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ro. 모험의 시작

4주 차, 임신 사실을 알다

by Reen

비행기와 새는 모두 날아올라야 하는 순간이 있다. 비행기는 일정 거리를 달리다가 활주로에서 몸체를 띄운다. 나무에 앉아있거나 땅에 머물던 새도 사냥을 하거나 철을 따라 서식지를 옮길 땐 날개 치며 지면에서 발을 뗀다.



엄마가 되는 과정인 임신 이야기를 어떻게 시작할까 생각하고 있는데 문득 머릿속에 비행기와 새가 떠올랐다. 나에게도 임신이라는, 비행기와 새가 날아오르듯 한 단계 도약을 이루는 변화가 찾아와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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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간 기자생활을 해오던 중 2021년 봄 결혼한 이후 그간 임신을 미뤄왔다. 그런다고 되는 것도 아니지만 이유는 두 가지였다. 임신과 출산의 고통이 너무 커 보였고, 또 지금까지 쌓아온 커리어가 끊기는 게 두려웠다.



그러던 내가 지난해 임신하게 됐다. 한여름 밤 어느 날 식은땀이 줄줄 나며 몸살기가 있었는데 혹시나 싶어 편의점에서 산 임신테스트기를 해보니 처음으로 두 줄이 선명하게 떴다.



임신 사실을 확인한 다음날 얼떨떨한 채로 병원에 방문했더니 임신 4주 차였다. 아기집과 난황이 생겼음을 확인했다. 인스타그램에서 사진으로 종종 본 콩알만 한 아기집이 내 뱃속에도 있었다.



병원과 보건소에서 검사를 받으며 앞으로 거칠 수많은 과정들에 대해 들었다. 또 이에 못지않게 어떤 지원이 주어지는 지도 알게 됐다. 하루아침에 많은 과업을 부여받은 느낌이었던 그날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이전에는 항상 일이 먼저였다. 그래서인지 양가 부모님도 내게 임신이나 아기 얘기를 꺼낸 적이 거의 없다. 원치 않는 얘기를 들으면 한껏 예민하게 쏘아붙일 줄 알고 잠자코 계셨나 보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내 속에서도 아기를 만나고 싶은 간절함이 자라나고 있었고, 마침내 여성으로서 일생일대의 중대사인 임신을 하게 되면서 엄마 되기라는 모험이 시작됐다.



임신은 처음이라 임신부가 된 일상은 이전과 무언가 다르기는 달랐다. 앉고 서는 일, 자는 일, 씻는 일, 먹는 일 등 일상 속 평범한 모든 일들에 이전과는 다른 변화가 생겼다.



그래서였을까. 임신은 처음이라 느낀 감정과 경험, 생각 등을 기록으로 남기고 싶어 임신기간 틈틈히 쓴 글들과 출산 후 임신부 시절을 돌아보며 쓴 글들을 12편의 이야기로 담아봤다. 평일이면 어김없이 꾸역꾸역 써온 기사 말고, 내 이야기를 담은 첫 번째 에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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