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
햇빛의 물들임이 시작됐다.
노란 잎들이 무더기로 흔들릴 때가 왔다.
더위로 말라붙은 구름이
서늘한 바람에
희고 회색빛 솜처럼
부풀어 오른다.
그 텁텁한 열기는 어디로 갔을까?
맑은 하늘 아래,
잎들은 뒤늦게 더위를 먹고 있다.
오르는 옅은 연둣빛은
빛을 머금기에 얇고 투명하다.
겹겹이 쌓인 별 모양의 얇은 층들 사이로
서늘한 빛이 내린다.
가져간 햇빛의 열기는
곧 빨갛게 물들 것이다.
땅으로 깊이 스며들 즈음엔,
뭉근한 가을 색으로 변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