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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콤이 Mar 19. 2024

미국행 결정 후 '이것'부터  당장 시작했다.




미국으로 아이를 독립시키기로 결심하면서 나쁜 습관을 버리고, 좋은 습관을 만들기로 했다. 몇 개월일지 몇 년이 될지 모르는 아이와의 시간적 · 물리적 거리감 때문이다.


언제든 옆에 붙어있다면야 걱정거리가 덜 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상황이다. 지독한 열감기라도 걸리거나 , 학교에 부모가 참석해야 할 상황이거나, 적응하기까지 외로운 순간 등 무수한 상황에 함께 하지 못하는 거다.


그럴 때마다, 나는 한국에서 발만 동동 구르며 애타할게 뻔하다. 거꾸로 생각해 보면 아이들도 그럴 상황이 올 수 있음을 의미한다. 물론 언제나 그렇듯이 부모의 사랑만큼이나 아이의 애타는 감정은 덜하겠지만. 어찌 됐든 아이가 미국에서 한국의 부모를 생각하며, 동동 거릴 일을 만들어주고 싶지는 않다.




모든 부모는 아이에게 있어서 신(神)이다. 아이가 쓰러지면 내가 쓰러지는 것처럼, 내가 쓰러지면 아이도 쓰러질 수 있다. 적어도 내 아이에게만큼은 끝까지 신(神)만큼 강력한 존재로 남아야하지 않을까.


결론은 내가 건강하고 내가 아프지 않아야 한다.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드는 거고, 건강한 정신은 긍정마인드를 부르며, 쓸데없는 걱정을 덜어 준다. 이런 단단한 마음을 갖기 위해 최근 시작한 「좋은 습관 만들기 프로젝트」를 공개한다.




� 좋은 습관 첫 번째



나는 맥주를 참말로 좋아한다. 밥을 먹을 때도 종종 반주 스타일을 고집할 정도다. 맥주러버들에게 죄송하지만, 이것이 꼭 나쁜 습관이라는 건 아니다.  나에게는 단점이 타인의 눈에는 장점으로 보이는 것처럼, 좋은 습관 역시 기준이 애매모호하다. 어디까지나 현재 나의 상태를 기준으로 둔 이야기이니 오해는 말자.


우선 좋은 습관을 만들기 위해, 최근 내 몸이 망가진 원인을 찾아보았다. 답은 금방 찾을 수 있었다. 맥주를 향한 사랑이 집착으로 변할 정도로 급격한 일상을 만들고 있었다. 잦은 외식과 빈번한 반주로 말이다.




� 좋은 습관 두 번째



평소 주변으로부터 부지런하다는 말을 많이 듣는 편이다. 그런 내가 절대 이길 수 없는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아침잠'님 되시겠다. '아침잠'님을 이겨야지만, 나는 비로소 아이에게 바로 설 수 있다.


안다. 내가 일찍 일어난다 한들 아이가 일찍 일어나는 것도 아니며,  세상이 바뀌는 것도 아니며, 쉽게 부자가 되는 것도 아니란 걸 안다. 분명한 건 내 마음이 변하고 , 그로 인해 기회가 생긴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싶다.




1. 맥주 집착에서 벗어나는 방법

- 탄산수 or 보리차 대체제 찾기 , 횟수 줄이기


2. '아침 잠' 님 이기는 방법

- 꼭 가야만하는 아침 6시 수업 등록






너무 뻔하지만, 때로는 뻔한 게 정답이다. 내 몸에 붙은 나쁜 습관을 없애겠다고 마음먹었으면, 좋은 습관 만들기에 집중하자. 물론 강하게 마음 먹어도 작심삼일을 지키기 힘든게 현실이다. 그럴때마다 나를 일으켜 세울만한 기준을 만들어두면 조금 수월하지 않을까.


내가 주인공인 좋은 습관 만들기 프로젝트!



죽을힘을 다해 버리고
죽을힘을 다해 살려야 한다.



완벽해지고 싶으나 많이 부족한 엄마다.  오늘도 나는 죽을힘을 다해 아침잠을 버리고, 죽을힘을 다해 좋은 습관을 살린다.




한 달만에 아이도 살이 빠졌다



미국에서 맛보는 음식이 오죽 맛있을까. 꼭 먹어봐야 할 햄버거집과 피자 스테이크를 투어처럼 찍곤 했다. 다행히 한국인 몸뚱이를 갖고 있는지라 김치와 밥을 머지않아 금방 찾게 된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다. 


주말여행을 하다 보면 어느새 미국 식당과 한인타운 맛집에서 인증샷을 찍고 있다. 사진 장수만큼 내 살 그람수도 늘어난다. 그 사실을 깨달았을 땐 이미 예전 몸으로 돌이키기 힘들 정도로 바지가 타이트해졌다.


어른인 나야 어찌어찌 다이어트를 한다 치지만 , 한창 성장기인 아이가 걱정이다. 미국 학교 점심은 한식이 아닌 핫도그 샐러드 과일 쿠키 등 부실한 점심 급식이다. (내 눈에 부실하다는 거지, 절대 영양학적으로 부실하다는 표현이 아님 )



미국에서 지낼 아이의 식습관 예상 시나리오


1.  등교시간으로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야 하는 상황


2. 1번으로 빠른 식사 시간과 가공 식품 소비


3. 학생에게 밤 산책이 자유롭지 못한 미국이다.  신체 활동 감소와 운동 부족 현상.


4. 3번으로 인해 평일 집안에서 TV시청, 컴퓨터 사용 시간 증가


5. 수업이 끝난 후 굶주린 배를 채우러 아이는 패스트푸드점으로 친구와 달려갈 수도 있다. 저렴하면서 맛있는 햄버거와 몇 번이고 리필 가능한 탄산음료. 



아무리 생각해도 살이 찔 것 같다. 단순 미적 관점으로 걱정하는 게 아니다. 과체중이나 비만은 자존감 저하는 물론이고 우울증도 동반할 수 있다. 자신의 생각을 완벽하게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한국이 아닌 미국이지 않은가.



원체 성격이 둥글둥글하고 유머러스한 아이라 미국 생활을 잘 해낼 거라 믿는다. 그러나 걱정 많은 엄마인지라 혹시나 아이가 받을 스트레스에 대비해서, 식습관 변화와 체중 조절 기간을 갖기로 했다.  예상기간 총 3개월이었으나, 큰 어려움 없이 아이가 한 달 만에 4킬로가 빠져 버렸다. 



채소 먹기

곤약먹기

필라테스




대부분의 아이들이 그러하듯, 우리 아이도 채소와 야채를 좋아하지 않는다.  샐러드, 샌드위치, 볶음 요리 등 다양한 방법으로  하루 1회 이상 꼭 야채를 먹였다.


풀떼기를 먹는 건 어른인 나도 솔직히 맛없다. 드레싱 종류도 한정적이기만 하다.  아이가 좋아하는 치즈가루와 게 맛살 토핑을 이용하니 질리지 않고 잘 먹는다.


 


탄수화물을 줄이기 위해서 곤약과 잡곡밥 (귀리, 현미, 콩 등)을 이용하여 밥을 한다. 특히나 곤약떡이 아주 별미다. 탱글탱글 쫄깃쫄깃한 식감이며 조금만 먹어도 배부르다.


밥 없이 채소 계란 곤약만으로도 훌륭한 한끼 식사가 된다. 곤약을 너무 많이 먹으면 복부팽만과 속 부글거림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해서 주말에 주로 이용하는 편이다. 여지 까짓 우리 가족에게는 아무런 문제가 생기지 않았다. 



@ Pixabay로부터 입수된 Moni Mckein님의 이미지


처음 이 수업을 등록할 때 남편도 아이도 싫어했다. 여자들이나 하는 운동이라며 교실 입장할 때도 무지 부끄러워했다. 그러나 우리가 흔히 아는 스트레칭 필라테스 운동이 아니다. 


폼롤러와 밴드 등 소도구를 이용한 근력 필라테스다. 수업 내내 약한 나의 몸뚱이에 헛웃음이 나며, 땀을 뻘뻘 흘린다. 아무래도 근력 필라테스는 여자보다 남자에게 효과 있는 운동 같다. 우습게 봤던 남편은 한 달 만에 허벅지가 아주 딴딴해지고, 아이는 살이 빠졌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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