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도서관에 사는 남자 Jan 06. 2017

변해버린 친구를 놓아줘야 할까요?

고민우체통에 도착한 31번째 편지

'친구' 참 따뜻한 단어입니다.


 가족과는 또 다른 따스함을 가지고 있죠. 그러나 따스함만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가까운만큼 문제도 생기기 마련입니다. 친구관계의 문제를 현명하게 해결하는 자신만의 방법이 있다면 정말 좋을 것 같습니다.



* 본인이 드러나지 않도록 내용을 약간 변경·축약했습니다. 

안녕하세요. 고민이 있어 이렇게 편지를 드립니다.

 제게는 오래된 단짝 친구가 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친하게 지냈고, 군생활을 할 때도 서로 면회도 가고, 여행도 함께 다니는 오래된 단짝 친구입니다. 정말 잘 맞는 친구라 가족처럼 지내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이 친구에게 여자친구가 생겼습니다(편의상 친구의 여자친구를 A라고 하겠습니다). 이때부터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A는 저와 친구와의 관계를 친구관계 이상이라 생각하며 질투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친구네 집에 가서 잘 때나, 친구가 저희 집에 와서 잘 때면 A는 친구에게 '연인이냐'며 비꼬는 식으로 얘기를 하곤 했습니다. 저 역시 이런 A의 태도 때문에 친구를 만나는 것조차 불편해지기 시작했습니다.

 더 문제가 되는 것은 A가 친구의 모든 인간관계를 망치고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A는 친구가 자신만 바라보기를 원했습니다. 누구나 그런 마음은 있겠지만 A는 그 정도가 너무 과했던 것이죠. 오죽하면 집착이 심한 환자처럼 보일 때도 많았습니다.

 제가 정말 좋아하는 친구지만, 친구는 A를 만나면서 많이 변했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주변 친구들 역시 친구가 A와 교제하는 것을 반기지는 않습니다. 

 A와 만나기 시작하면서 친구는 자신의 친구들의 말이나 기분을 무시하고 여자친구의 기분만 맞춰가는 모습으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이상한 모습으로 변해가는 친구의 모습에 '이 친구와의 관계를 정리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물론 친구에게 옆에서 조언도 많이 해줬습니다. 그러나 예전 모습을 잃어가는 걸 막을 순 없었습니다.

 이상해져 가는 친구의 문제인 걸까요? 아니면 저의 선입견이 문제일까요?


 오랫동안 소중하게 생각했던 친구를 잃는다는 것은 정말 슬픈 일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쉽게 친구분을 보내실 수 없을 겁니다. 아마 지금 당장 친구분을 다시 예전처럼 바꾸는 것은 어려울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친구분과의 관계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 제 의견을 들려드리겠습니다.



사람은 환경에 지배당한다


 사람은 자신의 의지보다 환경에 더 많은 영향을 받는다고 한다. 의지가 아무리 강한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주변에 어떤 사람이 있는지나 환경이 어떤지에 더 많은 영향을 받는다는 말이다.


 인스타그램을 하면서 많은 사람과 친분을 맺어가고 있다. SNS 안에서만 알고 지내는 사람도 많지만, 종종 SNS를 넘어 직접 연락하는 것을 통해 찾아오는 사람들이 있다. 그렇게 찾아온 사람들 중에 내가 생활하고 있는 서울과는 멀리 떨어져 있는 곳에서 찾아온 사람도 있었다.


 그분의 이야기를 잠깐 해볼까 한다. 어린 나이에도 집에서 독립해 스스로의 힘으로 살아가는 분이셨다. 열심히 일해 집세며 생활비 모두를 스스로 마련했고, 돈을 빨리 모아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싶다고 했다. 그런데 정작 무엇을 하고 싶은지 스스로도 잘 모르는 상태였고, 돈을 빠른 시일 내에 많이 모으기 위해 밤부터 새벽까지 일하는 고된 일을 하고 있었다.


 그 외에도 연인 문제라든지 생활패턴의 문제라든지 해결해야 할 문제가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많은 고민을 가지고 내게 찾아오셨다. 대화를 하며 상황을 파악해보니 가장 시급한 것은 돈이나 생활 부분의 문제가 아니었다. 바로 삶의 목적에 관한 고민이 빠져있다는 것이 문제였다.


 그에 대해 많은 대화를 나누고 본인 스스로도 많이 고민하고 노력한 결과 몇 달이 지난 지금은 일도 바꾸셨고 생활패턴도 바꾸셨다. 무엇보다 '왜 사는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하는 등 인생에 대한 가치관이 바뀌었다는 점이 가장 많이 변화된 부분이다. 물론 본인은 아직 크게 와 닿지는 않는 모양이다.


 이렇게 곁에 어떤 사람이 있느냐에 따라 삶이 완전 다른 방향으로 움직일 수도 있다. 내가 잘났다는 말을 하고 싶다는 게 아니다. 주변에 어떤 사람이 있느냐에 따라 인생이 완전 달라질 수도 있다는 말이다.


내가 아는 그 사람은?


 중요한 것은 그 사람의 현재 겉으로 보이는 모습이 아니라 그 사람의 진짜 모습이다. 사람은 환경에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주변에 어떤 사람이 생기느냐에 따라 이전과 다른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고민을 보내주신 분께서 원래 알고 계시던 친구분의 모습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A라는 여자친구가 생겨서 이상하게 느껴지는 친구의 현재 모습이 진짜 친구의 모습일까? 아니면 지금껏 알고 지냈던 과거의 모습이 친구의 본모습일까? 


 지금 눈에 보이는 겉모습만으로 판단하기보다는 친구가 가지고 있는 본모습을 보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원래 내가 이상하게 느낄 성격을 가진 친구였는지, 아니면 현재의 환경 때문에 잠시 변한 건지 생각해봐야 한다.


 사람은 결국 본모습으로 돌아가기 마련이다.


기다려주자


 고민상담을 하면서 많이 해드리는 말이 있다. '끼리끼리 어울린다'는 말이다. 어감이 좋은 말은 아니지만, 사람들은 비슷한 성향의 상대방에게 호감을 느낀다. 


 만약 친구분이 A라는 분과 연애를 쭉 이어간다면 결국 친구분과 A라는 분은 성향이 잘 맞는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현재 친구분께서 보이는 모습이 진짜 자신의 모습이 아니라면 결국 자신의 모습으로 돌아오게 된다. 물론 얼마나 걸릴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다른 사람을 만나면서 이상하게 변해버리는 친구를 떠나보냈는데, 그 친구가 만나던 사람을 정리하고 다시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갈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결국 진짜 친구를 잃게 되는 셈이다.


 정말 소중한 친구라면 기다려주자. 지금 내가 느끼기에 이상해졌다고 하더라도 떠나보내지 말고 멀찌감치 떨어져 지켜봐 주자. 주변 사람의 말은 들리지 않는 상태일지라도 결국엔 본인의 마음속에서 나오는 말을 듣게 되기 마련이다.


 친구라면 믿고 기다려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 아닐까 싶다.

 


 지금까지 고민에 대한 제 생각을 이야기해드렸습니다. 누구에게는 공감이 될 수도 있고, 또 다른 누군가는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기도 할 텐데요. 이 사람 저 사람의 의견을 들어보는 것은 좋지만 결국 자신이 결정해야 합니다. 소중한 친구는 쉽게 떠나보내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잘 생각해보시고 옳은 결정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고민이 해결되지 않을 때는
언제든 '고민우체통'에
고민을 보내주세요^^



▼ 고민우체통이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