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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발개도리 Mar 22. 2024

Prologue_ 그리움에 관하여

- 시를 짓기 위한 도전 -

나는 '그리움'과 '외로움' 속에서 성장하며 자랐다.

10대에는 하늘나라로 먼저 간 아빠를 그리워하며 방황하는 '그리움'에 시달렸고,

20대 초반, 어느 날엔 군대 나간 오빠를 그리워하며 정처 없는 '외로움'허덕였다.

20대 후반에는 이루어지지 못할 첫사랑을 시작하며 어두운 '그리움' 속에 아팠다.

그리고, 30대! 나는 대한민국에 입국하여 새로운 삶을 시작하면서 미지의 '그리움'두려운 '외로움'쌓였다.






'외로움'은 '그리움'이 심화된 것이다.


20대 고향에서(북한) 나는, 그리움과 외로움에 대하여 쓴 시를 첫사랑에게 보여준 적이 있다.

조금은 부끄러운 글을 보여준 듯했지만, 그의 감동받은 얼굴을 보며 '참 다행이다'라고 안도한 적이 있었다.


지금은 기억의 문제인지 잘 생각이 나지 않는다

그렇게 많은 기억들이 희미해졌어도 그리움과 외로움은 희미해지지 않고 더 강렬해진다.


나는 당시 나의 그리움과 외로움을 엄마가 알면 마음 아프실까 봐 표현하지 못했고, 남들이 알면 동정할까 봐 나 홀로 마음에 담고 담았다.


20대의 나는 동정받는 것을 매우 싫어하는 소녀였다. 그래서 눈물 흘리는 나는 다른 사람들에게 약한 모습으로 비칠까 항상 웃으며 밝은 척해왔다.


그렇게 괜찮은 척, 씩씩한 척하던 것이 나의 겉모습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지금도 나는 다른 사람들 앞에서 눈물 흘리는 것에 익숙하지 않다.


나는 잘 웃는다.


현재 대한민국에 와서 어떤 때의 나의 웃음은 어색하게 비치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나는 항상 밝은 모습이다.


잘 웃는 나의 이면에 그리움과 외로움 그늘이 비친 아픈 눈물이 존재한다.


나는 항상 나의 그늘이 가까운 사람들에게 두리워 지는 것이 싫다.


그래서 나는 항상 잘 웃는다.


하지만 나는!

지금도 두고 온 고향이 그리워, 사랑하는 엄마가 정말 보고 싶어 몰래 혼자 잘 우는 미숙한 어른이다.


20대 어느 날,

외로움과 그리움이 함께 공존하던 날들에 나는 "외로움과 그리움은 내 삶의 전부다"라는 생각을 자주 하며 일기장에 나의 마음을 털어놓았다.


대한민국으로 온 30대 나미지의 도심 속에서 절해고도의 수만 갈래 그리움에 헤맸고, 나의 마음엔 외로움이 꽉 차 넘쳐흘렀다. 


우주에 공존하는 수많은 그리움 중에 나의 그리움은 피투성이의 아픈 외로움이고, 고향의 모든 것을 향한 미친 그리움이다.


사랑하는 가족을 향한 그리움, 친구들을 향한 그리움, 고향을 향한 30년의 그리움이 오늘도 나를 외로움으로 이끈다.


나의 그리움은 대한민국에서 새로운 가족을 이루고 살고 있지만 그럼에도 지울 수도 없고, 잊을 수도, 대신할 수도 없다.


이 마음을 잘 표현할지 두렵지만, 나의 그리움으로 시를 지어 나누고 싶고, 나눠서 덜고 싶고, 그래서 나의 외로움을 위로하고 싶다.



진정으로 아름다운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그것은 마음으로 느끼는 것이다.
- 안토니 드 생텍쥐페리(Antoine de Saint-Exupér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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