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음악이 될 때
서로 다른 소리가 만나 하나의 음악이 되는 순간,
숨소리마저 박자 속에 녹아들었다.
나는 그 한가운데 있었다.
올해, 나는 밴드라는 새로운 도전에 발을 들였다.
평소 밴드 음악에 끌렸고,
악기 소리가 주는 묘한 설렘이 늘 마음을 건드렸다.
작년부터 보컬을 배우던 중,
학원에서 ‘단 한 번의 공연’을 위한
밴드 모집 공고가 올라왔다.
망설이다가 지원했고,
뜻밖에도 보컬로 뽑혀
8주간 함께할 멤버들을 만났다.
처음 만난 멤버들 앞에서 맞춰본 합주는,
손끝이 굳어올 만큼 긴장되고 떨렸다.
연습의 시간이 늘어날수록
우리는 점점 하나의 음악을 만들어갔다.
실수가 나와도 웃으며 넘기고,
박자가 어긋나면 눈빛으로 신호를 주고받았다.
그렇게 멤버들은
든든한 버팀목이자 아군이 되어갔다.
시간이 흐를수록
우리는 연주와 노래로만 이어진 팀이 아니게 되었다.
그 울림을 오래 간직하고 싶어,
우리만의 음악을 닮은 작은 상징을 만들었다.
서로 다른 소리를 맞춰가던 그 마음처럼,
작은 끈이 손목 위에서 우리를 이어주길 바랐다.
팔찌를 건네던 순간,
우리는 악보 밖에서도 하나가 되었다.
8주의 시간이 흐르고,
마침내 무대에 올랐다.
리허설에선 긴장이 컸지만
정작 본 무대에서는 이상할 만큼 담담했다.
가사를 틀렸을 때,
머릿속에 수많은 생각이 스쳤지만
당황하지 않고 노래를 이어갔다.
멤버들도 각자의 작은 실수를
아무렇지 않게 흘려보냈다.
그건 연습 속에서 쌓인 믿음이었다.
무대가 끝난 뒤,
허탈함 대신 개운함이 남았다.
최선을 다했고,
그걸로 충분했다.
밴드는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모두가 모여 각자의 역할을 다할 때
비로소 음악은 완성된다.
누군가 실수하면
다른 이가 자연스럽게 받쳐주고,
한 명이 빛나면
모두가 함께 빛난다.
그 순간의 울림과 파동이
나를 완전히 사로잡았다.
이 경험은 앞으로도
나를 계속 움직이게 할 것이다.
혼자가 아닌,
함께 만들어가는 기쁨.
그 의미를 알게 된 지금,
나는 더 많은 사람들과
아름다운 하모니를 만들어가고 싶다.
그리고 언젠가,
이 울림이 또 다른 무대에서 이어지길 바란다.
이 무대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임을 알았다.
그때도 나는,
오늘처럼 음악의 한가운데 서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