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일상이 즐거운 이유

대부분의 사람들은 퇴근 후 운동, 자기 계발, 회식, 만남, OTT 시청 등 다양하게 각자의 시간을 가지면서 하루를 마감하는데 나는 퇴근 후 도서관에 가거나 공부를 하거나 책을 읽으며 자기 계발 위주의 시간을 가지며 나름 잘 살고 건강한 삶을 살고 있다고 자부했다.

그런 내가 요즘 몇 달간 글쓰기가 잘 되지 않는다는 핑계로 담을 쌓고 독서는 집중이 안 된다는 핑계로 한 달 가까이 책을 멀리하고 있다. 멀리 한다기보다는 손에 잡히지 않을 만큼 다른 것에 정신을 빼앗겼다고 하는 게 맞겠다.

정신을 빼앗긴 곳은 다름 아닌 각종 영상에 과몰입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처음 이목을 집중시켰던 프로그램은 '지구마불 세계여행'. 유튜버들이 주사위 게임을 하며 숫자가 가리키는 나라로 여행을 떠나는 영상이다.

이 영상은 시즌제로 진행되고 있는데 시즌 1을 최근에 다 보았고 현재 진행형인 시즌 2를 시청 중이다.

당장 내 발로 갈 수 없는 세계 각국을 함께 여행하는 느낌도 나고 출연진들의 합이 즐거워 계속 보게 된다. 특히 가장 많은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는 '빠니보틀'님은 내가 쉽게 도전하지 못하는 부분들을 가감 없이 속 시원하게 해주는 면이 좋고 '원지'님의 선함과 말투는 너무 매력적이다.

또 다른 이유는 바로 UDT출신의 유튜버 겸 방송인인 '덱스'님에게 단단히 현혹되었다.

평소 습관처럼 잠자리에 들던 시간을 넘게 되는 날들이 부지기수로 많아지고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밤잠을 설치며 그가 나왔던 모든 영상을 정주행 하기 시작했다.

솔로지옥 3부터 역으로 솔로지옥 2,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 2와 3, 그리고 그의 유튜브 채널까지.

인간 김진영의 이른바 완전 팬이 되어버렸다. 재작년부터 유명세가 끊이질 않았고 작년에는 방송계를 휩쓸며 신인상을 받을 정도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올해는 새로운 분야인 연기에 도전하고 조만간 영화도 개봉할 예정이다.

이미 너무나도 유명해진 사람을 뒤늦게 알게 되고 알면 알 수록 끝이 없는 매력에 쓰러지고 말았다.

이 정도로 팬심을 가진 적은 처음이라 이런 내가 스스로도 낯설고 웃기고 어이없는 중이다.

내가 이렇게까지 한 사람에게 빠지면서 일상에 변화가 온 이유는 무엇일까 곰곰이 생각해 보게 되었다.

'왜 이렇게 멋있는 거지? 도대체 왜 이렇게 좋은 걸까?'

생각 끝에 도달한 결과는 '나는 굉장히 솔직하고 성장형인 사람을 좋아하는구나'였다.

유명해지기 전 영상들부터 거슬러 올라가면 한 사람의 성장 과정이 보인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았던 시절부터 지금까지 뭐든 열심히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모니터 화면을 뚫고 나온다.

최근 광고 영상에도 '할 거면 진짜로'라는 문구에 걸맞게 땀 흘리며 촬영하는 모습에 감동했다.

외적은 부분도 물론 멋있지만 내면도 멋있는 사람이다.  근육질의 몸을 가진 성인 남자가 어울리지 않게 귀여운 구석이 있다. 생각도 깊다.

본격적으로 팬이 되기 전 한 방송의 MC로 앉아있던 그의 어휘력에 놀라곤 했는데 본인에게 부족한 부분은 채우려고 노력한다는 걸 알게 되었다.

삶을 대하는 태도도 멋있고 솔직함이 무기인 그는 본인의 생각과 감정을 피력하는 데 있어 능하다. 인정도 잘한다. 모든 내용들 다 열거할 순 없지만

영상 곳곳에 남겨져있던 덕분에 알게 된 매력들이다.

그런데 희한한 건 이와 같은 삶이 한 달이 지나고 나니 오히려 동기부여가 되었다.

영상들을 보고 듣는 이 행위를 내가 왜 좋아하게 되었는지 스스로 질문하고 보니 이유가 명확해졌고

'나도 최선을 다해야지, 해내야지, 잘 살아야지.'와 같은 마음이 일었다. 평소보다 운동도 더 열심히 하게 되었다.

그리고 또 하나! 기분 좋은 에너지가 마구마구 나오다 보니 일상이 즐겁다.

요즘 같이 이렇게 재미있던 적이 있던가!

열정을 되찾고 나니 내가 돌아올 곳은 이곳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