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 위에 다시 놓인 문장
‘내가 너 그럴 줄 알았다‘는 엄마의 말은,
어려서부터 내게 걸린 저주의 주문 같았다.
발이 걸려 크게 넘어진 날, 양 무릎이 까지고 살이 벗겨질 때에도
선반에서 떨어진 유리병이 발등을 찢고 발톱을 할퀴었을 때에도
그의 외도를 알아버리고 눈물로 새운 어느 날에도
긴 슬픔의 날들 끝, 온몸이 부서지듯 아파왔던 그 시절에도
언제나 그 말이 따라왔다.
너는 그럴 줄 알았다고.
그래서, 늘 아팠다.
돌이 박히고 피가 나는 여린 살의 생채기보다
설 수도, 디딜 수도 없는 불안한 발로 버텨야 했던 날보다
이미 시퍼렇게 멍든 가슴을 치고 또 치는 고통보다
그 말이 더 아팠다.
그 말은,
모두 내 탓이라고 말하는 것 같아서.
그 말은,
너의 아픔은 나와 상관없다고 말하는 것 같아서.
그리고 어느새
그 저주의 말은 내 입안에도 머물렀다.
다시, 나를 찌르며 맴돌았다.
’내가 너 그럴 줄 알았다‘는 말,
이제는 나의 저주가 되어
되풀이되는 삶이 되었다.
엄마의 입술에서 내 입으로 전해진
지독하고 질긴 말 한마디.
손 발은 굳은살로 점점 무감각해지는데,
치료받지 못한 여린 무릎은 여전히 아프다.
마치 이 저주가 끝날 때까지는
아물 수 없을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