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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서관에 사는 남자 Jan 13. 2017

다른 남자를 만나고 다시 돌아온 여자친구

고민우체통에 도착한 32번째 편지

연애를 안 하는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하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그만큼 우리는 누구나 사랑하며 살아가기를 원하는데요. 태어날 때부터 죽을 때까지 한 사람만 사랑하는 경우는 없습니다. 사랑을 하고 이별을 하며 자신의 진정한 사랑을 찾아가기 마련이죠.



* 본인이 드러나지 않도록 내용을 약간 변경·축약했습니다. 

안녕하세요. 20대 후반의 남성입니다.

 제 고민은 연애 문제입니다. 얼마 전 여자친구와 이별을 하게 되었습니다. 꽤나 오래 만났고 첫사랑 이기도 했던 여자친구였습니다. 이별할 때 일방적으로 메시지를 통해 이별 통보를 받고 한동안 너무 힘든 날들을 보냈습니다.

 일주일 정도 아픔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다가 이러면 안 되겠다 싶어 다시 정신 차리고 생활을 바꿔나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일방적으로 이별 통보를 했던 전 여자친구는 이별 후 한 달 동안 삼일에 한 번 정도는 제게 연락을 했습니다. 구질구질하게 마무리하고 싶지는 않은 마음에 그녀의 연락을 다 받아주었습니다.

 얼마 후 전 여자친구는 제가 아니면 안 되겠다는 이야기를 해왔습니다. 솔직히 전 너무 좋았습니다. 다시는 놓치지 않을 자신도 있었구요. 그래서 저희는 다시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생겼습니다.

 어느 날 여자친구와 술을 마시게 됐습니다. 너무 많이 마셨었는지 술김에 그녀의 핸드폰을 보게 됐습니다. 저와 헤어진 시간 동안 그녀가 어떻게 살았는지 궁금했죠. 그녀의 카톡들을 보게 되었는데, 그녀의 친구들과의 대화에서 그녀가 저와 헤어진 기간 동안 다른 남자를 만났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짧은 기간 동안 아주 진한 관계가 됐었더라구요. 저와 있는 시간보다 더 좋았고, 그 남자와 함께하는 시간이면 제 생각도 나지 않는다는 문자를 보게 되었습니다. 물론 그 후에는 친구들에게 결국 제가 아니면 안 되겠다고 돌아가야겠다고 말했더라구요.

 지금은 다시 잘 연애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그러나 중간중간 그 문자의 내용이 떠올라 가슴이 너무 아픕니다. '그녀가 이렇게 쉬운 여자였던 걸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차라리 그때 문자를 보지 않았더라면 좋았을 텐데 말이죠...

 저는 지금도 그녀를 너무 사랑하는데 제 마음은 어떻게 다스려야 할까요?


 참 어려운 고민을 가지고 계시네요. 고민 편지를 받고 저도 한참을 고민했습니다. 어떤 행동을 하든 어떤 마음을 가지든 사실 그런 충격적인 장면은 머릿속에서 쉽게 사라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열심히 고민한 제 답변을 들려드리겠습니다.


연인의 과거


 누구에게나 과거는 있다. 첫사랑과 연애를 하고 결혼까지 하는 경우는 드물다. 많은 사람들은 사랑과 이별을 반복한다. 누구에게나 자연스럽게 과거가 생기는 법이다. 또한 과거가 없는 사람이라도 좋은 것도 아니다.


 주변 사람들이 연애에 대한 고민을 가지고 오면 대부분 다양한 연애를 해보라는 이야기를 해준다. 연애는 어쩌면 사랑하는 사람을 찾는 과정이 아니라, 상대방과 조화롭게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는 과정이 아닐까 싶다. 항상 어려운 것이 연애지만, 우리는 연애에서 많은 것을 배운다.


 그렇기 때문에 다양한 연애를 경험해본 사람들이 앞으로의 연애나 결혼 생활을 상대적으로 더 잘 해나갈 가능성이 많다.


 어릴 때는 연애를 해보지 못한 이성을 순수하다 생각했다. 그 순수함에 끌리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서는 오히려 반대가 됐다. 연애 경험이 없는 사람과 만나는 일은 매일 신던 익숙한 신발을 바꾸는 것처럼 어색하고 불편한 일이었다.


 그러나 연애 경험이 있고, 연애에서 많은 것을 배운 사람과 만나게 되면 서로 맞춰가는 일에서 즐거움과 행복을 느낄 수 있다. 물론 무조건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결국 사람은 자신의 몸에 맞는 옷을 입게 된다.


 누구에게나 과거는 있는 법이다. 과거에 상대방이 어떤 사람이었는지 살피기보다는 과거에서 무엇을 배웠고 그로 인해 현재의 모습은 어떤지 살피는 것이 더 중요하다.


떠나간 사람이 돌아온 이유


 이별에는 항상 이유가 있다. 연인이 이별을 하게 됐다면 분명히 이별하게 된 이유가 있다. 그 이유가 겉으로 드러나는 경우도 있고, 겉으로 드러나지는 않지만 누군가의 마음속에는 반드시 이별의 이유가 있기 마련이다.


 떠나간 연인이 다시 돌아온 이유보다 현재 함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있다. 물론 현재 함께하는 시간이 가장 중요하겠지만, 똑같은 잘못을 두 번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는 상대방이 떠나간 이유와 다시 되돌아온 이유 모두를 찾아보는 노력이 필요하다.


 일방적으로 이별 통보를 하고 떠나간 사람이 다시 돌아온 경우에는 다양한 이유가 있을 수 있다. 막상 떨어져 지내보니 연인의 소중함을 알게 됐다거나, 다른 사람을 만나보니 전에 만났던 연인이 얼마나 좋은 사람이었는지 알게 됐다는 등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다.


 연인과 대화를 하든 상대방의 태도나 말투에서 찾아내든 이유를 찾아보는 것이 좋다. 그래야 똑같은 잘못을 반복하지 않을 테고, 똑같은 이별을 반복하지 않을 테니까.


현명한 연애


 연애는 현명하게 해야 한다. 그저 내 마음 가는 대로 하면 안 된다. 연애는 둘이 하는 것이기 때문에 내 감정뿐만 아니라 상대방의 감정, 생각, 태도 등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상대방이 어떻게 떠났건 이미 이별한 상황에서는 이미 내 여자친구가 아니다. 내 여자친구가 아닌 마당에 그녀가 무얼 하고 돌아다니든 이래라저래라 할 수는 없다. 연애를 하는 도중이라면 상대방 역시 나를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내 의견을 이야기할 수는 있겠지만, 이별한 상황이라면 내게는 아무런 권한이 없다.


 입장을 바꿔서 생각해보자. 만약 내가 어떠한 이유로 여자친구에게 이별 통보를 하고 떠났다고 하자. 그런데 정말 마음에 드는 사람을 만나게 됐다. 그런데 막상 몇 번 만나보니 내 생각과는 다른 사람이었고, 오히려 전 여자친구가 좋은 사람이었다는 걸 깨닫게 된 계기가 됐다.


 그래서 전 여자친구에게 다시 돌아가겠다고 했는데 받아준다면 얼마나 고마운 일일까? 


 물론 수시로 이런 행동을 하는 사람에게는 문제가 있다. 그러나 서로에게 정말 소중한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눈감아 줄 수 있지 않을까? 다만, 가슴에 남은 상처는 쉽게 잊혀지지 않을 거다. 쉽게 잊을 수는 없겠지만 상대방을 정말 사랑하고, 상대방 역시 나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모습이 보인다면 덮어두려는 노력을 해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싶다.


 나와 헤어져있던 시간 동안의 그 사람은 내 연인이 아니다. 그 시간은 연인의 과거가 된다. 연인의 과거 때문에 현재의 연애를 망친다는 건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 


 나의 연인이 얼마나 소중하고 좋은 사람인지는 본인만이 알고 있다. 지키고 싶은 사람이라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최대한 긍정적인 쪽으로 행동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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