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에서 만난 동지
도서관에 사는 남자
2년 전쯤인가 도서관에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책과는 거리가 멀었던 내가 책 읽기와 글쓰기를 즐기며 도서관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분명히 과거 내 모습과는 많이 다른 모습이다.
평일이면 매일 도서관으로 출근을 하고, 매일 같은 자리에 앉아 책을 읽고 글을 쓴다. 그래서인지 종종 내게 도서관 사서냐 묻는 사람들도 있다. 단지 도서관이 좋아서 찾을 뿐이다.
SNS에 나의 일상을 올리고, 블로그와 브런치에 글을 올리면서 '도서관에 사는 남자'라는 필명(?)을 만들기도 했다. 필명은 현재 내 모습을 담고 있는 이름이었고, 앞으로도 그러한 모습으로 살아갔으면 하는 마음에 지은 이름이었다.
그래서일까, 나를 아는 사람들이면 나를 생각할 때 도서관을 함께 떠올리고, 도서관을 생각하면 나를 떠올린다고 한다. 꽤나 멋진 짝이다.
습관
얼마 전 J군에게 또 연락이 왔다. 매일 도서관에 가서 공부를 해야 하는데 너무 어렵다며 도움을 요청했다.
J군은 평소에도 내게 꾸준히 연락하며 안부도 묻고 조언도 얻는 친구다. 막히는 부분이 있으면 무엇이든 내 의견을 듣고자 한다. 이번에는 매일 아침 일찍 도서관 가는 습관을 가지고 싶다며 조언을 구해왔다.
'매일 아침 일찍 도서관에 가서 하루 종일 공부를 해야 하는데 너무 어렵습니다. 방법이 없을까요?'
내가 처음 도서관에 나오기 시작했을 때는 '휴식'을 위한 목적이 가장 큰 부분을 차지했다. 바쁘게 일하는 와중에 시간이 생겨 도서관에 나올 때면 그렇게 마음이 편할 수가 없었다. 도서관은 내 마음의 안식처였다. 그래서 힘들지 않게 꾸준히 나올 수 있었다.
그러나 도서관에 꾸준히 가야 하는 목적이 공부 때문이라면 나와는 상황이 다르다. 해야만 하는 일을 습관으로 만들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어쨌든 해야 하는 일이기에 강제적인 방법을 활용하기로 했다.
'그러면 저한테 매일 아침 몇 시까지 도서관에 갈지에 대한 다짐을 보내시고, 매일 도서관에 도착하는 시간을 사진으로 찍어서 보내세요. 매일 아침입니다.'
그렇게 J군은 매일 아침 7시가 되기 전에 도서관에 도착해 도착 시간을 찍어 사진으로 보내고 있다. 주말에도 말이다. 어떻게 하루아침에 사람이 그렇게 달라졌을까 싶기도 하고, 과연 얼마나 지속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들기도 했다. 그러나 그 친구는 벌써 한 달 가까이 자신의 다짐을 지키는 중이다.
도서관에서 만난 동지
도서관에 나가는 길이면 항상 J군에게서 연락이 온다. '도착했습니다!' 빨리 도착할 때면 아침 6시가 조금 넘은 시간에 도서관에 도착했다는 연락이 온다. 도서관 가는 시간이 꽤 걸리는 나와 다르게 J군은 집 앞 도서관을 이용하기 때문에 항상 나보다 먼저 도서관에 도착한다. 같은 도서관은 아니지만.
아침에 일찍 일어나 제시간에 도서관에 나가는 일은 자신의 노력 덕분인데도 항상 내게 감사하다는 말을 한다. 덕분에 꾸준히 도서관에 나가고 열심히 공부하게 됐다고 말이다. 조그만 도움이라도 받으면 항상 잊지 않고 감사를 전하는 그이기 때문에 나 역시 그를 아끼고 최대한 그에게 도움을 주려하는 편이다.
그는 내게 도움을 받기만 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 때문에 매일 자발적으로 도서관에 나가는 나이지만 때로는 도서관에 가기 싫은 날도 있다. 비가 많이와 집 밖으로 나가기 싫을 때도 있고, 눈꺼풀이 무거워 좀 더 자고 싶은 날도 있다. 그러나 요즘은 J군 덕분에 나까지 도서관에 더 열심히 나가게 된다.
아침에 일어나 바로 움직이기 싫을 때도 J군의 연락이 올 것을 생각하면 늦장을 부리지 않게 된다. 그에게 내가 도서관 가는 걸 보고해야 할 의무는 없지만 조언을 해준 내가 내 약속을 지키지 못하면 안 되지 않는가. 게다가 그의 열정 덕분에 내 열정 역시 더욱 타오르고 있으니 나 역시 그에게 도움받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비록 같은 도서관에 다니는 것도 아니고, 도서관에 가는 목적도 다르지만 나와 같이 매일 도서관에 다니며 열심히 사는 그를 볼 때면 도서관 동지가 생긴 느낌이다.
사람은 다른 사람과 교감을 느끼며 용기를 얻고 위안을 얻는 모양이다. 혼자서도 즐겁게 지내고 행복하게 지내고 있다 생각했다. 그러나 나와 같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 사람을 보니 더욱 즐겁고 행복한 기분을 느꼈다. 또 더욱 용기를 얻었다. J군 또한 그랬을 것이다.
결국 사람은 누군가와 함께일 때 가장 따뜻함을 느끼는 게 아닌가 싶다.
+ 유튜브에서 '도서관에 사는 남자' 검색, 구독하기.
- 페이스북 : https://goo.gl/Uj0zAv
- 카카오스토리 : https://goo.gl/EGW5it
(개인 SNS)
- 페이스북 : https://goo.gl/ZnwQeh
- 인스타그램 : https://goo.gl/qwR32B
- 블로그 : https://goo.gl/yJRWy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