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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콤달콤 Apr 29. 2024

사방천지가 유혹투성이



아무리 니가 날 꼬셔도

절대 넘어가지 않을 거야

학처럼 스무스하게 꼿꼿하게

부드러운 듯 단단한 듯 강렬한 움직임에

숨이 멎을 것만 같지만



아무리 니가 날 꼬셔도

절대 넘어가지 않을 거야

초코처럼 끈적이고 달달하고

특유의 향을 뿜어내는 아찔한 교태에

지금이라도 당장 달려가고 싶지만



아무리 니가 날 꼬셔도 

절대 넘어가지 않을 거야

잠시뿐인 달콤함과 여운 짙은 쌉싸름이

온몸을 파고들어 나는 부서질 테니



아무리 니가 날 꼬셔도

절대 넘어가지 않으려 하거늘

여기도 저기도

고개를 돌리면

사방천지가 유혹투성이다.



사방천지가 유혹투성이 (by.새콤달콤)



내 기억이 맞다면 우리나라 최초 그린티푸라푸치노는 스타벅스다. 아마도. 그때는 서울 한복판 광화문에서 점심시간 또는 일을 끝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종종 사 먹곤 했다. 


내가 알고 내 동료가 알고 있으니, 모든 사람들이 그린티푸라푸치노를 알고 있는 줄 알았다. 하루는 언니를 만나 푸라푸치노를 사주겠다 하니 땡그란 눈으로 그게 모냐고 되물었다.


나 역시 어떻게 그걸 모를 수 있냐는 눈빛을 보냈다. 생각해 보니 스타벅스가 아직 대중화되지 않았던 시점이었고, 주부로 삶을 살던 언니는 광화문에 나올 일이 그다지 없었다.


알 수 없는 야릇한 감정이 들었다. 그린티푸라푸치노는 일종의 나의 커리어우먼을 상징하는 것만 같았다. 얄팍한 그때의 그 우월감은 머지않아 상황을 반전시켰다.


언니처럼 주부로서 삶이 시작되자, 노티드도넛 플레인퐁크러쉬 등 뒤늦게 알게 되는 디저트 음식들이 한가득 쌓여가기만 했다. 어딘가에 숨어있다가 한꺼번에 쏟아져 나오는 디저트들이 이리 많을 줄이야.


그래도 모니모니해도 여름엔 그린티푸라푸치노다. 예전엔 영월의 숲처럼 짙은 푸르름이었는데 말차푸라푸치노로 이름이 바뀐 뒤로는 파스텔톤에 가까운 색상을 뿜어내고 있다.


다이어트로  카페 음료를 끊은 지 한 달이 다 되어간다. 꽤 어렵지 않게 성공을 하고 있다. 지난주 골목길 모퉁이에서 어린 남자를 마주치기 전까지는캐주얼한 복장이었는데 위아래 모두 검은색이었다. 아주 댄디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한 손엔 의상과 대비되는 진한 초록색 음료를 들고 있었다.


그린티푸라푸치노다!


심장이 쿵쿵거렸다. 나의 최애메뉴를 들고 있다니. 당장이라도 달려가고 싶다. 엎어지면 코 닿을 곳에  카페가 이리 많건만 갈 수 없다. 스스로에게 한 달간 카페 출입 금지령을 내렸기 때문이다. 조금만 참아보자. 2kg 빼고 꼭 가야지.



여름엔 그린티푸라푸치노~ 겨울엔 그린티라테~



시와 에세이의 만남, 시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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