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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변대원 Feb 27. 2024

#_이윽고 나도 '아침형 인간'이 되었다

올빼미족이 아침형 인간이 되는 과정에 대해여


아침잠은 인생에서 가장 큰 지출이다. - 앤드류 카네기



오늘 아침에 자연스럽게 눈을 떴습니다. 시계를 보니 놀랍게도 5시 정각.

알람은 5시 15분에 맞춰져 있는데, 오늘은 알람의 도움 없이 5시에 일어난 것입니다.

참 오랜만에 느껴보는 감각임을 느낍니다. 

돌아보니 6년 전에 처음 미라클 모닝을 실천한 이후로 주기적으로(?) 새벽라이프에 대한 갈망을 느끼며 실천하던 시기가 있었던 것 같네요.

그렇게 생각해 보니 나는 성장이 참 더딘 사람이었구나 하고 반성하게 됩니다.


하지만 몇 번을 올빼미족에서 아침형 인간으로 왔다 갔다 해본 경험 덕분에 어떻게 습관으로 바꿀 수 있는지에 대한 원리는 좀 더 확실히 배울 수 있었는데요. 오늘은 그런 체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볼까 합니다.



미라클 모닝을 위한 지극히 현실적인 꿀팁 7가지



1. 아침을 지배하려면 먼저 공간을 마련할 것


저의 경우 새벽루틴을 습관화할 수 있었던 모든 시기마다 아침을 풍요롭게 보낼 수 있는 저만의 공간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 저희 집엔 제 방이 없기 때문에(안방은 대체로 남편보다는 아내의 방이죠) 집 근처에 사무실을 구한다거나 일찍 문 여는 카페를 이용하는 식으로 활용했습니다.

물론 집에서도 아늑하게 혼자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작은 공간만 있다면 얼마든지 아침 루틴을 위한 멋진 장소로 재탄생시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정리해 볼 수 있겠네요.


1) 집에서 새벽에 나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 확보 : 방, 거실, 식탁 등

2) 집에 공간확보가 어려우면 일찍 오픈하는 카페 찾아보기

3) 집 근처 스터디카페나 소호사무실 알아보기


공간을 중요시하는 이유는 공간이 분리됨으로써 새로운 습관을 만들기가 매우 수월해지기 때문입니다.

예컨대 책을 많이 읽지 않던 사람이라도 도서관에서 3시간 동안 시간을 보내라고 하면 책을 펼쳐보게 될 겁니다. 운동을 안 하는 사람도 헬스장에서 한 시간 동안 있으려고 하면 운동기구를 하나씩 건드려 보게 되겠죠.

즉, 공간에 의미를 부여하고, 그 공간에서 특정한 행동이 반복되면 그 자체로 강력한 동기가 되어 줍니다.



2. 반드시 기분 좋은 시간을 보낼 것


이전에 맛집이론(https://brunch.co.kr/@listans/755)에서 설명드렸듯이 우리는 기분 좋은 경험을 반복하려는 본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좋은 습관 만들기에 실패하는 가장 결정적인 원인은 '억지로, 힘들게' 한다는 점입니다. 저는 정말 완전 초창기에는 새벽기상 습관을 만들려고 새벽에 정말 보고 싶던 드라마(미드, 한드 등)를 본 적도 있습니다. 물론 그거 자체는 좋은 습관이라고 볼 순 없지만, 일주일정도 새벽에 일어나는 데는 큰 도움이 되었던 건 사실입니다. 다들 어린 시절 크리스마스 아침에는 누가 깨우지 않아도 아침 일찍 일어나 본 경험 있지 않나요? 좋아하는 이성과의 첫 데이트날 아침 일찍부터 눈을 떠져서 설레는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해 본 적은요? 똑같은 원리입니다.

그러니 단순히 새벽에 일찍 일어나는 것에만 초점을 맞추면 실패하기 쉽지만, 아침을 즐겁고 유익하게 만들면 지속하기 쉬워집니다.

저는 독서를 좋아하니 책을 읽으면 기분이 좋아지기 때문에 새벽 독서를 하는데요. 아직 독서가 힘든 분이라면 일어나서 바로 독서하기보다는 가벼운 스트레칭이나 명상 따뜻한 차 한잔을 마시며 기분 좋은 고요함과 여유를 만끽해 보는 것을 권합니다.

아, 저는 아침마다 찬물샤워도 하는데, 이것도 정말 추천드리고 싶어요. 기분 좋은 고통이라고 하면 이해가 되실지 모르겠는데, 분명 그런 효과가 있습니다. 고통은 짧고 기분 좋은 효과는 길거든요. 관련해서는 다음 글을 참고해 주세요.(https://brunch.co.kr/@listans/713)



3. 잠시 스마트폰을 덮어둘 것


아침에 알람이나 시간을 보기 위해 스마트폰을 보는 건 괜찮지만, 뉴스나 유튜브를 보는 등의 행동은 권하고 싶지 않습니다. 하루를 길게 만들고 싶다면 아침시간만이라도 스마트폰에서 잠시 자유로워지시길 바랍니다.

나를 통제하는 것이 진정한 나의 주인입니다. 만약 스마트폰을 내 마음대로 통제하지 못하고, 오히려 스마트폰의 콘텐츠나 알고리즘에 통제되고 있다면 내가 핸드폰의 주인이 아닙니다. 스마트폰이나 유튜브가 나를 통제하고 있는 것이죠. 일정 시간만이라도 자유로워지세요. 내 시간에 대한 통제력을 회복하세요.

아침 기상과 전혀 상관없어 보이지만, 제가 볼 때 미라클 모닝을 만드는 가장 중요한 열쇠 중 하나가 스마트폰에서 자유로워지는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4. 밤과 아침은 연결되어 있음을 기억할 것


좋은 밤이 좋은 잠을 만들고, 좋은 잠이 기분 좋은 아침을 만듭니다.

너무 당연한 말 같지만, 이 단순한 원리를 이해하지 못해서 저는 오랫동안 미라클 모닝을 실패했었는데요. 자기 전 1시간 정도를 쾌적하게 관리해 보세요. 그때도 스마트폰을 멀리하는 걸 추천드립니다. 알람이나 시계로 활용하는 분들 중에 통제가 어려운 분이 있다면, 별도의 알람시계를 구입하거나 이전에 썼던 구형핸드폰을 알람용으로 활용해 볼 것을 권합니다.

수면 환경이 잘 세팅되고, 충분한 수면시간이 확보된 상태로 아침기상이 습관이 되기 시작하면 나중에는 알람이 없어도 원하는 시간이 일어날 수 있게 됩니다. 이렇게 일어나는 게 가장 기분 좋은 기상입니다. 외부의 자극에 의해서 강제로 잠에서 깨어나는 게 아니라, 내면의 수면 사이클을 마치고 알아서 눈이 떠지는 경험인 셈이지요. 2번에서 설명한 기분 좋은 아침과도 연결되는 지점인데요. 새벽 5시 혹은 4시 반에 알람 없이도 기분 좋게 눈이 떠지는 경험을 하게 되면 일어나는 순간부터 성취감과 자신감이 충만한 아침을 맞이하게 될 겁니다.



5. 저녁 식사의 중요성


좋은 밤(잠)을 위해 저녁 식사는 7시 이전에 마치는 것이 좋습니다. 더 정확히는 잠자기 3시간 전까지 마치면 좋고요. 간헐적 단식을 하시는 분들은 조금 이른 저녁 이후 공복상태를 다음날 점심까지 유지하면서 소화에 대한 부담 없이 잠을 자면 훨씬 더 양질의 수면을 할 수 있게 됩니다.

일단 야식을 먹거나 자기 전에 배가 부르면 쾌적한 잠을 잘 수가 없게 됩니다. 잠을 자는 동안 우리 몸을 회복하는데 써야 할 대부분의 에너지를 소화하는데 써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야식은 더 늦게까지 일하거나 노는 상황을 부추기게 되고(배부른 채로 자면 속이 더부룩해서 불쾌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소화가 된 뒤에 자고 싶어 하는 무의식) 이는 좋은 수면을 방해하고, 결과적으로 잠을 제대로 못 자서 피곤하고, 몸은 몸대로 찌뿌둥하고, 늦잠을 자거나 억지로 일어나면 불쾌한 감정으로 하루를 시작하게 되는 악순환의 고리를 만듭니다. (저도 그렇지만, 아마 여러 번 경험해 보셨을 것 같아요.)


결론은 저녁을 가볍게 먹거나 일찍 먹고 자기 전에 충분한 공복상태가 되도록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6. 자기 전에 물 반컵


자면서 수분이 부족하면 깊은 잠을 자기 어렵습니다. 그러므로 자기 반컵 정도의 물(따뜻하거나 미지근한 물 추천)만 마시고 자면 좋습니다. 참고로 너무 많이 마시면 자다가 화장실이 가고 싶어서 깨는 경우가 생기기 때문에 부족한 수분을 최소한으로 보충해 주는 느낌으로 마셔주면 됩니다. (이미 평소에 충분히 물을 자주 마시는 분들은 생략하셔도 무방합니다.)



7. 충분한 수면시간을 확보할 것


제가 미라클 모닝을 유지하다가 실패했던 가장 큰 원인은 결국 수면 부족 때문이었습니다.

사실 늦게 자도 일찍 일어날 수는 있습니다. 일정 기간 동안에는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물론 사람에 따라 그 시간이 훨씬 더 긴 사람도 있고, 짧은 사람도 있는데요. 저는 바쁠 때는 3시간 정도만 푹 자면 낮잠을 안 자도 좋은 컨디션으로 하루를 보낼 수 있는데요. (대신 밤 새우는 건 정말 못합니다.)

이것도 가끔 한 번씩이어야지 반복돼서 습관이 되면 자연스럽게 '수면부채'가 쌓이게 되고요. 그걸 적절히 해소해 주지 못하면 미라클 모닝이 무너지게 되더라고요.

그러니 잠이 없는 분이라도 최소한 6시간 정도는 수면시간을 확보해 주시고, 잠이 많은 분이라면 훨씬 더 일찍 잠자리에 들 것을 권해드리고 싶어요. (최소 8시간은 자야 한다면, 9시에는 잘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좋습니다.) 충분한 수면시간이 확보되고, 기분 좋은 잠과 아침이 반복되어야만 미라클 모닝을 진정으로 완성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제 두 달 가까이 적응이 되어서 이제 제법 습관이 된 상태인데, 그동안은 내내 수면부족과의 싸움이었거든요. 그래서 차츰 자기 전 환경을 최적화하기 위한 여러 가지 방법들을 모색하고 실험해 보고 있습니다.

잠이 부족해서 컨디션이 안 좋은 상태라면 도대체 일찍 일어나는 게 무슨 소용이겠어요. ㅎㅎ 


물론 방법은 각자의 상황에 맞게 찾는 것입니다. 다음에는 상황에 따른 적용방법을 한번 같이 고민해 봐도 좋을 것 같네요. 예컨대 꼭 처음부터 새벽 5시 기상에 집착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 기존 수면 상태에 따라 오히려 부작용이 생길 수도 있고요. 그러니 자연스럽게 아침을 의미 있게 보낼 수 있는 계기를 만들고, 그게 즐거운 습관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2-3주 정도는 집중해서 신경 써주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오늘 5시에 일어나서 지금 9시 11분까지 4시간 참 알차게 보냈네요.

이 기분 좋은 느낌이 내일도 저를 같은 시간에 같은 행동을 반복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가장 큰 원동력이 아닌가 싶습니다. 



* 첫 문장에 인용한 글은 제프 샌더스의 <아침 5시의 기적>에서 발췌한 문장입니다.

* 혹시나 새벽 루틴에 대해 궁금하신 게 있으시면 댓글로 달아주시면 확인하는 대로 답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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