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혼자 잘 산다.

제발~!!

by Lena Cho


1인 가구 삶이란 게 겉에서 보면

단출하고, 한없이 편해 보일 수도 있겠지만

서울에서 혼자서 가구를 책임지고 꾸려

간다는 게 요즘 같은 세상에 그렇게

호락호락하지만은 않다.


남들은 혼자 벌어 혼자 쓰는데 뭐가 힘드냐...

하지만 누구의 도움 없이 오롯이 한 가구를

혼자서 이끌어 간다는 게 요즘 같은 세상엔

점점 더 어려워지는 거 같다.

온갖 세금에, 관리비, 통신비, 식비 등은

혼자 사나, 둘이 사나 큰 차이는 없을 거 같다.


대학을 졸업하고, 바로 취업해서 일을 하면서

부터는 내 의지로 쉬어 본 적은 한 번도 없다.

요즘은 남, 녀 상관없이 산휴다, 육아휴직이다

해서 몇 달, 몇 년을 쉬기도 하지만 미혼인

사람들에겐 그저 남의 일이고, 우리 회사는 따로

휴가기간도 정해진 게 없어서, 내 연차 내가

쓰는 건데도 1주일 이상씩 붙여 쉬는 건

상상하기 힘들다.


그렇게 쉼 없이 살아오다 보니, 매일 피곤하다는

이유로 음식도 대충 챙겨 먹게 되고, 거의

로봇처럼 출, 퇴근만 반복하다가 건강도 많이

안 좋아졌다.


비단 이런 상황이 나한테만 국한되는 문제는

아닐 테지만, 혼자서 사는 사람은 내가 쉬게

되면, 한 집안에 수입 자체가 없어지는 거기

때문에 쉬는 것도 말처럼 쉽지가 않다.


아무튼 요즘은 코비드 19와 함께 내 의지와는

다르게 기약도 없이 쉬고 있다.

쉬게 되면서 근심과 걱정도 늘어가지만,

일할 땐 매일 컴퓨터와의 씨름으로 거북목이

심해져서 왠지 거북이가 되어 바다로 가야

갈 거 같은 기분일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고,

거기다 세트로 손목 및 손가락 관절이 늘 아파서

틈틈이 병원도 다녀야 했던 나에게 그때마다,

의사 선생님이 하는 말은 '안 써야 좋아져요,

한 6개월 쉬면 좋아져요'등의 얘기가 나의

처방이었지만, 어디 그게 말은 쉽지만

이런 문제로 내 상황에 6개월씩 쉴 수도

없으니 늘 크든, 작든 통증을 지금껏 달고

살아왔다.


정말 심할 땐 휴대전화기 버튼 누르는 것도,

손톱도 못 깎을 정도로 많이 아팠었는데,

요즘은 쉬면서 손을 덜 쓰다 보니 정말

고질병처럼 아팠던 손목과 손가락의 통증이

훨씬 덜 아프다.


그러면서 드는 생각이 '어쩔 수없게 쉬게 된

시간이지만 그 시간이 또 이렇게 아픈 나를 치료

해주기도 하는구나'란 생각에 나에게 좀 더

집중하게 되고, 그래서인지 이전보다 마음도

훨씬 편해지고 그러다 보니 몸도 더 건강해지는

느낌이다.


나라는 사람 번 걱정거리가 생기면 그 걱정이

달아나기라도 할세라 꽉 붙잡고 끝없이

골머리를 섞이는 편이었는데 이번에 나한테

좀 더 집중하면서부터는 그런 것들이

문제 해결에 전혀 도움도 되지 않고,

대부분의 내가 걱정하는 것들은 이미

내 손을 떠났거나, 내 의지로 해결할 수 없는

것들이란 것도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다.


되도록이면 긍정적으로 생각하게 되고,

소소한 것에 감사하며 살다 보니 심란했던 삶이

훨씬 단순해지는 기분이랄까...

요즘은 그냥 걷다가 남의 집 담벼락에 핀

장미꽃만 봐도 너무 예쁘고 막 행복해지는 느낌이다.


하지만 이런 마음이 오래가지 않는 게 문제

이긴 한데, 이럴 때마다 온갖 불안감이 문득문득

인생의 그림자를 만들기도 하고, 그동안 직장

생활하면서 진작에 열심히 재테크하지 않은

나를 가끔씩 탓하기도 하지만, 그런데 어쩌랴

시간을 되돌릴 수도 없고, 되돌린다 한들 크게

바뀌지도 않을 거 같아 그냥 지금 현실에

하루하루 절약하며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잘 살아가기로 마음을 먹는다.


그런데, 나한테는 요즘 그 흔한 배달

하나 없다, 더욱이 혼자 사는 사람들의

필수라고 하는 '배달해서 먹는 민족'과

또 쌍벽을 달리는 '여기요 '에 요즘 또

새롭게 라이징하고 있다는 x팡 잇츠 그

앱들 말이다.


첫 주문이면 만원을 준다, 몇 번 주문하면

일정액이 리워드 된다는 그 유혹에도, 거기다

가끔 친구들이 보내주는 배달 앱 쿠폰에도

흔들리지 않고 앱 자체를 다운로드하지 않았다,

한 번 사용하게 되면 그 할인 혜택에 몇 십배를

거기서 쓰게 될 것을 잘 알기에 말이다.


사실 요즘 집에 있는 시간이 많다 보니 가끔은

커피를 배달해서 한 잔씩 마시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은데 커피값에 배달료까지 생각하면

처음부터 아예 앱을 안 깔길 잘했단 생각이

든다.


그러다 정말 먹고 싶으면 산책도 할 겸 아주

마음먹고 직접 나가게 된다, 더욱이 우리

집이 불광천 카페거리가 도보 2분 아닌가...


그런데 쉬는 날 집 밖을 나가는 건 나한테

너무 귀찮은 일이기 때문에 안 나가게 되고

그러면서 자연스레 절약도 하게 된다.


출근할 땐 매일 촉박한 출근 시간에도

불구하고 커피 한 잔을 꼭 사서 마셔야 하루가

시작되는 기분이었고, 가끔은 정말 출근길에

몇 분을 남기고 커피를 사서 갈까, 그냥 갈까로

머릿속이 복잡해질 땐 와! 내가 일을 하러 오는

건지 커피를 사러 오는 건지, 아침부터 이렇게

일찍 커피 사러 나왔나?! 하는 현타가 들 정도였다.


또 요즘은 반조리 식품 소비도 엄청나게

증가하고 있다고 하는데 나는 반조리 식품이나,

반찬도 한 번 사 먹어 본 적이 없다.


다행인 건 내가 사 먹는 음식과 군것질 같은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나의 음식 솜씨가 기가 막히게

좋은 것은 아니지만, 그동안 혼자 살면서

내 음식에 내가 너무 적응이 돼서 그런지 크게

맛은 없지만 한 가지라도 내가 해서 먹는 게

좋다.

그런데 요즘은 물가도 많이 올랐고 해서

오히려 나처럼 혼자 사는 세대는 해 먹는 것보다

시켜 먹는 게 가성비 면에선 더 경제적 일 거

같다. 재료들이 한 번 조리 뒤에 남게 되면

버리게 되는 게 많고, 장을 볼 때마다 조금씩

사려고 해도 가성비면에선 1인분씩 소포장되어

있는 재료보단 그냥 한 묶음을 사는 게 훨씬

저렴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요즘 배달되는

포장용기들을 보면 내가 왠지 클린 지구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는 거 같다.


주변 사람들이 물려줄 자식도 없으면서 환경

생각은 왜 이렇게 하냐는 말까지 들을 정도이니

돈도 아끼고 지구도 생각하는 나란 사람 이건

칭찬해줘야 하지 않을까 싶다~


어쨌든 나의 밥상이 매일 랍스터에 진수성찬은

아니지만 된장찌개, 김치찌개 하나로도 감사하게

먹고, 이렇게 크고, 작은 일을 겪으면서도

나의 삶의 방향이 언제나 옮은 길로 가길 바라고

그 속에서 계속 앞으로 나아가며 좀 더 행복하고,

겸손하게 살아가야겠다는 고민을 해본다.


삶이라는 게 매일 행복하게 뜻한 대로만 살 수

있다면 걱정, 근심이 뭔지도 모른 채 다들

살아가겠지만 인생이란 게 좋다가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고, 또 생각지도 못한 일에 당황하고

방황하면서도 또 우직하게 내가 가고자 하는

길을 가는 게 그게 또 인생이 아닌가 싶다.


어릴 때부터 부자였던 적이 없어서

부자가 얻는 혜택과 그 기쁨의 정도는 잘

모르겠지만, 물론 돈이야 많으면 많을수록

좋겠지만 그렇다고 내 삶이 너무 돈만 쫒으면서

살아가길 바라지지 않는다.


그냥 나는 기회가 되면 여행도 다니고 나도

돌아보면서 가끔 주변도 엿볼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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