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니까ㅡ”
손끝을 세워 긁어대는 날카로운 말에도
한 번도 온기를 품은 적 없는 차가운 시선에도
이해해야 했다 참아야 했다 그리고 웃어야 했다
가족이니까ㅡ가족끼리는 원래 그런 거라니까
더 이상 자리를 내줄 곳이 없어 너덜거리는 심장이
아프다고 이제는 나를 좀 봐달라고 부르짖어도
괜찮아야 했다 눈물도 아픔도 나에겐 사치였다
가족이니까ㅡ가족끼리는 뭐든 용서하는 거라니까
나에게는 차고 곧은 촘촘한 쇠자
하나 둘 검사하고 찔러대는 쇠자가
너에게는 온기 어린 부드러운 손길
토닥임 하나 쓸어내림 둘 부드러운 손길이
작은 눈망울로 세상을 볼 때부터
나에게만 차갑고 나에게만 매정한 당신이
이상하게도 느껴졌지만
가족이니까ㅡ가족끼리는 서로
똑같이 사랑하는 거라고
당신은 늘 입에 발라놓은 풀처럼
그 말을 붙이고 살았으니까
가족이라는 잔인한 이유로
아픔에 상처 눈물에 슬픔을 더하는 당신을
가족이니까ㅡ괜찮아라는 말로
조용히 눈을 감으며 잔인하게 동조한다
여전히 작은 눈망울은
눈물이 끊이질 않는다
하지만 그 어떤 비명도
지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