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테리어 시공 일정을 계획하고 관리하는 방법
인테리어 계획을 세웠다면, 이제 실행할 차례다. 그 첫걸음은 공정별 일정을 정하는 것이다. 반셀프로 직접 일정을 정하고 관리해야 할 때 알아두면 좋을 내용을 정리했다.
주말, 공휴일을 빼고 며칠 동안 공사할 수 있는지 확인한다. 아파트 같은 공동주택은 보통 주말, 공휴일 공사를 허가해주지 않기 때문이다. 가끔 밤에도 작업하는 시공팀이 계신데, 소음과 먼지가 난다면 이웃의 민원을 받을 수 있다. 처음부터 일정을 여유 있게 계획하는 게 마음이 편할 것이다.
시공팀을 섭외하기 전에 일정을 계획한다. 본인에게 편하고 일정 수정이 쉬운 방식이면 된다. 나는 반셀프 컨설팅을 받으며 달력 앱을 사용했다. 인테리어 소장님과 일정을 공유할 수 있고, 보기 편하고, 어디서든 계획을 수정할 수 있어 좋았다.
인테리어가 처음이라 공정별로 며칠을 잡아야 할지 막막하다면, 집 크기와 공사 범위가 비슷한 사례를 검색하자. (ex: 33평 반셀프 인테리어 일정) 벽 마감재, 전기, 목공, 타일, 가구 외엔 거의 같은 일정으로 진행될 것이다. 당신이 인테리어로 바꾸고 싶은 게 많다면, 참고사례보다 1~2주 정도 여유 일정을 확보하면 될 것이다.
내 경우 확장형 24평을 전체 리모델링하는데 28일 걸렸다. 전 집주인의 배려로 시공 기간을 넉넉하게 잡을 수 있었는데, 그럼에도 여러 공정을 하루에 병행하기도 했다. 이럴 땐 미리 시공팀과 상의해야 한다. 작업공간이 겹치면 불가능한 공사도 있고, 공간이 안 겹쳐도 동선이나 자재 놓을 공간이 부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참고로 내가 병행한 공정은 다음과 같다.
#보양 + 철거
공사 일정을 급하게 앞당기느라 보양을 철거 당일 아침에 했다. 철거팀 오기 전에 보양이 끝나야 해서 조마조마했으니 철거 전날 보양 끝내는 것을 추천한다.
#전기 + 새시
비교적 작업 영역이 겹치지 않아서 전기 2일 차에 새시를 병행했다. 새시팀은 평소에도 다른 공정과 겹쳐 작업해 오신 것 같다. 전기팀엔 양해를 구했다.
#목공 + 벽 방수
철거 후 목공까지 시간 여유가 있었지만, 벽 크랙에 외벽방수 해두면 좋다는 것을 늦게 알았다. 목공으로 벽 마감하기 전에 부랴부랴 일정을 잡았다. 외벽방수는 1~2시간이면 끝나서 목공팀에 양해를 구했다.
#타일 + 필름
컨설팅해 주신 소장님이 두 일정을 겹쳐 잡으셨다. 타일과 공간이 안 겹치기도 했고, 현관 타일이 완전히 고정될 때라 겹쳐도 되는 것 같다.
이제 공사 1일 차부터 순서대로 시공팀을 섭외한다. 초반 공정 일정이 바뀌면 후반 공정 일정도 다 바꿔야 하기 때문에, 불확실성을 싫어한다면 1달, 아니면 2주 단위로 섭외 및 일정을 확정하자.
공정별로 최소 3팀 이상 연락을 취하고 견적과 소통 방식을 비교하는 걸 추천한다. 실력도 좋고, 내가 원하는 걸 이해해 주고,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것을 짚어주는 시공팀을 찾는 게 좋다. 계약서 쓰는 데 동의한다면 신뢰도가 올라간다.
나는 이번 전체 리모델링은 대부분 반셀프 컨설팅 업체의 시공팀과 계약했다. 2021년에 반셀프로 부분 인테리어를 할 땐 인기통에서 견적을 받았다. 작업자별로 견적 차이가 컸는데, 비용이 높아도 방문상담 해주는 곳과 계약했다. 숨고 후기 좋은 분들도 대체로 작업 잘해주셨다.
아직 끝이 아니다. 시공팀에 당신이 직접 구매해야 하는 자재를 물어보고, 시공날짜 전에 배송받을 수 있게 주문해 두자. 주문 마감 일정도 따로 관리하는 게 좋다. 아니면 퀵비 꽤나 쓸 것이다.
자재 배송은 1주 전에 받아야 안전하게 교환받을 수 있다. 받자마자 뜯어서 문제없는지 확인하고, 아니면 반품이나 교환한다. 나는 도기류는 부피가 커서 시공 이틀 전에 배송받았는데, 수전을 2번 교환해야 했다. 업체 과실이라 마지막엔 퀵으로 교환받았다.
변경된 일정에 대응하고 후속 일정을 다시 조율해야 할 수도 있다. 이 과정이 스트레스일 것 같으면 규모가 큰 작업 사이에 1~2일을 비워두자. 나는 일정을 여유 있게 잡아서인지 실작업이 예상보다 빨리 끝날 때가 더 많았다. 작업팀이 바빠서 3명이 이틀 할 작업을 5명이 하루 만에 끝내기도 하셨다.
이 외에도 중간중간 시공팀이 언제까지 이거 확인해 주세요~ 하고 부탁하는 일들이 있을 것이다. 반셀프 인테리어는 내가 모든 과정을 주도해야 해서 공사가 완전히 끝날 때까진 긴장을 늦출 수 없다. 챙겨야 할 것을 한 곳에 메모해 두고 하나하나 대응하자. 기한이 있는 건 알림을 보내주는 앱을 활용하면 좋다. 나는 캘린더 앱을 쓰다가, 푸시 알림이 묻혀서 카카오톡 캘린더로 카톡 메시지를 받았다. "아이고 정신없어, 챙겨줄 비서가 필요해!" 싶을 때 유용하다.
개인적으론 시공팀을 섭외하고 일정을 확정하는 게 반셀프 인테리어에서 가장 힘든 과정인 것 같다. 여기까지 했으면 시공주의 역할이 반은 끝나지 않았나 싶다. 맛있는 음식이나 휴식으로 스스로를 칭찬해 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