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라는 잔인한 이유로]

“가족이니까ㅡ”

by 사막의 소금


손끝을 세워 긁어대는 날카로운 말에도

한 번도 온기를 품은 적 없는 차가운 시선에도

이해해야 했다 참아야 했다 그리고 웃어야 했다

가족이니까ㅡ가족끼리는 원래 그런 거라니까


더 이상 자리를 내줄 곳이 없어 너덜거리는 심장이

아프다고 이제는 나를 좀 봐달라고 부르짖어도

괜찮아야 했다 눈물도 아픔도 나에겐 사치였다

가족이니까ㅡ가족끼리는 뭐든 용서하는 거라니까


나에게는 차고 곧은 촘촘한 쇠자

하나 둘 검사하고 찔러대는 쇠자가

너에게는 온기 어린 부드러운 손길

토닥임 하나 쓸어내림 둘 부드러운 손길이


작은 눈망울로 세상을 볼 때부터

나에게만 차갑고 나에게만 매정한 당신이

이상하게도 느껴졌지만


가족이니까ㅡ가족끼리는 서로

똑같이 사랑하는 거라고

당신은 늘 입에 발라놓은 풀처럼

그 말을 붙이고 살았으니까


가족이라는 잔인한 이유로

아픔에 상처 눈물에 슬픔을 더하는 당신을

가족이니까ㅡ괜찮아라는 말로

조용히 눈을 감으며 잔인하게 동조한다


여전히 작은 눈망울은

눈물이 끊이질 않는다

하지만 그 어떤 비명도

지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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