 제거하는데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세 번째로 혼자 해결할 수 없는 일이라면 적극적으로 타인에게 도움을 요청하기로 했고, 그에 대한 결과를 내가 먼저 걱정하지 않기로 했다. 이 정도만 되어도 어느 정도 스트레스가 해소될 거라 생각한다.


쉬어야 한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그런다고 해결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 오히려 그것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더 큰 문제로 돌아올 수 있다. 쉬어야 한다는 말이 스트레스를 덜 받기 위해서라면 스트레스를 덜 받을 수 있는 여러 방법을 써보는 게 더 낫다는 판단을 했고 지금 하고 있는 일에서 도망치지 않기로 했다. 언젠간 반드시 겪어야 할 일을 미리 겪는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올해 내 한계의 끝까지 몰아붙여 보겠다는 다짐을 했고, 지금 그런 한계들이 봇물 터지듯 오는 중이다. 그런 와중에 대상포진도 걸려봤지만 이 모든건 나의 선택과 결정에서 온 결과물이고, 이제 어느 정도 나의 한계선도 알게 된 것 같다. 이번 계기가 올해 걸었던 슬로건의 정점을 찍는 순간이 아닐까 생각하는 요즘이다. 그리고 늘 그렇듯, 내가 할 수 있는 것에 최선을 다할 뿐이다.




함께 보면 좋은 글:

https://brunch.co.kr/@lemontia/626

https://brunch.co.kr/@lemontia/438


매거진의 이전글 곁에 두고 싶어 할 사람이 되자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