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력이나 대가가 없는 것은 그저 ‘빚’이다.
빚은 언젠가는 꼭 갚아야 하는 의무이자 짐이다.
인풋이 없으면 당연히 아웃풋은 없다. 심은 대로 거두는 것은 자연의 섭리이자, 정해진 결과다. 당연한 이치다.
강의 시작한 지 7년 넘어간다. 그 강사과정 수료한 동기가 스물 여남명 되는데 지금껏 강의를 잇는 사람은, 지금 딱 나 하나다.
그때의 나는 소심하기 이를 데가 없어서 다른 사람 눈도 제대로 쳐다보지 못했다. 한 명씩 무대 앞에 나와 강의 시연을 하는데 ‘안녕하세요’ 인사 한마디를 못하고 그 자리에서 울어 버렸다. –지금껏 종종 놀리는 분들이 있다-
동기들은 수료증 받으면 제일 먼저 그만 둘 사람으로 나를 꼽았다. 인사는 고사하고 눈도 못 마주치는 극샤이.
강의 시연은 해당 챕터 랜덤으로 무작위 선정된다.
뭐가 나올지 모르니 전체 내용을 다 알아야 한다. 하루 일과 후 저녁시간에 진행되는 수료과정에 흐르는 시간이 야속하기만 했다. 한 선배강사는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이 정도면 강의는 어려울 테니 평가 응시하지 말고 편히 쉬라고 했다. 그때 딱 오기가 생겼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내용 숙지하고 반복 연습하는 것 밖에는 다른 방법이 생각나지 않았다. 선배 강사들 역시 반복해서 입말로 내놓으라 조언했다. 쉬는 시간이나 점심시간. 시간만 나면 건물 내 사람 없는 공간을 찾았다.
벽을 화이트보드 삼아 손으로 각 챕터 제목을 쓰고 나 홀로 강의를 펼쳤다. 아무도 보는 이 없으니 내 입에 붙을 때까지 반복할 수 있었다. 평가날, 얼굴은 벌겋게 달아오르고 심장은 터질 듯 나댔지만 차곡차곡 쌓은 시간이 헛되지 않았다는 걸 스스로 알게 되었다. 반복된 연습에 내용은 숙지되었고 입으로 내어 놓지 못했던 말하기 역시 반복된 훈련에 막힘 없이 평가를 마쳤다.
그때 연습한 치열한 말하기 연습이 바탕되어 7년째 교육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참 감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작년 우리가 함께 읽었던 고미숙 저자의 ‘나의 운명 사용 설명서’. 혹시 기억나니?
지금 겪어야 하는 걸 미봉책으로 건너뛰어 버리면 언젠가 몇 배가 되어 부메랑으로 되돌아온다.
지금 당장 돈도 잘 벌고 운수 좋다고 팔랑거릴 필요도, 당장 어렵고 힘들다고 죽겠다 죽겠다 할 필요가 없다.
인생사 팔자소관이라지만 기를 쓰고 용을 쓰고 신을 내다보면 피드백이 따라온단다.
나는 이 책을 두고두고 펼쳐 본다.
지금 내가 하는 일이 헷갈릴 때, “이게 맞나?” 싶을 때. 멘탈 잡는데 아주 탁월한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거저 바라면 거저 살게 된다.
손 곱도록 쨍한 추위를 건너야 눈 녹는 봄이 오듯, 자연의 섭리대로만 생각해도 충분히 예상된다.
그러기 위해, 당장 움직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