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할 수 있는 게 다 끝났다고 여겼을 때
많은 것들이 물속에 잠긴 상태로
가라앉아 볼 수 없었다.
남김없이 침몰한
하루는
물거품 없이
밑으로 꺼졌고
깊이 젖었다.
온몸을 뒤덮는 물의 밀도에
숨이 겹겹이 쌓이도록
뭄을 최대한 웅크렸다.
내리는 비마저 녹아
물 위에
사라질 때
이미 가라앉은 모든 것들과
이내 사라질 많은 것들을
영영 찾을 수 없게
물을 먹었다.
너는 기억할까?
숨이 없던 것처럼 흐르고
번진 물자국은
더 이상 마른 흔적이 남지 않아
다시 올라갈 길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