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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이 Jul 29. 2024

그녀석이 돌아오다.

방학 8일 차

방학 8일 차

"고모~ 집에 놀러가도 돼요?"

"지금? 지금은 안돼. 1시간 후에 올래?"

"아~ 왜요~ 난 지금 가고 싶은데..."


답정너 질문에 늘 당황스러움이 뒤따라 온다. 언제 왔는지, 왜 왔는지도 모른 채 조카는 오늘도 한 핏줄임을 무기삼아 무대포로 돌진해왔다. 다른 사람이었으면 화가 나서 다음부터는 미리 얘기해 달라고 양해를 구했을 법한 파워 J이지만, 세상에 딱 하나뿐인 조카이기에 늘 나는 을이 되어 갑의 방문에 반가이 현관문을 열어줄 수밖에 없다. 조카의 방문은 마치 예상치 못한 소나기처럼 갑작스럽게 찾아온다.


"얘들아, 짱구 온대. 얼른 정리해."

"짱구? 갑자기 왜?"

"몰라. 얼른 정리해. 곧 올 거야."

"그럼 우리 오늘 짱구랑 게임해도 돼?"

"응, 저번에 못했으니 오늘은 같이 게임해 줘."


조카의 방문은 언제나 예상치 못하게 이루어진다. 하지만 세상에 단 하나뿐인 조카가 찾아오는 일은 언제나 특별하다. 짱구의 방문은 단지 놀이 시간이 아니라 가족 간의 소중한 유대감을 확인하는 시간이다. 조카의 방문은 마치 첫눈이 내리는 날처럼 설렘을 가득 안겨준다.


"안녕하십니까~!"


우렁찬 소리로 능청스럽게 들어오는 모습이 너무 지아빠의 판박이인 짱구는 세상에서 가장 멋지고 위대해 보이는 형들과 닌텐도 게임, 보드게임, 윷놀이 등 다양한 놀이를 원없이 하고는 쿨하게 집으로 돌아갔다. 가장 재미있게 놀았던 보드게임을 손에 쥐고 말이다. (매번 쓰던 것만 물려줘서 미안하다, 짱구야ㅠ) 짱구의 방문은 마치 영화의 주인공이 등장하는 순간처럼 모든 이목을 집중시킨다.

아들 셋이 모이면 이렇게 됩니다.

짱구가 떠난 후 집안은 다시 고요해졌다. 나는 산산이 흩어진 장난감들과 보드게임 조각들을 보며 피곤함이 몰려왔지만, 한편으로는 짱구의 웃음소리가 그리워지기도 했다. 아이의 순수한 기쁨과 에너지는 분명히 나에게도 큰 힘이 되었다. 짱구의 웃음소리는 마치 오랜만에 듣는 음악처럼 나를 행복하게 만든다.

다시 정리된 집안을 보며 나는 조카와 함께한 시간이 주는 소중함을 새삼 깨달았다. 세상에 단 하나뿐인 조카, 그의 웃음과 함께하는 시간은 언제나 내게 특별하다. 짱구의 방문은 항상 갑작스럽지만, 그로 인해 집안에 웃음이 가득 차고, 나 역시 다시 아이가 된 듯한 기분이 든다. 그런 순간들이 쌓여 나의 일상에 소중한 기억으로 남는다. 짱구와의 시간은 마치 꿈결처럼 지나가지만, 그 추억은 영원히 남는다.


"가족이란 소중함을 느끼는 순간, 그 무엇보다 값진 것이다." - 어니스트 헤밍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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