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물감
가끔은 거울 속을 들어가 확인하고 싶어
여기 보단 저편에 있는 게
진실이라 믿고 싶을지도
저곳에서 벌어진 일이
이곳에 반사 됐을 수도
지하철 문 앞에 서서 스크린을 뚫어져라 보면
사람 하나하나 다른 게 보여
그 물감들이 겹쳐 칠해진
검은 스크린의 반사를 목격해
물감 색과 텍스처가 다른 것처럼
사람은 성격도 생각도 다른 거겠지
현실이 사실 만들어지는 거라면
원하는 세상을 칠할 수 있을까?
같은 색만 만들어내는 이곳에
공간과 시간은 없어
아이러니하지
시간이 없어 항상
애매하고 텁텁한 같은 색보다
검은색이 차라리 낫지
모두 다 없애는 색
그때 시간은 창조되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