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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T Sep 20. 2024

물자국

깊은

할 수 있는 게 다 끝났다고 여겼을 때

많은 것들이 물속에 잠긴 상태로

가라앉아 볼 수 없었다.


남김없이 침몰한

하루는

물거품 없이

밑으로 꺼졌고

깊이 젖었다.


온몸을 뒤덮는 물의 밀도에

숨이 겹겹이 쌓이도록

뭄을 최대한 웅크렸다.


내리는 비마저 녹아

물 위에

사라질 때


이미 가라앉은 모든 것들과

이내 사라질 많은 것들을

영영 찾을 수 없게

물을 먹었다.


너는 기억할까?

숨이 없던 것처럼 흐르고

번진 물자국은

더 이상 마른 흔적이 남지 않아

다시 올라갈 길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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