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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 속해있지만 이건 '내' 일이야
이번주 올라갈 콘텐츠들을 일정대로 정리했다. 외부 콜라보 콘텐츠는 위에서 의사결정을 안 해줘서 홀딩상태이다. 이러다 또 지지부진 올해가 끝나지 않길 바랄 뿐이다. 어쨌든 예산은 잡아놨으니 이왕이면 재밌는 일을 해보자고 다짐을 해본다.
외주 제작 콘텐츠도 2개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나름 일정대로 잘 흘러가고 있는 듯하다. 뉴스레터도 올해 꺼는 이미 마무리되었고, 크게 욕심만 부리지 않으면 올 한 해도 잘 마무리될 것 같다. (하지만 조금은 욕심을 좀 내보자!)
나중에 어디 가서 '제가 했어요'라고 자신 있게 말하며 포트폴리오가 될 수 있도록, 그런 마음으로 일을 해야겠지. 나는 회사에 속해있고 콘텐츠도 회사 이름으로 발행되지만 어쨌든 이건 '내' 일이기도 하니까 말이다. 아, 그리고 오늘 회사 교육비 나오는 거로 드디어 교육을 신청했다. 활용할 수 있는 건 다 이용해야지!
직업의식이 없나?
디자인은 내가 직접 하는 데 한계가 있어 외주 업체를 쓰는데, 가끔 가다 보면 내가 보기에도 이상한데 어떻게 이걸 이렇게 만들어서 그냥 주지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디자인을 하며 디자이너라는 직함으로 일하는 사람이 보는 눈이 나보다 없을 리는 없고... '직업의식이 없나?'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오늘도 피드백을 한 페이지 가득 쓰다가 산으로 가는 것 같아 모두 지우고 최소한의 수정만 요청했다.
그런데 한편으로 입장을 반대로 생각해 보면, 오늘 팀장님께 보고한 게 하나 있는데 내가 보기에는 괜찮은데 팀장님께서 내용이 너무 많다는 피드백을 주셨다. 본부장님도 똑같은 피드백을 주신 것을 보니 내가 아직 보는 눈이 부족한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팀장님 입장에서는 '아니 담당 자면서 어떻게 이걸 이렇게 만들어서 그냥 주지?'라는 생각을 하셨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무자이자 팀의 막내로서 상사의 피드백을 어떻게 유연하게 받아들이고 성장의 기회로 삼을 것인가, 그리고 한편으로는 외주 업체를 쓰는 인하우스 담당자로서 어떻게 하면 내가 원하는 것을 잘 전달하고 동기부여할 수 있을지, 좋은 리더란 무엇 일지를 오늘도 고민한다.
진로고민, 의미 없다
여전히 지금 하는 일이 나에게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3년째 같은 회사, 같은 부서에서 같은 직무를 하고 있을 수 있는 이유는 어쨌든 '홍보'일이 재밌기 때문이다. 좀 더 근본적으로는 '좋은 것을 널리 알리는' 일에 가치를 느낀다.
한편으로 드는 생각은 홍보의 방식은 앞으로 계속 변화하고 있고 미래는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른다는 것이다. 나는 지금 SNS를 운영하고 이에 맞는 온라인 콘텐츠를 기획제작하는 일에 익숙해져 있지만 사실 이 직무 자체가 내가 회사를 들어올 때 처음 생겼다. SNS 중에서도 요즘 가장 기업에서 중요하게 생각하고 돈도 많이 쓰는 채널이 유튜브인데, 유튜브가 본격적으로 기업의 마케팅 도구로 쓰인 게 불과 2017~2018년부터이니 변화 속도가 정말 놀라울 정도다. 그 말인즉슨 앞으로는 SNS가 없어지고 또 새로운 채널이 생길 수도 있고, 새로운 일자리가 생긴다는 것이겠지.
공무원, 변호사, 의사 같은 전통적인 직업들도 있지만 문득 10대 청소년 때 진로를 선택해서 준비를 한다는 게 얼마나 웃긴 일인가 싶기도 하다. 예를 들어 15살 때 진로를 정해서 그걸 위해 달려왔는데 10년 후 25살이 되어 대학교를 졸업할 쯤엔 ㅇ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더 재미난 직업이 생겼을 수도 있지 않은가. 나 역시 진로 고민을 하던 10대 때(스마트폰도 없던 시절) 내가 기업 홍보실에서 SNS을 담당하게 되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듯이 말이다.
나는 대학교에 입학하고 20살 때 처음 스마트폰을 사용했는데, 아마 내 또래 사람들이면 이런 사례가 많을 것 같다. 한창 공부하고 진로고민할 때는 카카오톡을 비롯해서 개발자, AI연구원, 유튜버, 인플루언서라는 직업이 있지도 않았으니까.
[사진출처: 픽사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