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우체통에 도착한 35번째 편지
연애를 하게 되면 누구나 많은 문제들과 마주하게 됩니다.
연애를 잘 해나가기 위해서는 좋은 사람을 만나는 것도 중요하지만, 연애를 하며 마주하는 다양한 문제들을 지혜롭게 해결해나가는 것도 중요합니다.
* 본인이 드러나지 않도록 내용을 약간 변경·축약했습니다.
안녕하세요. 대학생활을 마무리하고 있는 여대생 토끼입니다.
현재 저는 사귄 지 얼마 안 된 남자친구가 있습니다. 남자친구의 지속적인 대시로 만남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나이는 저보다 많지만 남자들의 특성상 저보다 학년은 아래입니다. 저와는 달리 학교 다닐 시간이 아직 많이 남았죠.
제 고민은 연애를 시작하게 되면 마음이 금세 식어버린다는 것입니다.
항상 남자친구를 사귀면 오래 사귀질 못합니다. 제 마음이 금방 식어버리거나 제 마음과 상대방의 마음 모두 식어 금세 이별을 하게 됩니다. 누구나 그렇듯이 썸이 있는 관계일 때는 서로 알아가는 시간들이 즐겁지만, 막상 연애를 하게 되면 즐거움이 사라지게 됩니다.
지금 남자친구와도 이별을 해야 하나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크게 네 가지 이유에서 고민을 하고 있는데요.
첫째, 저는 조용한 분위기를 싫어합니다. 그런데 남자친구랑 있으면 딱히 할 말이 없습니다. 저는 상대방의 말을 듣는 걸 좋아하는데 남자친구는 좀 과묵한 편이라 더 그런 것 같습니다.
둘째, 데이트 비용 문제입니다. 저희 커플은 남자친구가 밥 같은 큰 비용이 드는 돈을 내고, 커피 같은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이 드는 돈을 제가 내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자연스레 이렇게 됐는데 점점 미안한 마음이 들어 더치페이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쨌든 데이트를 하게 되면 돈이 나가니 제 통장의 잔고도 점점 걱정이 됩니다.
셋째, 남자친구의 마음이 식었다는 느낌이 듭니다. 남자친구는 제가 먼저 헤어지자고 하지 않는 이상은 계속 사귈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런데 이 말을 들으니 '나를 진짜 좋아하는 게 맞나'하는 생각이 듭니다. 게다가 데이트할 때 남자친구의 표정을 보면 그리 행복해 보이지 않더라구요.
넷째, 저는 이제 졸업을 앞두고 있어 취업에 대한 걱정이 많습니다. 그런데 막상 준비해놓은 게 없어서 답답해하는데 남자친구는 아직 대학생활이 많이 남아서 그런지 제게 눈치를 주는 느낌이 듭니다. 왠지 꼭 좋은 직장에 취업해야만 할 것 같고, 취직하면 데이트 비용은 저보고 많이 내라는 식으로 말이죠.
이 문제들 때문에 '헤어져야 하나?'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만나서 즐겁고 행복하게 데이트를 하면 좋을 텐데 데이트를 하며 제가 느끼는 감정은 '돈은 돈대로 쓰면서 대화도 없고 재미도 없다'라는 느낌입니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이번 연애만 이런 것이 아니라 항상 비슷한 패턴으로 헤어지게 된다는 것입니다. 상대방에게 금세 싫증이 나는 제 자신에게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 들어 고민을 보냅니다.
저는 어떤 점을 고쳐야 할까요? 그리고 이 관계는 회복시키려 노력하는 게 맞을까요? 아니면 헤어지는 게 맞을까요? 이번만큼은 관계를 유지해보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정말 현실적이지만, 보내주신 고민에 대한 '만족스러운 답변을 드릴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드는 고민입니다. 남녀관계만으로도 참 어려운 고민인데 본인의 상황과 사회적인 문제까지 함께 얽힌 복잡한 고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단순하게 보자면 '연애'에 관한 고민이겠죠. 제 생각을 하나씩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왜 연애를 할까?
사람들은 왜 연애를 할까? 연애를 하게 되면 장점도 있겠지만 분명 단점도 있다.
나이가 들면서 점점 더 확실하게 느끼는 것은 바로 인간관계의 어려움이다. 어렸을 때는 친구들을 사귀기도 쉬웠고, 친구들 간에 따지는 것도 많지 않았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서 자신만의 이익을 위해서만 인간관계를 맺는 경우가 정말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연애는 그 어려운 인간관계 중에서도 가장 어려운 인간관계가 아닐까 싶다. 가족을 제외하고는 이보다 가까운 관계가 없다. 그렇게 가까운 관계이다 보니 자꾸 부딪히게 되고, 좋았던 모습보다는 안 좋은 모습이 더 눈에 띄게 된다. 그러면서 대부분의 연인들의 사이가 멀어지게 된다.
연애는 왜 하는 걸까? 사랑하기 위해서, 자극받기 위해서, 내게 맞는 사람을 찾기 위해서 등 다들 자신만의 이유가 있다. 물론 '왜 연애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는 사람이 얼마나 많을지는 의문이다. 나 역시 고민 상담을 하며 나 스스로에게도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으니 말이다.
'내가 연애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제는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봐야 한다. 질문에 대한 답을 찾으면 그때 가서는 어떻게 사랑을 하고 연애를 해야 하는지 조금은 더 잘 알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연애를 하며 마주하는 문제들
연애를 하다 보면 다양한 문제를 마주하게 된다.
고민을 보내주신 분처럼 돈 문제 때문에 고민이 되는 경우도 있고, 서로의 상황이 달라 상대방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있다. 또는 가치관이 달라 서로의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안고 있는 연인도 있다.
연애를 잘 해나가는 사람들을 보면 비슷한 모습을 가지고 있다. 그들은 이전 연애에서 했던 똑같은 실수를 저지르지 않기 위해 노력하며, 상대방과의 거리를 좁혀나가려는 노력을 하는 모습을 가지고 있다. 물론 자신에게 맞는 연인을 찾기 위해 많은 고민과 생각을 하기도 한다.
이렇듯 연애를 하면 수많은 문제를 마주하게 된다. 그러나 이런 모든 문제들을 고려해 상대방과의 관계에 대해 가늠하기보다는 연인 사이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점이 무엇인지에 대해 집중하는 것이 좋다. 중요한 것은 '내가 정말 상대방을 사랑하는가?'이다.
서로 진심으로 사랑한다면 연인 사이에 문제가 생기더라도 어떻게든 조금씩 함께 해결해나가려는 노력을 하게 된다. 양보할 부분은 양보하고, 서로 오해하고 있는 부분이 있다면 대화를 통해 해결하고, 자신의 주장이 있다면 설득을 통해 타협점을 찾아나가게 된다. 그러나 상대방을 사랑하는 마음 자체가 거짓이라면 이런 노력들은 하지 않게 될 것이다.
모든 문제를 하나하나 따져보기보다는 가장 중요한 부분에 집중해보는 건 어떨까?
감정은 연결되어 있다
감정은 개별적인 것이라 생각하지만, 크게 보면 하나의 감정으로 연결되기도 한다.
보내주신 고민을 크게 보면 '남자친구와의 관계'에 대한 고민으로 보이지만, 다르게 보면 '내 감정에 대한 문제'라고 볼 수도 있다. 남자친구에 대한 마음이 사그라들고 있는 건지, 아니면 내 인생에 대한 마음이 사그라들고 있는지를 살펴볼 필요도 있다.
하루에 할 일이 산더미처럼 쌓여있는데 아침부터 늦잠을 자면 일을 늦게 시작하게 된다. 늦었다는 생각에 급한 마음으로 일을 하다 보면 여기저기서 문제가 터지게 되고, 괜히 하루 종일 일이 안 풀리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반면에 아침 일찍 일어나 느긋하게 아침을 먹고, 일을 시작할 준비를 한 뒤에 느긋하게 일을 시작하면 하루 종일 일이 잘 풀리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이렇게 마음에 여유가 있다면 문제가 생기더라도 여유롭게 해결해나갈 수 있다.
이렇듯 감정은 내 안에서 이곳저곳에 연결되어 있다. 남자친구를 향한 감정이 문제라고 생각되더라도, 그 감정만 살피기보다는 내 생활에서의 감정도 함께 살펴보는 것이 좋다. 내 생활에 문제가 있다면 남자친구가 누가 되든 앞으로도 결국 비슷한 문제로 고민을 하게 될 수 있다.
마음이 복잡할 때는 대상을 온전하게 바라보지 못하는 법이다. 내 감정을 살피든 다른 사람의 감정을 살피든, 한 대상을 또렷이 살펴보기 위해서는 마음에도 여유가 필요하다.
고민이 해결되지 않을 때는
언제든 '고민우체통'에
고민을 보내주세요^^
▼ 고민우체통이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