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 우체통에 도착한 세 번째 편지
고민 우체통을 열고나서 생각보다 많은 분들께서 편지를 보내주고 계신다. 내 글 쓰는 속도가 못 따라갈 정도로... 물론 내가 글 쓰는 속도가 그리 빠른 편은 아니다.
이번 편지는 '사랑'에 대한 이야기다. 사랑은 참 어렵다. 서로 너무도 다른 두 사람이 손을 잡는 일이기에 손을 잡는 과정도, 손을 잡고 나서도 어려운 게 사랑이다.
* 본인이 드러나지 않도록 내용을 약간 변경·축약했습니다.
안녕하세요.
고민이 있어 이렇게 편지를 보냅니다.
전 현재 학원을 운영하고 있는 돌싱남입니다. 얼마 전 아는 지인과의 술자리에서 한 여성분을 알게 되었습니다. 정말 마음에 들어 연락처도 받고 몇 번 만남을 가지기도 했습니다.
서로 사는 곳이 멀다 보니 주말밖에 시간이 안 돼서 한 달 정도 제가 여성분이 계신 곳으로 가서 만났습니다. 평소에는 카톡으로 대화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분이 전에 만나던 분과 헤어진 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은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게 힘들다고 더라구요. 만나서 자연스럽게 대화도 하면서 은근슬쩍 현재 마음을 물어봤는데요. 아직 전의 상처도 다 아물지 않았고, 제가 싫은 건 아니지만 아직 좋은 것도 아니라고 하더라구요.
그분은 제게 시간을 좀 달라고 했습니다. 천천히 알아가고 싶다고요. 그래서 전 그렇게 하자고 했습니다. 그런데 그 후로 카톡으로 대화를 하면 제 카톡을 읽고 답이 없을 때도 있구요. 먼저 카톡을 보내는 경우는 거의 없더라구요...
전에 대화한 이후로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자고 스스로 다짐하면서도 그게 쉽지는 않습니다. 벽에 대고 이야기하는 느낌도 듭니다. 제가 연락을 하는 게 부담스러운 건지...
계속 맘 졸이며 기다려야 하는 건지... 그래서 제가 싫으면 싫다고 얘기를 해달라고 해도 천천히 알아가고 싶다고 계속 똑같은 얘기만 합니다.
저는 어떻게 해야 될까요? 그분의 말대로 그저 기다려야 할까요? 아니면 더 상처받기 전에 포기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참고로, 저는 한번 좋으면 간이고 쓸개고 다 빼주고, 성격도 급한 편입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사랑에 대한 고민에 나이가 문제가 되는 건 아닌 거 같습니다. 나이가 적든 많든 남자는 여자의 속마음을 잘 모르고, 여자는 남자의 속마음을 잘 모르기 때문이죠. 물론 저도 남자인 만큼 여성분들의 속마음을 다 알지는 못하겠지만 객관적인 입장에서 고민에 대해 이야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아픔은 금세 치유되지 않는다
이별의 아픔을 경험해본 사람은 다시 그 아픔을 겪고 싶어 하지 않는다. 이별의 아픔은 쉽게 무뎌지지 않기 때문이다. 매를 맞으면 처음에 가장 아프고 그다음에는 조금씩 아픔이 무뎌지게 된다. 그러나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은 그렇지 않다. 이별이 반복될수록 무뎌지는 것보다는 아픔을 피하는 쪽을 선택하게 된다.
사람들은 각자 아픔을 치유하는 자신만의 방법을 가지고 있다. 누군가는 이별의 아픔을 다른 사람과의 사랑으로 치유하기도 하고, 누군가는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며 천천히 잊어가는 방법을 택하기도 한다. 무엇이 더 낫다기보다는 본인이 선호하는 방법으로 치유하는 시간을 가진다.
상대방이 이별을 해서 아픔이 있다면 그 상대방에게 다가갈 때는 내 마음뿐만 아니라 상대방의 마음도 배려해줘야 한다.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고 싶은 사람에게 아무 생각 없이 무턱대고 다가가다간 초인종을 누르기도 전에 쫓겨날 수 있다.
상대방에게도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자유가 있다.
먼저 연락하지 않는
상대방의 속마음
상대방이 내 연락에 답을 잘 하지 않거나, 절대 먼저 연락하지 않는 데는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지 않을까 싶다. 하나는 정말 연애할 마음이 없는 상태인 것이고, 다른 하나는 상대방이 딱히 마음에 들지 않을 때이다. 물론 둘 다 해당되는 경우도 있다.
이별을 했다는 말은 지난 연애에서의 상처가 아직 남아있을 수 있다는 말이다. 이런 감정의 상태에서는 연애의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말이나 행동들은 지난 연애의 아픔을 다시 불러올 수도 있다. 그 아픔을 다시 경험하고 싶지 않기 때문에 이별 직후에는 누구에게나 마음이 닫히는 게 당연하다.
또는 두 번째 이유처럼 상대방이 딱히 마음에 들지 않아서 마음을 열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이별 직후가 아니라면, 상대방이 정말 마음에 들 경우 좀 더 가벼운 마음으로 다가갈 수 있기 때문이다.
세상에 무수히 많은 사람이 있는 만큼, 정말 다양한 성격의 사람들이 있다. 그래서 모든 상황에 하나의 답을 제시할 수는 없다. 평소라면 이상형이라고 할만한 상대라도 마음이 닫힌 상황에서는 마음을 쉽게 열어주지 않을 수도 있다.
내 선택이 먼저다
결국 선택은 내 몫이다. 상대방이 정말 마음에 드는데 상대가 시간을 좀 달라고 하면 그것을 거절로 받아들일지, 아니면 정말 시간이 필요해서 기다려줘야 하는지는 내 선택에 달렸다. 거절로 받아들이면 여기서 그만하면 되고, 정말 시간이 필요한 것 같아 보여서 그런 것이라면 천천히 다가가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지난 글에서도 이야기했지만 나이가 들수록 사랑은 어려워진다. 아는 것도 많아지고 경험도 많아지기 때문이다. 이 사랑을 따라가 실컷 마음을 주었지만, 결국 실패한다면 얼마나 아플지 알기 때문에 쉽게 마음을 주지 못한다.
그런데 이는 나만의 문제가 아니다. 상대방도 마찬가지다. 호기심에, 또는 마음에 끌려 좀 더 다가가려고 해도 또다시 사랑에 실패했을 경우 얼마나 아플지 알기 때문에 서로 조심해지는 것이다. 그렇게 서로 눈치만 보다 결국 시작도 못하고 끝나는 사랑도 정말 많다.
결국 내가 어떤 선택을 할지 먼저 결정해야 한다. 상대를 향한 내 마음이 진실된 것이라면 상대의 바람대로 천천히 다가가는 것이 좋다. 다만 쉽게 마음을 열지 않을 수 있으므로 마음을 단단히 먹고 시작해야 한다. '마음을 다 줬다가 실패하면 어쩌지?'라는 생각보다는 '결과가 어떻게 되든 사랑할 수 있는 만큼 사랑하자'라고 생각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물론 모든 사랑이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이뤄지지 않을 사랑을 두려워해 사랑을 건네기를 망설인다면, 결국 사랑은 시작조차 어렵게 된다..
수많은 사랑을 하더라도 결국 서로에겐 첫사랑이 된다. 첫사랑은 항상 설렘이 가득하지만 가슴 한켠에는 항상 두려움도 존재한다. 다만 그것이 어느 순간에만 밖으로 나올 뿐이다.
이번 사랑이 마지막 사랑인 것 같은 느낌을 받을 때가 있겠지만, 사실 그 사랑이 끝나면 또 다른 사랑이 찾아온다. 실패하기를 두려워해 시작도 못하는 것보다는, 실패를 생각 말고 마음껏 사랑하자. 사랑은 준다고 사라지는 게 아니다. 사랑은 주는 만큼 내 가슴속에 남아있고, 주지 않고 간직하는 만큼 머릿속에 남아있는다.
뒤를 보지 말고 그저 사랑하자.
고민이 해결되지 않을 때는
언제든 '고민우체통'에
고민을 보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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