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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혜린 Aug 16. 2024

장편 소설 <아무는 개> (1)

시놉시스



“……우리는 여전히 아무개인가?”

“여기가 여전히 굴이라면요.”      

    


인재와 자연재해가 결합한 21세기형 재난 소설          



  ‘아무’와 ‘개’의 합성어로 만들어진 신조어로서 굴에 사는 아무개를 뜻하는 이들의 이야기이다.‘아무개’로 불리는 이들은 벼랑 끝까지 내몰린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사망 선고를 받기 위해 폐터널에 숨어서 산 것에서 유래했다. 부양자가 실종된 지 5년이 지나 사망 선고를 받으면 유족들이 국가 구제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복권처럼 일 년에 한 명에게는 1억의 구제금을 일시불로 주고, 다른 이들에게도 5년 동안 최저 생존비를 지급한다.     


  최초로 아무개가 된 이민형은 식량 배급자인 아내 유우를 굴에 두고 가족들을 위해 돈을 벌러 나갔다가, 갑작스럽게 내린 블랙 헤일(Black Hail)의 원인으로 지목되어 붙잡혀 간다. 블랙 헤일은 원인을 알 수 없는 정체불명의 검은 우박으로서 ‘악마의 공’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공포에 질린 사람들은 블랙 헤일을 피하기 위해 평소에도 헬멧을 쓰고 다니기 시작한다.     


  굴에 함께 살고 있던 유우, 굴에서 태어난 유우와 민형의 아이인 유우 2세, 남 노인, 선희, 동민도 블랙 헤일과 민형의 소식을 듣고 불안해한다. 남 노인의 배급자인 기성은 중국집에서 일하는 효자이고, 선희의 배급자인 동생 유희는 아무개의 존재를 세상에 소문내는 바람에 남 노인에게서 괄시를 받기도 한다. 동민의 배급자인 조강은 화상 경마에 빠져 있어 동민에게 소홀하다.     


  날이 갈수록 블랙 헤일은 더 많이, 더 자주 내리기 시작하고 블랙 헤일에 맞아 죽는 사고사나 일부러 블랙 헤일을 맞는 자살이 늘어난다. 이처럼 블랙 헤일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자 국가에서는 헤일 복권(Hail-福券) 제도를 운영한다. 사람들은 복권을 긁으면서 조금이나마 불안을 잊고, 당첨자도 속속들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조강 역시 화상 경마에 이어 헤일 복권에 빠지게 된다.     


  유우는 우연히 민형이 잡혀갔다는 것을 뉴스로 접하고 불안해하지만 꿋꿋하게 이겨 내려고 노력한다. 함께 사는 이들도 그런 유우에게 용기를 준다. 유우 2세는 척박한 아무개 생활에서 많은 이들에게 위로가 되는 존재이다. 기성도 며칠째 오지 않자 남 노인은 걱정하고, 유희에게 기성을 찾아가 달라고 부탁한다.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하고 있던 유희는 충동적으로 학교를 뛰쳐나와 기성을 찾아가지만, 중국집이 아닌 병원에 있던 기성에게서 기성이 그동안 감춰 왔던 진실을 알게 된다.      


  한편, 경찰서에 잡혀간 민형은 자신에게 호의를 보이는 박 형사 덕분에 태연한 척 지내려고 한다. 그러나 아무개들을 옮기라는 공문이 내려온 뒤 박 형사의 지시로 이동하게 되자 불안해한다. 민형뿐만 아니라 다른 아무개들도 폐터널에서 쫓겨나 트럭에 실려 폐교로 이동하게 되는데, 그곳에서는 블랙 헤일을 임시방편으로 막기 위한 일들이 아무개들을 기다리고 있다. 또한 헬멧의 생산량이 급증하면서 이를 의심한 박 형사의 촉대로 S 헬멧 회사의 비밀도 밝혀지는데…….     


  굴에 사는 유우, 유우 2세, 남 노인, 선희, 동민과 그들의 배급자인 민형, 기성, 유희, 조강 사이에는 호의와 배신이 얽혀 있고 그러한 관계 속에서 삶과 죽음도 갈리게 된다. 한번 시작한 블랙 헤일은 쉽게 멈추지 않지만, 결국 모두 굴 밖으로 나온 뒤 남은 사람들은 헤어진 사람들을 그리워하며 함께 생을 이어 나가게 된다. 마지막 장면에서는 유우 2세가 태어났을 때 유우가 지어서 불러 주었던 아무개의 주제가를 유우와 유우 2세(유이)가 함께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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