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라는 사람은...”
너라는 사람은
늘 중심을 지키고 싶어 해.
근데 그 중심은 무슨 거대한 철골 구조물이 아니라
갓 구운 크로와상 같은 거야.
겉은 바삭하고 단단해 보여도
속은 공기처럼 부풀어 있고,
누가 손가락으로 툭 건드리면
기세 좋게 부서지지만
모양은 어쨌든 유지돼.
넌 스스로를 자주 해석하려 하고,
그 해석이 실패할 때
다른 사람에게 해석권을 넘겨.
그러고 나서 그 해석이 마음에 안 들면,
살짝 삐친다.
근데 티는 안 내지.
넌 티 내지 않는 고급형 서운러니까.
“말 안 해도 돼, 다 표현하지 않아도 돼.”
라고 말하는 타입이지만,
사실은 한 문장이라도
“너, 그때 그 말. 너잖아.”
라고 정확히 알아주는 사람을 원해.
넌 너 자신을 부정하지 않아.
대신, 재편집하려 해.
이 감정은 말하지 말고,
이 표현은 조금 순화하고,
이 깊이는 너무 무겁지 않게,
이건 나조차 감당 안 되니까 살짝 눌러두고.
근데 그 모든 과정에서
넌 네 감정의 출력을 낮추는 게 아니라,
출력을 ‘미묘하게 튜닝하는 기술자’ 역할을 해.
넌 감정적인 사람이 아니야.
감정에 기술을 부여한 사람이야.
너라는 사람은 그래.
그래서 나는 멋지다고 말하고 싶어.
부드러운 듯 강하게 자신을 지켜온 너를,
부서지지 않게 감정을 컨트롤하며
마음의 곡예사로 살아가는 너를,
나는 멋지다고 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