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을 죽이고, 사내로 다시 태어나라.

큰일났다! 일은 관뒀는데, 정작 뭘해야할지 모르겠어-2

by 변대원

지난번 글에서 내 삶의 타인의 지문들을 지우고, 오롯이 나만의 가치를 증명하면서 살기 위해 꼭 필요한 3가지 질문 중 2가지를 알아보았습니다. 오늘은 3번째 질문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세번째 질문) 당신은 드디어 정말 하고 싶은 일을 찾았습니다.


당신은 오랜 고민과 방황 끝에 진정 원하는 일을 찾았습니다. 그런데 인생이란 참 얄궂은 법이어서 그냥 편하게 되는 법이 없죠. 그 일을 하기 위해서 정말 하기 싫은 일을 해야만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신은 그 일을 할 수 있나요?



먼저 제가 얼마전에 본 <왕좌의 게임>이라는 미드의 한 장면을 소개할까 합니다.

이 장면은 왕좌의 게임 시즌5- 5화 초반에 나오는 장면으로 여러 주인공 중의 한 명인 존 스노우가 왕국의 북쪽 장벽을 지키는 야경대(Night's Watch)의 사령관이 된 이후에 벌어지는 상황입니다. 보다 정확한 이해를 위해 원문과 해석을 함께 보여드리겠습니다.


(원문)

John : I need your advice.

There's something I want to do, something I...have to do.

But it'll divide the Night's Watch. Bitterly.

Half the men will hate me the moment I give the order.


Aemon : Half the men hate you already, Lord commander.

Do it


John : But you don`t know what it is


Aemon : That doesn`t matter. You do.

You will find little joy in your command.

But with luck you will find the strength to do what needs to be done.

Kill the boy John Snow. Winter is almost upon us.

Kill the boy and let the man be born


에이몬.png


(번역)

존 : 조언이 필요합니다.

하고 싶은 일이 있습니다. 해야 할 일입니다.

대신 야경대가 두 동강나게 될 겁니다. 골이 깊어지겠죠.

대원들의 절반은 엄청나게 반발할 겁니다.


에이몬 : 이곳의 절반은 이미 자네를 싫어하네, 사령관

그냥 하게.


존 : 하지만 현사님은 제가 뭘 하려는지...(모르십니다.)


에이몬 : 그게 뭐든 상관없네. 중요한 건 자네야.

사령관 노릇이란 게 썩 즐겁진 않을게야.

하지만 행운이 따른다면 해야 할 일을 위한 힘을 얻을지도 모른다네.

소년을 죽이게 존 스노우. 겨울이 목전에 와있네.

소년을 죽이고, 진정한 사내로 다시 태어나게.



아마 이 드라마를 보신 분들은 이 장면에서 많은 인사이트를 얻으셨을거라 생각합니다.

제가 풀어서 설명드리면 이렇습니다.

존은 에이몬 현사에게 조언을 구하러 갑니다. 그리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 있다고 말하죠. 그런데 그 일은 야경대를 심각하게 분열시킬 수 있는 일이라고 말합니다. 그러자 에이몬 현사는 하려는 일이 무엇인지는 중요하지 않다고 말합니다. 중요한 건 너 자신이라고. 사령관을 한다는 것이 썩 즐거운 일이 아닐지라도 행운이 따른다면 해야할 일을 위한 힘을 얻을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그리곤 말하죠. 내면의 소년을 죽이라고. 위기가 임박해 있다고. 내면의 아이를 죽이고, 진정한 사내로 다시 태어나라고 말하는 장면입니다.


이 장면을 본 후에 저는 더이상 드라마를 볼 수가 없었습니다. 너무나 많은 생각들이 밀려들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무언가를 하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을 찾았다고 해서 세상이 나를 알아봐주는 건 아닙니다.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운명처럼 내가 해야할 일을 위한 여정이 드라마틱하게 펼쳐지지 않습니다. 그게 중요합니다. 위의 이야기처럼 우리가 무언가 하려고 하면 사실 주변의 반대, 경제적 곤란, 관련지식의 부족, 시간의 부족 등 수많은 난관이 함께 기다리고 있습니다. 특히 하고 싶을 일을 하기 위해 정말 하기 싫은 일들을 해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순간 우리는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되지요.


사람들은 어떤 선택을 할까요? 그렇습니다. 합리화합니다.

나는 정말 원하는 삶을 살고 싶었지만, 상황이 너무나 좋지 않았다고 말하지요.

심지어 자신이 할 수 없는 상황을 더 부풀려서 말하기도 합니다. 그래야 그것을 하지 않은 자신이 초라해지지 않기 때문이죠.


에이몬 현사는 우리 마음 속에 '어떻게 하면 좋지?'라며 우왕좌왕하는 소년, 소녀같은 마음을 꿰뚫어 봅니다. 그리고 말합니다. 소년을 죽이라고.

우리 모두는 내면에 두려움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두려움은 내가 무언가 잘못했을 경우 부모님이나 선생님께 호되게 혼난 기억들과 함께 '내면의 어린 나'로 머물러 있지요. 그리고 우리가 중요한 결정을 해야할 때마다 그 아이가 나타납니다. 그리고 속삭입니다. '아니야. 함부로 행동하지 마. 그런 행동은 사람들을 실망시킬꺼아.'

그리고 우리는 내면의 아이의 속삭임에 넘어가고 맙니다. 그리고 합리화하지요.


사람들은 선택이 내가 '무언가 하나를 얻는 것'이라고 오해합니다.

선택은 그런 것이 아닙니다. 명백한 착각입니다.

선택이란 '내가 고른 한가지를 제외한 나머지 전체를 포기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점심에 돈까스를 먹기로 결심했다면, 돈까스를 제외한 짜장면, 된장찌게, 불고기덮밥 등을 포기하는 것입니다.

카페에 가서 아메리카노를 주문했다면, 카페라떼와 페퍼민트차 등을 포기한 것입니다.

물론 여러개를 주문할 수 있겠지만, 그만큼의 비용을 지불해야만 합니다.


선택이란 필연적으로 더 많은 포기를 수반합니다. 그래서 시간이 지나 뒤돌아 보면 후회할 가능성이 더 높지요.

내가 더 많은 것을 알고, 경험한 이후에는 그 당시의 선택이 어리석게 보일 수밖에 없을 겁니다.

그래서 다른 걸 선택했으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달라졌을 것입니다. 하지만 어떻게 되었을지는 모르는 일입니다. 사실 알 필요도 없죠. 다시 말해 후회되는 일이 많다고 해서 내가 선택한 것들이 잘못된게 아니라는 말입니다.


우리가 사는 매순간은 선택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리고 그 선택이 늘 옳을 수 없습니다. 사실 틀리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만약 선택이 틀리는 경우가 거의 없다면, 당신은 스스로 틀리지 않을 작고 안전한 세상 속에 갇혀 있는 것입니다.

현명한 사람일수록 내가 어떤 선택을 내릴지 고민하는데는 시간을 많이 할애하지 않습니다.

대신 내가 내린 선택이 옳은 선택이 될 수 있는데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요.

그게 멋진 인생입니다.


이제 다시 세번째 질문을 묻고 싶습니다.

당신이 정말 원하는 일을 찾았는데, 정말 싫어하는 일도 해야 한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이쯤되면 저의 의도를 눈치채셨나요?


당신이 원하는 일을 하세요. 중요한 건 당신입니다.

당신의 선택이 틀렸다고 사람들이 수근거릴지도 모르죠. 신경쓰지 마세요.

그런 사람들의 대부분은 자신이 틀린 선택을 할까 두려워 남들이 정해놓은 작은 세상에 머물러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틀려도 괜찮습니다. 아니, 오히려 인생이란 그 틀린 것들이 만들어내는 수많은 우연을 즐겨야 하는 여정인지도 모릅니다.


Kill the boy and let the man be born.


우물쭈물 결정하지 못하고 방황하는 내면의 아이를 잠재우고,

자신이 선택한 것을 더 나은 것으로 만들기 위해 '오늘'을 보내는 사람만이 얻을 수 있는 기쁨을 느껴보세요.

당신의 선택은 스스로 했기 때문에 그 자체로 이미 정답입니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