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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T Sep 23. 2024

노래

음을 맞추는

노래의 가사를 듣다 보면, 그 곡을 부르는 사람이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얼핏 느껴진다. 무슨 생각을 하며 지냈는지 자연스럽게 들린다. 수많은 노래 중에 여러 번 따라 불렀을테다. 반복해 들으며 감정을 곱씹어 온 시간이 음에 녹아있다. 다른 선곡도 비슷하다. 취향이란, 자신과 닮은 음색과 가사를 고르는 일일지 모른다.


노래방을 가면 처음엔 즐거운 노래를 부르다가, 갈수록 애절한 노래들이 들려온다. 슬픔과 후회, 그리고 마음의 아픔이 묻어난다. 그 안에는 어떤 사랑을 했는지 궁금할 정도로 처절한 노래도 많다. 인기차트에는 이런 곡들이 많이 올라와 있다. 이렇게나 많은 사람들이 비슷한 감정을 겪었다는 사실이 신기하기도 하다.


노래는 잠겼던 마음을 풀어주는 힘이 있다. 목소리를 통해 묵혔던 감정이 나온다. 부르는 사람은 잘 부르든 못 부르든자신만의 소리를 낸다. 어색하게 시작된 첫 소절부터 점차 감정은 가사에 녹아들어 간다. 듣다 보면 참으로 그 사람 다운 노래라고 느낀다.


때로는 잘 불러 감탄하기도 하지만, 대단하다고 느끼는 건 떨리는 목소리로 한음한음을 짚는 용기다. 상관없다는 듯 내지르는 소리에 웃음이 나기도 한다. 그 열정에 박수를보내고 싶어 진다. 하지만 털이 바짝 서는 고음에 슬픈 노래는 더욱 아파진다.


저마다 목소리의 고유 체온이 있다. 노래는 점차 은근하게 데워진다. 약간의 망설임도 묻어있다. 수줍을 때도 있지만짧은 순간 강렬함을 엿보기도 한다. 노래하는 동안 이 사람이 보인다. 그 사람이 내는 음은, 그 사람의 마음에 닿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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