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에 지하철역 N행시 신분당선 완주 후, 9호선을 연이어 도전하고 있다. 신분당선에 비하면 역 수도 많고, 지하철 역 이름도 어려운 이름이 많아서 꽤 힘든 레이스지만, 그래도 나름 이리저리 머리를 굴려가며 생각하다 보니 더욱 도전의식이 생기는 것 같다. 가장 힘든 부분은 'ㄹ'자가 첫 자음으로 들어간 단어로 시작하는 단어들이다. 북한말로는 많이 사용되어도 우리말에서는 'ㄹ'로 시작하는 단어가 흔치 않다. 얼마 전 재미있게 본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에서도 남주인공 이름이 '리정혁'이었는데.. 이렇게 북한말로 시를 짓지 않고서야 'ㄹ'을 'ㅇ'으로 바꿔야 하는 순간들이 몇 번 있었다.
9호선은 무려 38개의 역이 있어서 한 번에 담기엔 너무 많을 것 같아서 13-13-12 3등분으로 나누어 글을 올려보려고 한다. 그래도 초반부 역 중 마곡나루의 '루'는 '누'나 '우'로 바꾸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경험수집잡화점 온라인 모임방에서 다른 참여자들과 함께 시를 짓다 보니 그래도 어떻게든 꾸준히 시를 만들어보게 되는 것 같다. 9호선 초반부에 가끔 N행시 짓기 실패한 날이 며칠 있었지만, 아래와 같이 나만의 작품으로 남겨보고픈 의지가 생겨 중간중간 실패한 역들을 뒤늦게 다시 메꾸어 보았다.
어쩌면 아무런 의미도 없어 보이는 지하철역 N행시이지만, 단어가 주어지는 제한적인 상황에서 어떤 메세지를 전달하기 위한 짧은 '시'를 짓는 행위 자체는 평소에 생각지도 못한 부분들을 계속 생각하게 만든다. 그러다 보니 주변을 보는 시각도 생각의 범위도 차츰 넓어지는 기분이 든다. 점점 창의적인 생각들을 할 수 있게 되기를, 점점 감성 넘치는 시를 지을 수 있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오늘도 꾸준히 시를 지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