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반지라곤 사본 적 없는 이 부장은 김 차장을 불렀다. 곧 아내와 결혼기념일이라서 반지 하나 사줄까 하는데 아내도 반지를 껴본 적 없고 나도 사본 적 없어서 말이야 점심시간에 강남귀금속상가에 같이 가 줄 수 있겠나?
김 차장은 금액대를 물었다. 백만 원쯤 생각한다고 말하는 이 부장은 자신이 꽤 자랑스러웠다.
이 부장은 출입문이 열리자마자 보이는 매장 진열대 앞에서 반짝이는 것이 유리인지 반지인지 안경을 치켜올려 가며 하나씩 살폈다. 디자인은 전부 돌 반지 같아서 이 부장 눈에도 차지 않았다.
김 차장이 귓속말했다. 옆에 신세계백화점으로 가 봐요. 백화점으로 들어온 김 차장은 이 부장을 앞장섰다.
윤연화주얼리. 이 부장은 김연아가 모델인 맞은편 매장이 낫겠다고 생각했지만 김 사장님 어떻게 오셨어요. 매장 직원 모두 김 차장을 반가워한다.
제가 살 건 아니고 백만 원대 반지 좀 보려고 하는데요. 직원이 이 부장 쪽을 한 번 쳐다보다가 아시다시피 저희 매장엔 백만 원짜리는 없는데 김 사장님 봐서 이 반지 칠십만 원에 드릴게요.
이 부장은 이게 웬 횡재냐 싶었다. 심지어 반지도 예뻤다. 이 부장은 기분이 좋았다. 결제는 어떻게 하시겠냐는 말에 현금으로 하겠다고 말했다.
이 부장은 은행 봉투에 넣어 둔 백만 원을 꺼냈다. 삼십만 원을 세고 다시 칠십만 원을 셌다. 직원이 말했다. 정말 김 사장님 때문에 이렇게 해드리는 거예요. 이 부장은 직원에게도 김 차장에게도 고맙다고 말했다.
부장님 제가 최근 아내 생일날 해 준 반지가 이천만 원이 넘어요. 이 부장은 이천만 원짜리 반지가 있다는 것이 놀라웠지만, 생애 처음으로 아내에게 줄 반지를 샀다는 것이 기뻐서 퇴근 때까지 수시로 반지 케이스를 확인했다.
아내가 반지를 끼고 딱 맞는다며 말없이 웃을 때 이 부장은 김 차장이 생각났다. 웃는 아내를 보니 뒤늦게 화가 나서 정수리가 화끈거렸다. 김 차장이 하는 말마다 무슨 꿍꿍이가 있는 것 같았다. 벼르고 벼르지만
윤연화주얼리 고객 감사 이벤트 알림 문자가 올 때마다 지금까지 김 차장보다 돈이 없어서 끙끙 앓았다.
현직 작가에게 배우는 진짜 글쓰기_온라인 창작 클래스 <세작교>
시인 김상혁과 함께하는 시(詩)그날 일곱 번째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