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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혜린 Aug 16. 2024

장편 소설 <아무는 개> (2)

현대판 지식백과사전 1~4


현대판 지식백과사전 1    

 

* 아무개     



  ‘아무’와 ‘개’의 합성어로 만들어진 신조어. 굴에 사는 아무개를 뜻한다. 아무개는 ‘아무나 될 수 있는 개’이다. 사전적인 의미로서 ‘어떤 사람을 구체적인 이름 대신 부르는 인칭 대명사’라는 말과도 연관이 있다. 벼랑 끝까지 내몰린 이들이 자발적으로 사망 선고를 받기 위해 폐터널에 숨어 산 것에서 유래했다. 부양자가 실종된 지 5년이 지나 사망 선고를 받으면 유족들이 국가 구제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복권처럼 일 년에 한 명에게는 1억의 구제금을 일시불로 주고, 다른 이들에게도 5년 동안 최저 생존비를 지급한다.


  최초의 아무개는 이민형(42)이며 아무개들의 서식지는 전국적으로 수십 개에 달한다. 이들은 식량을 배급하는 배급자를 한 명씩 두고 있으며, 배급자가 구제금 지급 대상자가 된다. 주식은 생수와 각종 통조림이다. 초기에는 과일이나 삶은 계란, 우유, 빵도 배급 품목에 속했지만 배급자들의 방문 횟수가 줄어들수록 오래 두고 먹을 수 있는 생수와 통조림, 생라면, 김 등으로 바뀌었다.





현대판 지식백과사전 2  

  

블랙 헤일(Black Hail)    

 


  원인을 알 수 없는 정체불명의 검은 우박. 일정한 장소에만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장소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떨어지기 때문에 재난으로 분류된다. 검은색이 불길하다고 하여 ‘악마의 공’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대부분은 불규칙적인 모양이지만 가끔 공 모양의 블랙 헤일이 떨어지기도 하는데, 이는 희귀품으로서 수집가들의 욕망을 자극하기도 했다. 






현대판 지식백과사전 3     


헤일 복권(Hail-福券)  

   


  블랙 헤일 때문에 생긴 국민의 불안감을 줄이면서 블랙 헤일에 대한 공포를 오락으로 묻고자 하는 시도로 생긴 것. 이것은 표면적인 이유이고, 사실상 세금을 다량으로 걷기 위해 만들어졌다. 헤일 복권의 수익금 중 일부는 블랙 헤일 때문에 사망한 유족의 보상금과 파손된 건물 수리비로 사용된다고 한다. 






현대판 지식백과사전 4     


헤스크(Heask)     



  블랙 헤일을 피하기 위해 머리에 쓰는 헬멧. 머리(Head)와 마스크(Mask)의 합성어이다. 보급형으로 급하게 만들었기 때문에 일반적인 헬멧과 달리 황사와 미세먼지를 피하기 위해 쓰는 일회용 마스크처럼 일회용 헬멧의 성격이 강하며, 1인 1 헬멧을 위해 제작되었다. 짧은 시간에 대량 생산하도록 블랙 헤일의 원인으로 지목된 잉여 인력인 아무개들이 헤스크 생산을 위해 대량으로 차출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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