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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ia Shim Jan 04. 2023

1년 12달, 다시 내가 좋아하는 일을 찾아서

하와이에서 찾은 인생의 의미, 시간들을 기록합니다.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세상은 절망적이었고 암담했으며 

좌절감에 고통스러웠다.


내 몸에 흐르는 피는 메마른 땅 위, 

죽어 말라버린 앙상한 가지 같았다. 






내가 바라던 꿈, 사랑, 가족, 미래, 행복, 가치,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되어버린 시간, 붙잡고 되돌려놓고 싶었지만 현실에 좌절하고 희망이 없는 비참한 나의 모습을 마주하며 내가 어떤 잘못된 선택을 한 것인지 내가 뭘 잘못했는지, 책상 앞에 앉아 적고 또 적고 생각하고 다시 찾아가고 다시 물어보고 불행한 나의 모습을 몇 번이고 마주해야만 했다.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했다. 몸은 계속 말라가고 정신도 온전치 못했다. 어떤 정신으로 시간을 보냈는지, 아직, 그 당시 글을 읽을 때마다 눈물부터 흘러내리곤 한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

'내가 뭘 그렇게 잘못한 걸까'

'내가 놓쳤던 것들은 뭐가 있을까'







절망 속에서 견뎌낼 수 있었던 

단 한 가지 이유 

 









책상에 앉아 뭐가 잘 못된 건지 적기 시작했다. 



도대체 나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이고 

왜 지금 이런 상황이 나에게 일어났고 

내가 이 상황을 어떻게 해결해 나가야 하는지 



적고 알아보고 찾아보고 써 내려간 종이들과 눈물로 범벅이 된 책상에서 그렇게 꼬박 밤을 지새우며 일주일을 보냈다. 






마음이 너무 아팠다. 가족과 사랑을 잃은 아픔 그 속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부단히 열심히 찾았다. 실낱 하나의 동아줄이라도 있다면 찾고 싶었고 알아내고 싶었다.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생각했고 정말 좌절뿐인 시간들이었다. 


내 잘못에 대해 많이 고찰하고 문제를 어떻게든 해결해나가고자 발버둥 쳤다. 


발버둥을 칠수록 더욱 답을 알 수 없었다. 암담했다. 차라리 내일 눈을 뜨지 않았으면 했다. 







자존심이 센 나에게 내가 옳다고 믿었던 방향이 완전히 잘못되었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조차 고달팠다. 내 목을 스스로 옥죄여 오며 내 앞에 나 스스로 무릎을 꿇고 현실을 받아들여야만 했다. 난 앞으로 무슨 그림을 그리며 살아야 할지,  무슨 일을 하며 살아야 할지,




직장도 직업도 사랑도 가족도 정말 모든 걸 잃어버린 그때의 나는 매일 악몽을 꾸었고 매일매일 현실을 인지하는 것이 너무 힘들었고 고달픔의 연속이었다. 








가족에게 너무 미안했다. 

더 울고 싶었으나 소리 내서 울 수 없었다. 


매일 밤 베개에 얼굴을 처박고 숨소리도 내지 못하면서 울었다. 가족들에게 미안해서, 

이것밖에 안 되는 나라서, 





내 인생에서 옳다고 믿었던 선택들이 다 부정당했을 때 내가 살아온 인생이 그래도 맞다고 생각했었는데 완전히 외면당했을 때 내가 잘못 선택했던 나의 길, 이런 선택을 한 내 직관을 무시한 나에게 스스로에게 묻고 또 묻고 인정하고 싶지 않고 거짓이라고 꿈에서 깨고 싶었다. 








정처 없이 헤매고 미친 사람처럼 돌아다니던 나를 붙잡아 두어야 했다. 



스스로 혼자 고통을 마주하며 정신 차리지 못하는 나를 지켜보며 오롯이 그저 힘이 되어준 가족들이 있었기 때문에 인생을 포기할 수는 없었다. 가족들이 있음에 일어나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내가 노력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한 뒤에야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일이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그리고 깨달았다. 



나를 돌보지 않은 나의 가장 큰 잘못임을






나의 모든 걸 잃어버린 이유는 

내가 나를 위하지 않았던 것임을


사회적인 나의 위치도 

나의 미래도 


내 인생에 주어진 나의 소명을 뒤로한 채 

살아갔던 것임을









예기치 않았던 이별을 마주하게 되는 과정은 참으로 비참하고 믿을 수 없을 만큼 미친 듯이 괴로워하고 자기 부정과 현실을 부정하게 된다. 


왜 그런 일이 일어나게 되었는지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자기 자신을 객관화하며 계속 자신에게 물음을 던졌다. 시간이 지날수록 현실에 대한 아픔을 강하게 느낀다. 미련이 남고 생각이 끊이지 않고 많이 힘들다. 


위태롭고 발버둥 치지만 현실은 변함이 없고 

자신을 돌보지 못한 책임은 자신 스스로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 









아픔의 슬픔은 충분히 겪어야만 했다. 

겪어보지 않으면 절대로 알 수 없는 일들이 있었다.  겪지 않아도 될 일도 많다. 



하지만 인생을 살다 보면 겪고 싶지 않은 일들도 마주치게 된다는 것을 경험을 통해 깨우쳤다. 



그럴 때 나를 지켜주고 단단하게 해주는 힘은 

내가 나를 사랑하고 내가 나를 위한 인생을 살고 있었는가 이다. 






오직 타인을 위한 인생을 살고 있었다면 

그 누가 되었든 더욱 깊은 힘듦에서 나오는 아픔을 겪을 것이다.  내가 가장 잘못한 일은 스스로 자신을 돌보지 않았던 일임을.





자신의 인생은 스스로 책임지는 것

자신의 인생의 선택과 결정 모든 책임은 

나 혼자 질 수 있는 것이라는 것





절망과 고통 속에서 견뎌낼 수 있었던 단 한 가지 이유는 나의 잘못을 깨달은 것이었다. 







 





1년 12달, 다시 내가 좋아하는 일을 찾아서 #1



2022년, 다시 인생을 살아가봐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그리고 꼬박 1년이 흘러 2023년이 되었습니다. 지금의 저는 저의 인생에 소명을 찾고 저에게 주어진 소명을 다하기 위해 새로운 삶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절망에서 단 한줄기 빛도 보이지 않았던 그때, 그 순간에서 하나씩 천천히 실타래를 풀어가며 견뎌왔던 기록들을 브런치에 남기려 합니다. 


그 절망 속에서 온갖 세상을 뒤지며 살기 위해 발버둥 쳤던 그 시간들 속 어디서 주워들은 한 문장, 한 단어들을 새기며 견뎠습니다. 저의 기록이 누군가에게는 반드시 힘이 되고 위로가 되는 길이기를 간절히 바라며, 용기 내어 세상밖으로 내보낼 준비를 합니다. 


@lia.outsi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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