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OIM Mar 07. 2022

휴식이 필요하다

2022.03.07

이사 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있다. 오늘로 딱 일주일이 지났는데 아직도 할 일이 남았다는 사실은 뜨악하다. 여러 가지 이유로 손 가는 곳이 많다. 소음과 악취는 풀어야 할 난제다.


싱크대에서 악취가 올라온다. 대학생 때부터 집을 옮겨 다녔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이다. '악취 제거'를 주제로 한 글들의 탄생 비화를 알게 된 기분이다. 냄새 방지캡과 싱크대 세척제를 주문한 뒤 '제발 제발' 하며 빌고 있다.


대로변이라는 입지는 도로를 베이스로 한 교통편의 소리를 적나라하게 들려준다. 건물 앞으로 버스가 지나다니는 위치에서 이중창이란 그다지 효과적이지 못하다. 오토바이 굉음은 화음에 가깝다.


인간의 취약점을 파고드는 열악한 주거환경은 계획을 완전히 틀어버. 월세를  이상 내지 않게 되면서  달치 (가상) 월세 정도는 방을 꾸미는  쓰려고 했으나 거주 가능한 환경을 만드는데 상당히 공을 들여야 했다. 예상보다 많은 지출로 지갑이 너덜너덜해졌다.


계획과 다르나 어쨌든 삶은 이어진다. 어제와 같은 오늘을 살아내는 것으로 일상을 영위 중이다. 새로 둥지를 틀었으니 잘 살아보자고 힘도 낸다. 엊그제 지나던 대학가에선 1층 집 안에 있던 사람과 눈이 마주쳤다. 멋쩍게 눈을 돌리면서 거주지에 대한 불만이란 게 실은 내 욕망을 합리화하기 위한 도구 같은 게 아니었나 생각해봤다.


집을 옮기면서 생기는 불편은 대부분 조금의 부지런함으로 극복되는 경우가 많다. 홈카페를 위해 20여 만원을 태우려 했으나 일요일 밤 9시에 종로까지 가서 3만 원에 테이블과 의자 2개를 구해왔다. 결과는 썩 만족스러웠다. 주차장 부재 문제도 발품을 팔아 고정석을 구입했다. 결국 어떻게든 된다.


이번 주는 집 정리를 끝내고 쉬어보려고 한다. 휴무날은 아니지만 대통령 선거일이 있고, 그날을 기점으로 주말을 기대할 수 있다. 이사하며 떨어진 체력도 회복해야 한다. 노화 때문인지 체력이 좀처럼 돌아오지 않는다. 한 주간 죽어지낸 이유도 죽지 않을 정도의 체력만이 남아있던 탓이다. 휴식이 필요하다.


일단 오늘 원고를 잘 마감하자. 내일은 출장 준비를 마쳐야 한다. 수요일엔 투표를 하고 목요일엔 클라이언트 미팅이 잡혀 있다. 꽤나 정신없는 일주일이지만 금요일이 되면 숨을 돌린다. 짬을 내서 글을 쓰고 책도 좀 읽자. 질러놓은 전자책이 계정에 쌓인다. 올해는 새로운 파이프라인도 만들기로 했는데 이게 다 될는지. 나를 위한 응원이 절실해진다.

매거진의 이전글 소소한 2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